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아 4명 중 1명은 천식과 아토피를 앓고 있으며, 아시아 지역에서 환경오염으로 인해 사망하는 인원은 연간 100만 명에 달한다.

정부가 이처럼 위험 수위를 넘어선 환경성 질환을 막기 위해 본격적으로 나선다.

6일 환경부는 앞으로 10년간 7600억 원을 투입하는 ‘환경보건 10개년 종합계획’을 추진, 환경오염에 노출된 위험인구를 절반으로 줄이고, 환경성 질환의 원인 규명ㆍ감시ㆍ예방 체계를 구축한다고 밝혔다.

환경부에 따르면 우리 국민 중에서 기준치를 넘어선 오염으로 인해 건강에 영향을 받는 인구는 미세먼지(PM10)의 경우 20%, 오존(O3) 97%, 질소산화물(NO2) 7.4% 가량에 이른다.

환경부는 이같은 위험인구를 줄이기 위해 우선 전자파와 의약품(항생제 등), 어린이 용품 등에 대한 종합적 조사와 위해성 평가를 거쳐 유해물질 사용제한ㆍ금지 등 관리 대책을 마련키로 했다.

또 대기, 수질, 토양 등으로 단순 구분된 현재 환경기준을 주요 오염물질별로 노출 평가와 위해성 평가를 거친 통합형 환경기준으로 바꾸고, 나노기술 등 새로운 과학기술 개발 및 이용에 따른 환경노출과 건강영향 등에 대해서도 조사해 나갈 계획이다.

특히 유아나 어린이의 건강 보호를 위해 권역별로 5~10여 개 국ㆍ공립 병원 및 민간 병원을 ‘환경성질환센터’로 지정, 아토피·천식 등 질환의 원인 조사와 규명, 발생실태 조사, 예방대책 마련 등을 전담토록 할 예정이다.

또 오는 3월부터는 폐광, 산업단지 등 취약지역 건강영향 및 역학 조사, 환경보건 지표 개발 등을 위해 국립환경과학원에 환경보건 분야 석ㆍ박사급 전문가 12명으로 구성된 ‘환경보건센터(NCEH)'를 운영키로 했다.

이와 함께 환경부는 오염과 질환 발생 간 과학적 인과관계가 규명돼 환경성 질환으로 입증될 경우에는 질환자 요양 비용을 지원하는 한편, 각종 대형 개발사업에 앞서 인근 주민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는 ‘건강영향평가제’를 점진적으로 도입할 계획이다.

아울러 환경성 질환이 유발하는 사회적 비용을 분석, 정책에 반영하기 위한 ‘환경건강증진법’ 제정도 추진할 예정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10개년 종합계획은 기존의 대기, 수질 등 ‘매체’ 관리 정책과 달리 국민 건강을 직접 고려한 ‘수용체’ 중심의 환경 정책”이라며 “무해성이 최종 입증되기 전까지는 유해한 것으로 간주하는 ‘사전예방의 원칙’에 기초해, 어린이 등 민감 계층 보호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취재:박철응 (hero125@news.g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