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기획|청계천 그 후

끝없이 파급되는 청계천 효과
몸살을 앓았던 주변의 경제들이 어깨를 펴기 시작한다.

10월의 첫날 드디어 도심의 한복판인 청계천에 새물길이 열렸다. 보기 좋아진 자연환경과 여러 가지 문화 행사로 많은 사람들의 걱정과 우려의 목소리는 점점 낮아지고, 반면에 기대치는 점점 높아지고 있다. 그 중에서 가장 높은 효과를 바라보는 것이 청계천 주변의 상인들이다. 청계천 복원 후 청계천변을 따라 걷는 관광객이 늘어남에 따라 주변의 쇼핑몰, 식당가들이 저절로 특수를 맞이하게 된 것이다. 이것이 청계천 오픈을 맞은 반짝 결과인지, 아니면 실제로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게 되는 경제 활성화의 계기가 될지 앞으로 조금 더 지켜봐야 하겠다. 하지만 일단은 기회를 잡은 청계천 주변의 상인들의 얼굴은 밝다.

 
신바람 나는 청계천 상인들
청계천가에 쭉 이어진 방산, 광장, 평화, 동대문 종합, 신평과, 동평화 청평화 시장에는 청계천이 복원된 10월 1일 이후로 몰려드는 사람들로 발디딜 틈이 없다. 동대문 신발도매상가의 유모씨는 평소보다 판매량이 3배정도 늘었다며 얼굴이 환해졌다. 특히 광산시장에는 직물 판매가 많이 올랐다고 한다. 청계천 고가다리가 있었을 당시에는 한쪽으로 치우쳐 어두운 그늘을 비추었던 시장들도 이제는 활기를 띠고 있다. 광산시장의 직물들도 청계천 복원 이후 유동객들로 하여금 입소문이 퍼져 도매의 수입이 늘었다. 특히 원래 젋은층에서 인기를 얻고 있었던 종로 일대와 밀리오레나 두타같은 대형 동대문 소매쇼핑몰등은 청계천 복원의 가장 큰 수혜지라고 할 수 있다. 초반 100%에 가까운 유동인구 증가를 경험했던 동대문 쇼핑몰 ‘두타’는 현재 예년보다 방문객 20~30%, 매출이 15%가량 증대되는 수준으로 안정세를 찾고 있다.
또한 롯데백화점 본관과 영플라자의 10월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3%, 17% 늘었고 커피전문점과 호프집, 모자 등 간편 의류 가게와 액세서리 상점 등이 청계천 복원 후의 수혜 대상 업종이 현재 업종전환을 준비하는 상인들도 상당하다. 두타 역시 내년 봄 개편 때 숙녀복 위주의 구색에서 벗어나 ‘패밀리 멀티숍’ 등 가족 고객을 위한 복합매장을 대폭 늘릴 계획이다.

고객들로 인해 저절로 배부른 식당가
‘먹는 것은 불황이 없다’라는 말이 있다. 그런데 유동객이 많아진 청계천 변의 음식점들의   매출증가로 현재 식당가들은 먹지 않아도 배부를 정도이다. 모전교 부근 우정낙지 관계자는 “청계천과 가장 가까워 무교동 낙지골목의 다른 음식점보다도 손님이 더 몰리는 것 같다”며 “피크타임이 배로 늘면서 매출도 30% 이상 증가했다”고 말했다. 또한, 광교부근의 TGIF 는 종로점은 고객수가 평소보다 20%이상 늘었다. 또한 동대문 근처의 포장마차는 물론이고, 시장내의 먹거리 매출 인상도 만만치 않다. 오며가며 먹는 떡볶이 한 접시에 따뜻한 부침 한 장의 매출로 광장시장내의 먹자골목의 매출이  2~3배 늘었다고 한다.
더불어 이렇게요기가 되는 음식 뿐 아니라, 간식거리도 호기를 타고 있다. 두타의 1층 커피숍도 매출이 두배 이상 늘었고 걸어다니면서 간단하게 즐길 수 있는 테이크아웃 식품관의 매출은 40%나 증가했다. 인근 편의점 역시 음료ㆍ맥주ㆍ아이스크림 등이 불티나게 팔리면서 매출이 20~30%가량 늘어났다. 인근 한 호프집 역시 매출이 50% 이상 늘면서 아르바이트생도 이에 맞춰 늘린 것으로 알려졌다.

청계천변 핵심 상권으로 부활조짐
청계천 주변상권은 강남권 못지않은 핵심 상권으로 부상할 것이란 낙관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청계천 주변의 인근빌딩과 시장들이 리모델링 효과 및 재개발에 대한 기대감들이 겹치면서 주변 상가들의 몸값이 치솟고 있다. 새로워진 청계천 근처에의 왕십리 뉴타운은 청계천변을 따라 대규모 오피스단지가 들어선다. 청계천 하류지역인 왕십리 뉴타운지역이 비즈니스센터가 되면 중간지역이 개발압력을 받을 것이다. 그리하여 주거 근접형 뉴타운이 될 듯 싶다. 더불어 기존건물에 관한 임대문의도 급속히 늘어나고 있다. 청계천 초입에 위치한 6층짜리 오피스빌딩의 경우 지난 6월 이후 계속 공실로 남아 있었으나 최근 임대문의가 빗발치고 있다. 건물주는 “엘리베이터가 없어 이전에는 문의 전화도 거의 없었는데 청계천 복원 이후 상황이 확 달라졌다”며 “임차하겠다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다”고 말했다.
또한 청계천 주변 세운상가 일대가 주상복합과 업무용 빌딩 단지로 탈바꿈한다. 청계천복원추진본부 정병일 복원계획담당관은 "당초 25층으로 계획했던 최고층 주상복합아파트 층고를 29층으로 상향조정하는 내용 등을 담은 구역변경지정안이 내년 초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통과하면 내년 상반기 착공할 수 있을 것" 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재개발사업에 3~4년의 사업기간이 소요된다는 감안할 경우 당초 200 9년으로 잡았던 세운상가 재개발 완료시점이 1년 후인 2010년으로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서울 종로구는 오는 14일 세운상가 재개발 사업제안서를 접수받는 다. 여기에는 현대 삼성 동부 롯데 금호 쌍용 등 6개 대형건설사가 참여의사를 밝혔다.

청계천으로 관광오세요
 청계천변을 따라 걷다보면 사람들의 시선을 잡기엔 충분한 것들이 많이 있다. 수많은 조형예술품과 오색빛 물줄기의 분수대. 이들이 모으는 관광효과는 대단하다고 한다. 이미. 청계천 복원을 보기 위해 모여든 외국인만 3000명이 넘어섰다고 한다. 도심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연 청계천을 배우기 위해 일본, 중국 등지에서학생들과, 현지 전문가들. 그리고 입을 통해 전해진 소문으로 들어오는 일반인들의 청계천 견학 신청이 끊이질 않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외국인 관광객 유입효과는 연간 200만~300만명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이르면 내년 3월 종로구 관철동(종각)에서 숭인동 로터리에 이르는 청계천 북쪽 14만6700여평을 ‘종로ㆍ청계 관광특구’로 지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종로ㆍ청계 관광특구’가 조성될 경우 기존의 동대문관광특구, 명동관광특구, 인사동문화지구, 고궁 등 3개의 관광특구와 역사ㆍ문화공간이 청계천과 어우러져 대단위 관광지로 재탄생할 것으로 기대된다.
종로구가 세부사업 계획 등을 담은 관광특구 진흥계획을 시에 제출하면 서울시 관광진흥위원회의 자문을 받아 내년 3월께 이 구간을 관광특구로 지정할 예정이다. 세부 구간은 청계천변 종로 1가인 관철동은 젊음의 거리로 종로2가관수동은 관광기념품거리로, 종로 3가 장사동은 전기·전자제품 거리, 종로4가 예지동은 보석의 거리, 종로5가는 광장시장, 종로6가는 동대문시장, 종로7가 창신동은  문구·신발 등으로 각 구마다 특성화하여 발전시킬 예정이다. 
또한 청계천 주변의 대표적인 기업인 SK와 한화, 두산 등은 청계천을 매개로 시민과 더욱 친근해질 수 있도록 각종 예술문화 행사를 기획하거나 파격적인 세일로 시민들에게 또다른 즐거움을 주겠다는 복안이다.
 청계천 광교 앞에 본사 사옥을 두고 있는 SK는 청계천 물길이 시작되는 지점이라는 지리적 특성 때문에 주말 유동인구가 60만명에 달하자 아트센터나비를 적극 개방하고 나아가 특별전시회까지 개최할 계획이다.SK의 아트센터나비는 10일부터 오는 11월 10일까지 한 달간 사단법인 부스러기사랑나눔회와 함께 봉천동 희망오름, 성남 신나는집 등 5개 지역 공부방 어린이 작가 51명과 13명의 작가들이 함께 만들어낸 작품을 전시하는 프로젝트 ‘아이’ 전시회를 연다.
한화그룹은 11월 중 청계천의 영원한 생명력을 기원하는 ‘청계천 문화 퍼포먼스’의 일환으로 ‘길놀이 행사’를 개최할 계획이다.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청계천 지역의 문화를 알리고 50년대의 향수를 자극하는 ‘청계천 문화 퍼포먼스’를 시작으로 ‘서울시민과 함께하는 문화공연’이라는 타이틀 아래 일반시민과 전문공연단이 함께 참여하는 ‘미니음악회’ ‘시화전’ ‘사진전’ 등이 열린다. 두산그룹은 청계천 일대를 찾는 시민이 크게 늘어남에 따라 이들에게 휴식 이외에 경제적 이득이 될 수 있도록 청계천 개통 때 한 차례 진행했던 파격세일 행사를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개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와 함께 젊은이들을 상대로 한 야외 콘테스트 개최도 추진할 계획이여서 외국인들뿐 아니라 시민들의 발걸음도 계속 이끌 예정이다.

<박스>청계천 복원이후 활기차진 광장시장, 이제부터가 시작입니다.
 장 병 학 광장시장 상인 연합회장

저희 광장시장측은 처음부터 청계천복원에 협조적 이었어요. 저희가 아예 고객들이 없는 것도 아니고, 100년 역사를 가진 재래시장으로 도매업쪽에서는 한복이나, 니트등의 직물류는 저희쪽에서 물건을 사가기 때문에 아는 사람은 다 알죠. 솔직히 긍정적인 효과 예상했습니다. 청계천 복원이후에 간판이 단정해지는 등 외형적인 모습이 달라지면서 예상밖으로 사람이 많이 온다. 그리하여 사람이 많이 몰리니 소매상가가 활기를 띄기 시작했다. 일단 이곳은 건축자재를 제외하고는 다 있다. 도매업종이다 보니 당장의 기존과 큰 변화는 없지만 다양하다.
이제는 그 사람들을 잡을 방법을 모색해야 합니다. 자신만의 하나씩의 특화된 상품을 만드는 것을 물론이고 업종을 변경하려는 사람들도 많이 있습니다. 현재 청계천 복원되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눈치만 보고 변화를 일으키지 않고 있다. 하지만 기회를 봐서 이때의 호기를 누려야 하죠. 일단 광장시장내의 먹거리의 매출이 올랐습니다. 이는 늘어난 유동객의 증가를 의미하는것입니다. 이에 따라 음식들도 젋은층에게 어필할 수 있는 메뉴도 개발하며 기존 고객도 잡을 수 있게 전통을 유지해야 한다.
저희는 이제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순 한국말인 타래를 의미하는 토모리존으로 로고도 바꾸었습니다. 전통시장의 명맥을 유지하면서 건설자재 빼고는 다 있는 이 광장시장을 젊은이들도 많이 찾을 수 있는 곳으로 변모시켜나갈것입니다. 다른 시장들도 마찬가지겠지만 이제부터가 시작입니다.    
<박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