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중동지역 6개국의 경제협력체인 걸프협력회의(GCC)와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면 국내총생산(GDP)이 0.54%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박복영 팀장은 22일 서울 삼성동 무역센터에서 열린 한·GCC FTA 공청회에서 ‘GCC와의 FTA 필요성 및 경제적 영향’ 주제 발표를 통해 이 같이 전망했다.
GCC는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 오만, 카타르 사이에 체결된 관세동맹 형태의 경제협력체다.
박 팀장은 주제발표에서 자본축적효과를 포함하지 않는 정태효과만 보면 한·GCC FTA로 우리나라의 GDP는 0.04% 증가하지만, 자본축적효과를 포함시킨 동태적 효과의 경우 GDP가 0.54% 확대되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른 고용은 연간 8384명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한·GCC FTA로 인해 수출은 연간 2억6000만달러(4.9%) 증가하고 수입은 연간 7억달러(2.4%) 늘어나 무역수지는 연간 4억5000만달러 감소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러나 석유의존도를 감안해 석유류 수입을 제외할 경우 연간 2억2000만달러의 무역수지 개선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2006년을 기준으로 GCC는 우리나라의 5번째 교역상대국이며 수출 77억8000만달러(8위 수출국), 수입은 540억7000만달러(1위 수입국)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원유와 석유제품 수입이 전체 수입의 98%(527억4000만달러)에 이른다. 또한 우리나라는 원유 수입의 67%, LNG 수입의 48%를 GCC로부터 수입하고 있다.
박 팀장은 "GCC와의 교역에서 주요 적자품목은 석유류와 화학제품으로 현재의 할당관세를 고려하면 실제 적자규모는 예상보다 훨씬 적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수출의 경우 제조업에 대한 GCC의 국제 경쟁력이 거의 없는 상태여서 모든 산업에서 증가 효과가 발생하고 금액 기준으로는 전기·전자가 가장 많이 늘어날 것으로 보이며 금속, 비금속, 철강, 요업, 섬유 및 의류 등의 순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수입에서는 현재 원유 및 석유 제품의 비중이 96.9%에 달하지만 원유에 대해 5%의 기본관세율보다 훨씬 낮은 1%의 할당관세가 적용되고 있어 FTA로 관세가 철폐돼도 실제 석유수입 증가율은 미미할 것으로 전망됐다.
GCC와의 FTA를 했을 때 국내 산업에 피해를 유발할 수 있는 민감품목도 일부 석유화학제품, 알루미늄제품, 일부 섬유류 등 전체 교역 품목의 2%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 팀장은 “GCC와 FTA를 체결하면 오일머니의 국내 투자를 유도할 수 있고 이를 통해 경제통합이 심화하면 에너지 안보를 강화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현재 GCC와 FTA 협상 중인 유럽연합(EU), 미국, 일본, 중국, 인도 등 경쟁국들이 협정을 체결해도 불이익을 피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외교통상부는 이번 공청회에서 한·GCC FTA의 추진 필요성과 경제적 효과, 향후 FTA 협상 추진시 분야별 고려사항을 논의하고, 업계 등 관련 인사들의 의견을 수렴한 결과를 바탕으로 한·GCC FTA의 추진 여부를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최종 결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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