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안산시 민원즉심관 전용태변호사 인터뷰
로고스 법무법인의 대표를 했던 변호사업을 잠시 중단하고 민원 즉심관이라는 봉사의 자리에 앉은 전용태 안산시청 민원즉심관을 찾아보았다.
안산시는 야간시청 제도, 녹색 행정, 민원즉심관제 등 혁신적 행정제도를 내놓으며 주민들에게 사랑받는 지방자치 시대를 이끌어 가고 있다.
전용태 변호사는 노무현 대통령 시절 중앙선거관리위원으로서 노무현 대통령의 정치적 발언이 대통령의 정치적 중립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심판함으로서 대통령직 직무정지를 명한 역사적 판결에 참여하기도 하였다.
---- 고검장 출신의 차관급 공직자가 5급 공무원 자리인 안산시 민원즉심관으로 오신 것을 두고 파격적인 인사라 하여 시중에서는 놀라고 있습니다. 민원즉심관이란 어떤 자리인가요?
과거 공직의 경험이 우리나라에서 처음 시행하는 이 제도에 도움이 된다면 파격적인 자리가 될수록 봉사의 의미가 더 있을 듯해서 기쁜 마음으로 자원하였습니다. 안산시가 처음으로 시행하는 민원즉심관이란 제도는 시민의 민원을 신속하게 처리해 주기 위해 관련된 행정법의 법리해석을 담당 공무원에게 제공하여 시민의 권익 보호와 행정의 적법성과 공정성을 동시에 확보해주는 제도입니다. 이제 2개월 째 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시청 민원 사항에 대한 각 과의 법률해석에 대한 요청이 15건 있었고 안산시민 이외에도 연천이나 함평에서도 찾아오신 방문상담 사례도 많이 있었습니다. 전화 상담도 있었는데 어느 80대 노인이 텔레비전 시청 난청 지역에 사시는데 TV시청료를 내고 싶지 않다고 해요. 담당 공무원과 현장에 나가 안테나를 꼽으면 어떻겠나 하여 해보니 잘 나왔습니다. 그러나 이런 민원을 계기로 이유가 있는 민원이라 판단하여 안산시는 난청 지역을 정밀 조사하고 있습니다. 다수의 민원이 나올 내용에 대해 종합적으로 대안을 마련한다는 의미에서 좋은 사례라고 봅니다. 물론 각종 민원은 시민의 요구대로 되는 것만은 아니고 안 되면 안 되는대로 지체 없이 그 이유를 설명할 수 있어서 의미가 크다고 봅니다. 행정적으로 여러 법령이 관계되는 복합적 민원을 처리할 때 시민들에게나 공무원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민원의 성격상 건축, 회계, 세무 등의 전문 분야는 이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 자문하고 조언해야 하기 때문에 민원즉심위원회를 구성하는 조례 제정을 의회에 신청한 상태입니다. 처음 도입되는 제도이고 보니 의회에서도 문제가 없는 완벽한 제도를 만들기 위해 조례 제정에 신중하게 고심하고 있는 듯합니다.
---- 인터넷에 보니 불교계에서는 성시화운동 본부장이 민원즉심관으로 왔으니 종교적 편향성이 생기지 않겠나 하는 우려가 있었습니다. 불교의 불국정토와 기독교의 하나님 나라는 공존할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여러 도시를 다니면서 검사 생활을 할 때부터 지역을 위한 봉사활동을 해 왔습니다. 도시마다 그 지역의 특성에 따른 범죄 유형이 있습니다. 시민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지도자들이 앞장서 클린시티운동을 펼쳐 보자는 취지의 운동을 해 왔습니다. 친절한 리더십, 준법정신의 생활화, 봉사와 나눔 등 사회적 운동 성격의 활동이었는데 의식 개혁을 강조하다보니 아무래도 종교인들이 중심이 되어 솔선수범을 보이자는 형태로 발전하였습니다. 교회를 나가는 크리스천들에게는 ‘성경적 생활이 우리의 삶을 온전하게 만든다’ 하는 믿음을 갖게 되는데 이런 내용으로 기독교계의 성시화 운동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다만 공직자들이 종교 편향적이거나 차별적이어서는 안 된다는 점은 주의할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역사적으로 우리나라의 불교가 호국불교인 것처럼 기독교도 구국종교로 활동해 왔습니다. 일본 제국주의 시대에는 독립운동으로, 개화기에는 교육과 의료, 복지와 여성 해방 등에서, 산업화 시대에는 민주화 운동으로 크게 기여해 왔습니다.
어느 시대나 우리 사회의 정신적 지주로 자처하는 종교인들이 솔선해서 나라에 충성하고 이웃을 섬기는 좋은 전통을 세워 온 것은 자랑스러운 일입니다. 그러나 현대 사회는 다중 복합 사회이고 보니 종교인들 간에 서로 다름을 존중하고 덕을 잃지 않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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