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3일 오후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주특별자치도 추진보고회에서 “제주도는 올 때마다 축복받은 땅이라는 생각이 든다”면서 “멀리 보고 여유 있게 가면 10년 후에는
엄청난 변화가 있음을 느끼게 될 것이며 제도를 보완해 나가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특히
“(제주자치도의 성공을 위해서는) 제주도민들의 자치역량을 강화하고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토론회에 앞서 국가원수로는 최초로 ‘제주4·3사건 희생자 위령제’에 참석한 후 ‘제주방문의 해’를 기념해 제주도내 관광분야
관계자들과 오찬간담회를 가졌다.
오찬이 끝난 후 오후 2시 30분부터 시작된 토론회는 예정된 시간보다 30분이나 넘긴 4시
30분에 종료됐으며 노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에만 40여분을 할애했다. 국무총리실과 제주도가 공동으로 개최한 이날 토론회에는 중앙부처
장차관들과 열린우리당 제주특위 위원, 제주도 대표자 등 130여명이 참석했다.
노 대통령은 제주특별자치도 추진상황과
향후 계획 등에 대한 보고와 지정토론이 끝난 후 마무리 발언을 위해 마이크를 넘겨받자 “싱거운 소리를 하겠다”며 말문을 열었다.
관광 중심‘4+1’핵심산업 전략 바람직한 선택
이어 최신휴대폰과 컴퓨터를 예로 들며 “온갖 기능을 휴대폰에 내장해 주기를 바라지만 내장된 기능의
3분의 1 정도밖에 쓰지 않고 있지 않느냐”고 반문한 후 “(제주특별자치도에 관한 법률도) 실제로 쓰실 때는 아직 여유가 있다”고
말했다. 제주특별자치도법률은 조금 크게 맞춘 옷이므로 “그때그때 고쳐가면서 부족한 것 있으면 보완해 가도록 하자”는 말이다.
노 대통령은 “제주가 선택한 관광을 중심으로 한 ‘4+1’핵심산업 전략은 바람직한 전략이며 이 전략이 제주의 중심에
서야 한다”면서 “특별자치도와 국제자유도시를 하는 과정에서 다소 갈등이 있고 일부 불만이 있지만 갈등 조정이 높은 수준에 와 있으므로
제주도가 전국적으로 합리적 시스템을 만드는 선도적인 모범을 보여달라”고 참석자들에게 부탁했다.
구체적 정책현안에 대한
답변에서 노 대통령은 농업시장 개방문제와 관련해 “개방 때문에 제주도 농업이 몰락하는 일이 없도록 반드시 챙기겠다”면서 “중앙정부가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의료산업 개방문제에 대해선 “의료특혜를 주면 공공의료 시스템이 떨어져 도민들이
보편적 의료서비스를 못 받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면서 “도민들이 보편적 서비스를 받는데 지장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교육문제와 관련해 노 대통령은 “전 국민이 경쟁체제에서 서열화로 가보자는 사람도 있는데 그러면 교육이 아주 황폐화되어
버린다”며 “공교육의 보편적 수준을 높여 나가고 기회균등의 원칙을 살려나가되 특별한 의욕을 가진 사람이나 환경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특수 코스를 열어주자”고 말했다.
국무총리실 산하의 특별자치도 추진기구를 청와대 기구로 격상시켜 달라는 요구에 대해선
“정부기구가 어디에 있든 대통령이 관심을 가지면 빨리 굴러간다. 총리실도 잘 보면서 (특별자치도를) 차질 없이 추진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국정브리핑 '즐겨찾기' 등록해 놓고
보시라"
노 대통령은 결론으로 “이제 여러분들도 행복하게 사는 방법을 하나 더 익히시면 좋겠다”며
“제주도가 살기 좋은 곳이고 제주도에 사는 사람의 삶의 질이 높다는 여러분들 스스로 자부심을 좀 가져달라”고 강조했다. “스스로
행복하다고 느끼는 사람에게 행복이 더 있는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노 대통령은 이날도 <국정브리핑>에
대한 변함없는 애정을 다시 한번 표현했다. 노 대통령은 “금년도에는 부처별 연두보고를 받지 않고 국정브리핑 보고 거기에서 메일로
의견을 붙여주고 이렇게 하고 있다”며 “여러분들도 대통령이 보는 보고서를, 대통령과 똑같은 시간에 국정브리핑에 들어가서 볼 수 있다.
즐겨찾기에 등록해놓고 심심할 때 한번씩 보시라”고 권유했다.
잔여임기와 퇴임 후 거취에 대한 노 대통령의 발언도 눈길을
끌었다. 노 대통령은 “이젠 자신이 생긴다. 인내심을 가지고 질책해주시면 끊임없이 달려가겠다”고 다짐한 후 “(대통령에서 은퇴하면)
읍·면 수준의 자치운동을 시범적으로 해보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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