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법원은 대습 상속인이 대습 원인이 발생하기 전에 피상속인으로부터 증여를 받은 것은 특별수익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판결을 내렸다. 대습상속은 피상속인의 직계비속 또는 형제자매가 상속개시 전에 사망 또는 상속 결격자가 된 경우 그 직계비속이나 배우자가 상속인이 되는 것이다.

A씨 등과 B씨는 몇 해 전 할머니 사망 당시 여러 명의 상속인들과 함께 상속재산을 대습상속했다. 그런데 대습상속인 중 B씨는 그의 아버지가 사망 전 이미 할머니로부터 증여 받은 재산이 있었다. 이에 다른 대습상속인 들인 A씨 등은 B씨가 증여받은 땅은 특별수익에 해당하므로 유류분 산정을 위한 기초재산에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청구에 대해 1심과 항소심은 B씨가 증여받은 재산은 유류분 산정에 포함된다고 판결했다. 그러나 최종적으로 대법원에서는 이같은 판결을 번복해 “B씨의 증여받은 재산은 특별수익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결론지었다.

대법은 “대습상속인이 대습 원인의 발생 이전에 피상속인으로부터 증여를 받은 때는 상속인의 지위에서 받은 것이 아니므로 상속분의 선급으로 볼 수 없다”고 밝혔다. 나아가 “이를 상속분의 선급으로 보게 되면, 피대습인이 사망하기 전에 피상속인이 먼저 사망해 상속이 이루어진 경우에는 특별수익에 해당하지 않았던 것이 피대습인이 피상속인보다 먼저 사망했다는 우연한 사정으로 인해 특별수익으로 되는 불합리한 결과가 발생한다.”고 했다.

아울러 “이는 유류분 제도가 상속인들의 상속분을 일정 부분 보장한다는 명분 아래 피상속인의 자기 재산의 처분을 제한하는 것이므로 그 인정 범위를 가능한 한 최소한으로 그치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