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무비자 입국 가시권…내년 상반기 시스템 구축
미 비자면제프로그램 의회 통과 예정

한국 사람들이 비자없이 미국을 방문할 수 있도록 추진하고 있는 '비자면제 프로그램(VWP) 가입'이 가시권에 접어들었다.

미국 의회의 상·하원 법안 조정위원회가 26일 비자면제 프로그램(VWP) 확대 등을 골자로 하는 '9.11 위원회 권고사항 이행법안'에 합의, 상·하원 전체회의로 넘겼기 때문이다.

조정위원회가 합의한 법안은 통상 상·하 양원 전체회의에서 만장일치로 통과되는 것이 관례여서 이 법안이 다음주에 상·하 양원을 통과하고 다음 주말쯤 조지 부시 대통령이 이 법안에 서명하면 관보게재 후 60일내 발효된다.

한국이 미국 비자면제 프로그램에 가입될 경우 90일 이내 체류하면서 관광하거나 상용 목적으로 여행할 경우 비자 없이 미국을 방문할 수 있다.


한국의 미국 비자면제프로그램(VWP) 가입이 가시권에 접어들면서 무비자 미국 방문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조정위원회가 합의한 법안 내용에 따르면, 그동안 한국의 VWP 가입에 최대 걸림돌이었던 현행 비자거부율 '3% 미만' 요건이 '10% 미만'으로 대폭 완화됐다.

비자거부율이 '10% 미만'으로 완화될 경우 현재 비자거부율이 3.2%에 달하는 한국은 새로 비자면제 프로그램의 적용대상국 후보가 된다.

합의안은 또 국토안보부가 생체인식 공항출국 통제시스템을 97%까지 구축하면 의회는 국토안보부 장관에게 비자면제 프로그램 가입 확대를 위한 비자거부율 완화 권한을 부여키로 했다. 현재 미 국토안보부는 생체인식 공항출국 통제시스템을 94%까지 설치한 것으로 파악됐다.

합의안은 이와 함께 국토안보부 장관에게 비자면제 프로그램 신규 가입국을 추가하기 이전에 전자여행허가제도를 도입토록 했다. 미국 정부는 내년 상반기중에는 전자여행 허가제도 준비를 완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 부시 대통령은 이와 관련, 지난달 30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서명 직후 한국의 미국 비자면제프로그램 가입을 적극 검토하겠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한국의 미국 비자면제프로그램 가입을 위한 양국 정부간 대화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지난 24일 한미 양국은 서울 도렴동 외교통상부 청사에서 비자면제프로그램 가입을 위한 기술협의를 갖고 VWP 가입 준비상황을 점검했다.

이번 기술협의에서 미국은 VWP 가입의 필수 요건 중 하나인 한국의 전자여권 발급 준비절차에 대해 큰 관심을 보였으며 우리측이 설명한 중앙집중발급제도, 본인 직접 신청제도, 지문정보 수록 계획 등에 대해 만족감을 표시했다.

우리 정부는 전자여권과 관련한 법안을 이달 중 국회에 상정할 예정이며 올 12월 시범발급 후 4~5개월의 시험가동을 거쳐 정식으로 발급할 계획이다.

미국 측의 출국통제, 전자여행 허가 시스템 구축이 늦어도 내년 상반기 중에 모두 완료되고 양국이 진행 중인 비자면제프로그램 가입을 위한 기술협의를 완료하고 한국이 전자여권을 도입하게 되면 내년 하반기 중엔 무비자 미국 입국이 가능할 전망이다. 외교통상부는 시기를 단정지을 수 없지만 미측 시스템 구축과 양국간 협의 등이 신속하게 진행되면 내년 상반기에도 가능하다고 전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 이어 무비자 미국 방문이 현실화될 경우 양국간 무역교류 확대와 함께 인적교류도 더욱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