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도 때도 없는 정부 발표, 소비자 불안 가중
‘멜라민’으로 시작된 중국산 식품 공포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는 가운데 정부의 시도 때도 없는 발표, 미온적 대응에 대한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8월 25일 멜라민에 대한 식약청 발표 이후 온 국민들은 중국산 식품 논란으로 휩싸였다. 다음날인 26일 식약청은 다시 기자회견을 소집, 중국산 과자와 커피크림에서 멜라민이 추가로 검출됐다고 발표했고 같은 날 오후 유가공품을 함유한 중국산 식품 304종에 대해 검사가 종료될 때까지 유통과 판매를 전면 금지시킨다고 밝혔다.
이에 더해 각 식품회사들의 연이는 제품 회수 발표, 자사 제품은 문제가 없다는 해명 발표 등도 끝없이 이어져 소비자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현재도 멜라민 포함 제품이 10여개 이상 더 발표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는데다 진행 중인 중국산 식품 검사도 열흘 이상은 소요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한 정부가 검사를 위탁하고 있는 식품위생 검사기관 역시 전체의 35%가 규정에 따르지 않은 검사를 벌이다 부적합 판정을 받는 곳이라는 것까지 알려져 소비자들의 불안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정부여당, 농식품부 서둘러 대책 발표
이처럼 정부의 어수선한 발표와 미온적 대응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이 고조되자 지난 28일, 정부 여당인 한나라당은 ‘식품안전 +7대책’을 합의해 발표했다.
다음날인 29일 농식품부는 국내 농산물 가공품 원산지 표시 방법을 담은 농산물품질관리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 개정을 위한 실무 검토 작업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현행 시행령, 규칙에 따르면 국내에서 만든 가공식품의 경우 성분 비중이 50%에 못 미치고 비중 순위 1~2위에 들지 않으면 원료로 사용된 수입 농산물의 생산지 국적을 밝히지 않아도 되도록 되어 있다.
뿐만 아니라 특정 원료의 수입 대상국이 최근 3년 내 연평균 3개 이상 또는 최근 1년 동안 3개 이상 빈번하게 바뀐 경우 단순 ‘수입산’으로 표기하는 것도 가능했다.
이에 농식품부는 실무 검토 작업을 거쳐 보다 많은 원료의 원산지를 밝히는 방향으로 시행령과 규칙을 개정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식품업체들은 벌써부터 한 가공식품에 사용되는 수십 가지의 원료 원산지를 일일이 밝히고 수입선이 바뀔 때마다 포장을 교체하는 것은 비현실적인 처사라며 반발하기 시작, 향후 개정 진행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끝없이 계속되는 중국산 식품 문제, 확실한 대책 마련 시급
중국산 식품은 가격이 저렴하고 운송 거리가 가까워 몇 년 사이 수입이 급증해 왔다. 그러나 중국산 식품은 수입이 늘어나는 만큼 유해성 식품 사고도 끊임없이 이어져 오고 있다.
2000년 납성분이 포함된 꽃게, 2004년 이산화황이 포함된 찐 쌀, 2005년 발암불질이 함유된 장어, 기생충알 김치 등 중국산 식품 문제는 계속해서 우리 사회를 위협하고 있다.
식약청 조사에 따르면 2006년부터 지난 7월까지 최근 3년간 허용금지 첨가물, 암 유발 논란이 있는 물질 등이 포함된 중국산 식품 적발 사례는 18건으로 밝혀졌다.
소비자들은 중국산 식품의 위험성, 불안함에 대해 크게 동요하며 거부감을 보이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서 중국산 식품을 먹지 않고 사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말이 회자될 정도로 중국산 식품은 이미 사회 곳곳에 깊게 자리잡고 있다.
또한 중국산 식품 뿐 아니라 세계 각지에서 들어 온 수입식품은 갈수록 더욱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정부는 사고가 날 때마다 성급하게 발표하는 일회성 대책이 아니라 향후 일어날 사건들을 예방하고 국민 건강 보호를 위한 철저한 보호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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