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학은 사람이 사회 속에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라는 내용을 공부하는 것입니다. 유교나 동양사상도 사람이 공동체 속에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어떻게 살아야 마땅한 것인가를 공부하는 것입니다. 엉뚱한 것 같지만 두 가지가 공통되는 요소가 많지요" 라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2004년 10월 신학장은 주자학을 근간으로 하여 한국의 전통적인 정신문화를 세우고자 "예학당"을 설립하였다고 한다. 처음 사람들을 모르기 위해 직접 전봇대에 전화번호를 붙여가며 학생들을 모았고, 그렇게 하나둘씩 모인 학생은 최연소 17살 학생부터 최고령 72세 할아버지와 대학교수까지. 예학당은 세대를 뛰어넘게 하는 그들만의 장소였다.

신 학장은 주자학을 근간으로 한 유교를 가르친다. "조선시대 교육기관은 성균관이었습니다. ‘성균’이란 균형 있게 완성해 나간다는 뜻이지요, 그 핵심은 교육시키는 곳으로 명륜당인데 윤리를 밝게 한다는 뜻이지요. 이것이 ‘성균’의 핵심이고, 이를테면 주자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라며 주자학을 근간으로 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주자학 이라는 익숙하지 않은 학문이지만 예학당에서 신 학장과 함께라면 어렵지 않다. 신 학장은 교회에서 찬송가 부르듯이 논어를 소리 내서 곡조를 넣어서 읽으니 누구나 쉽게 따라 부를 수 있고, 내용 이해가 더 쉬워진다. 곡조를 넣어 읽으며 그 뜻을 알아가는 순간순간이 예학당 학생들은 즐겁다고 말한다. 이렇듯 주자학이라는 어려운 학문을 즐거운 놀이처럼 가르치는 신 학장은 요즘 교육 실태에 대해 아쉬움을 비췄다.

"현대의 교육은 암기위주의 교육입니다. 예를 들어 한자의 경우, 급수 하나를 따내기 위해 암기에만 급급하지요. 심지어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조차도 천자문과 논어도 읽어보지 않고 가르치고 있으니... 암기를 넘어서 토론을 하며, 창의력을 키워야 할 때입니다"라며 현 교육은 뿌리 없는 나무처럼 되어있다며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곧 LA에서 유학할 때의 일화를 이야기 하며 우리에게 희망의 메시지도 전하였다.
이민을 간 한국인 할머니가 미국인 사위와 살았는데 30년 전 돌아가신 장인어른의 제사를 지내는 장모의 모습을 보고 미국인 사위는 감동을 받았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말없이도 외국인을 감동시킨 우리의 문화라고 말하며, 예학당에서 불씨를 되살릴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물질 만능에 기울어 인간의 존엄한 품위와 정신성이 부족한 요즘, 더불어 사는 삶을 강조하고, 예학당을 훈장 양성소로 키워나가고 싶다는 신 학장의 모습은 우리나라 교육의 밝은 미래를 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