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적 긴장 완화·경협 촉진 날개 달았다 평양에서 사흘간 열린 제2차 남북 국방장관회담에서 양측은 ‘2007 남북정상선언’이 명시한 각종 협력사업이 확대·발전될 수 있도록 군사적으로 뒷받침하는 ‘군사공동위원회 구성’과 ‘국방장관회담 정례화‘에 합의함으로서 한반도 평화경제공동체 실현에 ‘군사적 보장’이라는 날개를 달아줬다.
"이번 회담에서 양측은 2007 남북정상선언 이행을 군사적으로 뒷받침해야
한다는 강한 의지를 보여, 이견을 좁히며 결과물 도출에 성공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또한 서해에서의 평화보장을 위한 실천방안을 협의·해결키로 하고 적대관계 종식과 진정한 남북화해를 위한 계기도 마련했다. 특히 ‘남북군사 공동위원회’를 가동키로 한 것은 군사적 긴장완화와 신뢰구축을 협의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마련에 남북이 본격적으로 나서기로 했다는 의미를 갖는다.
* 교류협력사업 군사적 보장 조치 추진
이번 회담에서 양측은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각종 교류협력사업들을 차질없이 이행하기 위해 관련 군사적 보장대책들을 적시에 마련하기로 합의했다.
다음달 11일부터 개시되는 문산-봉동 간 철도화물 수송을 군사적으로 보장한다는 데 합의했으며, 남북관리구역의 3통(통행·통신·통관) 문제에 대한 군사적 보장합의서를 12월초 군사실무회담을 개최, 체결하기로 했다.
교류협력사업에 대한 구체적 보장조치를 도출함으로써 2007 정상선언과 총리회담 합의사항을 적시에 이행하고 경제협력과 군사적 신뢰구축의 상호 선순환 구조가 정착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것이다.
북측 민간선박의 해주항 직항은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 구상의 일환으로 허용하되, 항로대 설정 및 통항절차 등 군사적 대책을 적극 추진해나감으로써 서해상에서의 평화보장의 토대가 구축된 점도 주목된다.
* 합의 이행을 위한 협의기구의 정상적 가동
남북 군사최고당국자는 이번 회담에서 전쟁을 반대하고 불가침 의무를 확고히 준수하는 방안 중의 하나로 ‘군사공동위원회’를 구성·운영하기로 하고 이 기구를 통해 서해상의 무력충돌방지 대책을 논의해나가기로 했다.
"지난 2000년 이후 7년여 만에 개최된 이번 회담에서 남북 군사
당국은 신뢰구축 방안에 대한 양측의 입장차를 좁혀 7개조항
으로 된 합의서를 도출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군사공동위원회 설치 합의는 북방한계선(NLL)을 대신한 해상불가침경계선 설정, 군비 통제 등의 높은 수준의 신뢰조치를 논의해 나가기 위한 제도적인 틀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무엇보다도 남북정상선언 이행을 위한 양측의 확고한 의지를 재확인하고, 국방장관회담 합의사항 이행을 위한 협의기구들을 정상적으로 가동키로 합의, 남북간 대화의 채널을 지속 유지키로 한 점이 높게 평가된다.
특히 쌍방은 차관급(부부장급)을 위원장으로 하는 군사공동위 구성과 함께 제1차 군사공동위 회의를 조속히 개최키로 함으로써 지난 1992년 채택됐으나 15년간 사문화된 남북기본합의서 체제를 복원했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고 회담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아울러 제3차 국방장관회담을 2008년 중 적절한 시기에 개최키로 함으로써 국방장관회담을 연 1회 개최 가능토록 정례화하는 계기도 마련됐다.
군사적 적대관계 종식 실제적 조치 추진
남북은 지상·해상 공중에서의 모든 군사적 적대행위를 금지하고 남북 간 제기되는 모든 군사관계 문제를 상화 협력해 평화적으로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남과 북은 군사적 적대관계를 종식시키고 한반도에서 긴장완화와 평화를 보장하기 위해 긴밀히 협력하기로 하였다’는 양 정상간 합의사항 이행을 실제적으로 뒷받침하고 있다.
또한 쌍방은 지난 2004년 합의한 ‘서해해상 우발적 충돌방지와 군사분계선 지역에서의 선전활동 중지 및 선전수단 제거에 관한 합의서’를 비롯한 이미 남북간에 채택한 군사적 합의들을 철저히 준수하기로 합의했다. 상호 신뢰를 증진시키고 남북평화와 화해협력의 흐름을 공고히 하고자하는 남북 군사당국간 의지를 재확인 한 것이다.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 군사적 상호협력
남북은 종전을 선언하고 평화체제를 구축해 나가는 것이 민족의 지향과 요구라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종전선언을 위한 여건을 조성하기 위한 군사적 협력을 추진키로 하고 이를 합의서에 반영했다.
이는 북측이 남측을 6·25전쟁의 교전당사자로 인정했음을 공식 확인한 것으로 향후 남북회담에서 종전선언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협의할 수 있는 주춧돌을 놓았다는 관측이다. 종전선언 여건 조성을 위한 남북간 군사적 긴장완화와 신뢰구축 조치 등 군사분야 협력 필요성을 확인한 것이다.
6·25 전쟁 전사자 유해발굴 필요성에 대해 양측이 공감한 것도 눈길을 끈다. 6·25 전쟁시 전사한 이후 수습되지 못한 채 남북의 산야에 잠들어 있는 수많은 영혼들의 넋을 위로하고 그 유가족들의 한을 풀어주기 위해 유해 공동발굴을 제의함으로써 합의·도출에 이르렀다.
전쟁시기의 유해발굴문제가 군사적 신뢰조성 및 전쟁종식과 관련된 문제라는 데 이해를 같이하고 추진대책을 협의·해결해 나가기로 한 것이다.
극적인 타결과 양측의 정상선언 이행의지 확인
이번 회담은 난항을 거듭하다 막판에 7개항의 합의서를 타결하는 등 극적인 드라마를 연출하며 마무리됐다. 회담 마지막날인 29일 오전까지만해도 타결이 불투명해보였고, 특히 공동어로구역 설정에 대한 이견으로 회담 전망이 불투명해지자 전날 북측 수석대표인 김일철 인민무력부장이 김장수 국방부장관이 주최하는 답례만찬에 불참의사를 통보하는 등 최악의 상황까지 치닫는 듯 보였다.
하지만 양측은 모두 2007 남북정상선언 이행을 군사적으로 뒷받침해야 한다는 강한 의지를 보여, 이견을 좁히며 결과물 도출에 성공했다.
여기에 군사회담 무대에 처음으로 데뷔한 김장수 장관의 협상능력도 한 몫했다는 평가다. 김 장관은 전체회의를 비롯한 두 차례 진행된 만찬 자리에서 “어려운 길을 왔는데 빈 손으로 돌아갈 수 없는 것 아니냐”고 김일철 부장을 압박, 결국 그의 마음을 움직였다고 남측 회담 관계자들이 전했다.
우리 측 대표단의 한 관계자는 “김 장관이 ‘꼿꼿 장수’라는 별명답게 원칙을 지키면서 할말을 다했다”면서 “북측 관계자들은 김 장관이 비교적 솔직한 사람이라고 평가했다”고 전했다.
북측도 정상선언 이행에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김일철 부장은 29일 송별 오찬에서“합의사항을 끝까지 책임지고 이행하려는 의지가 없다면 합의서는 빈 종잇장에 불과하다”며“실천을 통해 정당성을 과시해야 한다”고 이행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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