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서울 총리회담, 평양 국방장관회담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해주 경제특구 추진
금강산 상봉 상시화·백두산~서울 직항로 개설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은 한반도 정전체제 종식과 평화체제 전환을 위해 남북한과 미국 등 3~4개국 정상들이 한반도에서 종전선언을 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두 정상은 또 남북 사이에 긴장을 조성해 온 서해안 지역에 ‘서해 평화협력 특별지대’를 설치하기로 했다.

두 정상은 4일 평양에서 남북 정상회담을 마무리하면서 이런 내용을 뼈대로 한 10개항의 ‘남북관계 발전과 평화번영을 위한 선언’에 서명했다. 남북은 이런 협력 방안을 구체화하기 위해 11월에 첫 총리급 회담과 2차 남북 국방장관 회담을 열기로 했다. 이는 총리를 포함한 경제·군사 등 각료급 협의기구의 확대와 함께 남북 연합단계 이행을 위한 성과로 평가된다.

다음달 평양에서 열릴 남북 국방장관 회담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과 관련해, 서해 북방한계선(NLL) 지역에서 우발적 충돌방지를 위해 ‘평화수역화’하는 방안과 각종 협력사업에 대한 군사적 신뢰구축 조처를 협의할 예정이다. 차관급 남북경제협력 추진위원회는 부총리급 남북경제협력 공동위원회로 격상시키기로 했다. 남북 정상이 수시로 만나기로 하는 등 정상회담의 정례화도 합의했다.

공동선언은 남북 경제공동체 구상의 실현을 위한 구체적 협력 방안으로서, 해주와 주변 해역을 포괄하는 ‘서해 평화협력 특별지대’를 설치하는 동시에 △공동어로수역 설정 △경제특구 건설 △민간선박의 해주 직항로 통과 △한강하구 공동이용 등을 적극 추진키로 했다. 또 개성공단 2단계 개발 착수와 문산~봉동 철도화물 수송, 통행·통신·통관 등 ‘3통’에 대한 제도적 보장조처 완비, 개성~신의주 철도와 개성~평양 고속도로 공동 이용을 위한 개·보수 등 기반시설 지원 협력도 조속히 협의하기로 했다. 북한의 남포와 안변 지역에 개성공단식 형태의 ‘조선 협력단지’를 건설해, 농업·보건의료·환경보호 등의 협력사업도 진행해 나가기로 했다.

한반도 비핵화 문제에 대해서는, 기존의 6자 회담과 9·19 공동성명, 2·13 합의가 순조롭게 이행되도록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 두 정상은 또 한반도의 전쟁 반대와 함께 남북 불가침 의무를 확고히 준수키로 합의하고, 분쟁문제들을 대화와 협상을 통해 해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남북 관계를 통일 지향적으로 발전시켜 나갈 법률·제도적 장치 정비 방침도 담았다.

남북은 이산가족 상봉 확대를 위해 영상편지 교환사업을 추진하고, 금강산 면회소가 완공되는 대로 양쪽 대표를 상주시켜 상시 상봉을 추진하기로 했다. 백두산 관광을 위해 백두산~서울 직항로를 개설하는 한편, 2008년 8월 베이징 올림픽에 남북 응원단이 경의선 열차를 타고 참가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