공직윤리확립으로 깨끗한 공직사회 구현
윤리(ethics)는 “사회집단의 특성과 질서를 유지하기 위하여 기대되는 행위규범”으로 정의된다. 이러한 맥락에서 공직윤리(public ethics)는 공무원이 행정업무를 수행함에 있어 사회적으로 기대되는 행위규범으로 정의해 볼 수 있다.
공공업무를 수행하는 공직자의 윤리는 일반 시민의 그것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엄격하며, 같은 잘못된 행위더라도 공직자의 비윤리적 행위는 사회적으로 더 많은 지탄을 받는 경우가 많다.
공직자의 비윤리적 행위는 국가전체의 자원배분 및 정책결정과정을 왜곡하고 정부의 공정성에 대한 불신을 초래함으로써 정부실패를 초래한다. 더 나아가 국가사회의 질서를 책임져야 할 공직이 타락함으로써 국가사회 전체가 편법과 부정부패로 오염되게 됨으로써 막대한 사회비용이 발생한다.
이러한 이유로 대부분의 국가들이 공직윤리법이나 부패방지법 등의 제정을 통해 공직윤리문제를 엄격히 관리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1981년에 '공직자윤리법'을 제정하여 공직자 재산등록 심사, 취업제한, 선물신고 등의 제도를 도입하였다.
지난 2005년에는 공직수행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사적 이해관계에 기초한 부당한 의사결정, 직무상 정보의 사적 활용 등 비가시적인 비윤리적 행위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하여 주식백지신탁제도 도입하였으며, 퇴직공직자의 직무관련 업체 취업을 공직자윤리위원회가 사전심사 토록 하는 등 퇴직공직자의 취업제한 심사를 강화하였다.
특히, 작년에는 공직자윤리법을 개정하여 공직자윤리위원회가 고위공직자의 재산심사를 위해 재산의 취득경위 및 자금원천등의 소명을 요구할 수 있도록 하고, 심사과정에서 불법사항이 발견되는 경우에 법무부 등 관련기관에 통보하여 조사토록 하는 등 공직자의 부정축재 방지를 위한 심사기능을 대폭 강화하였으며, 자치단체장 등 지방의 고위공직자 재산심사를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로 이관함으로써 지방 고위공직자 재산심사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확보하고자 하였다.
그러나 재산등록, 취업제한, 주식백지신탁 등 현재의 제도가 공직윤리 확립을 위한 필요충분조건을 모두 갖추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더욱 엄격한 제도운영을 통해 공직윤리의 사각지대를 완전히 해소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또 한편으로는 통제위주의 제도운영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공직윤리 확립이 반드시 필요하지만 빈대잡기 위해 초가삼간 태우는 식의 제도운영은 득보다 실이 더 크다는 것이다.
공직윤리의 문제는 결국은 개인의 정신과 양심의 문제이다. 제도로 행위를 통제할 수 있지만, 옳고·그름을 알게 하고, 옳은 것을 가치 있게 여기도록 할 수는 없다. 또한 제도는 속성상 시대적 변화와 요구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어려우며, 제도적으로 규제할 수 없는 사각지대는 항상 존재하기 마련이다. 이러한 한계 때문에 공직윤리는 개인의 양심과 소양에 따른 자율규제를 통해 보완되어야 한다.
쇼펜하우어는 “명예는 밖에 나타난 양심이며, 양심은 안에 잠기는 명예이다”라고 했다. 공직자의 양심에 따른 윤리적 삶은 공직자 개인에 대한 도덕적·인격적 존경으로 이어지고, 이러한 공직자 개개인의 명예로운 삶은 공직에 대한 국민의 존경과 신뢰를 이루는 주춧돌이 된다.
제도를 운영하고 성공으로 이끄는 것은 결국 사람이다. 좋은 제도를 만들어 놓았다고 하더라도 이를 운영하는 개개인의 실천의지가 없다면 결국 제도는 제도로 남을 뿐이다. 깨끗한 공직사회 구현을 위한 공직자 개개인의 새로운 각오와 강한 실천의지가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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