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경찰청 수사2계는 치매환자 등을 허위 입원 환자로 만들어 의료보험료를 부당 청구한 모 요양병원 병원장 조모씨(47) 등 병원 관계자 15명을 사기혐의 등으로 19일 불구속 입건했다.
조씨 등은 지난 2006년 12월께 입원이 필요하지 않는 A씨가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다'는 허위 진료기록부를 작성한 뒤 의료보험공단에 A씨 명의로 1000만원을 받아 가로채는 등 지난 2007년부터 1년여 동안 서류상 환자 18명 명의로 의료보험료 98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다.
조씨 등은 또 지난 2006년 4월부터 지급되던 식대 가산금 가운데 추가 지급항목이 있다는 점을 악용, 병원 식당에 조리사. 영양사 3명을 고용. 운영하고 있는 것처럼 꾸며 식대가산금 9800만원을 가로챈 혐의도 받고 있다.
조씨 등은 치매나 알코올 중독증세 환자들을 데려오기 위해 다른 의료기관. 요양원에 환자 1명을 소개시켜주는 대가로 1인당 20만~200만원 상당의 금품. 향응을 제공하는 등 모두 900만원 상당의 부당한 이득을 건네는 수법을 활용하는 등 환자거래를 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또한 향정신성의약품 조제 권한이 없는 임상병리사. 총무 등에게 의약품을 조제토록 지시 및 묵인한 것으로 경찰조사결과 드러났다.
이들은 특히 서류상 환자들 대부분이 치매나 알코올 중독 증세 등을 앓고 있어 허위 보험료 청구 사실 자체를 모르고 가족들이 없는 경우가 많아 의료보험공단에서 확인이 힘들다는 허점을 노렸던 것으로 경찰은 추정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환자들에게 균형 잡힌 식사를 제공하도록 의료보험공단에서는 요양원 식당 조리사. 영양사 인원에 맞춰 가산금을 지원을 하고 있다"며 "하지만 일부 요양병원 등에서 가산금을 노리고 허위로 운영할 가능성이 있는 높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처럼 '요양'을 빌미로 한 불·탈법이 가능했던 이유는 의외로 간단했다.
지난해 광주시 전직 시의원은 노인요양시설 건축 선급금 명목으로 지급받은 혈세 중 1억6000만원을 자신이 선거출마 과정에서 진 개인채무를 갚는데 사용한 혐의로 검찰에 구속됐다.
여기에는 인허가 담당 공무원은 보조금 지급과정에서의 편의를 대가로 뇌물을 챙겼고, 국책은행 직원은 수백억원의 특혜성 대출을 해준 뒤 억대 사례금을 챙겼다.
무자격자임에도 의사 면허를 빌려 요양병원을 개설한 뒤 40억원대 의료급여를 받아낸 경우와 환자들이 실제 식사를 하거나 입원을 한 사실이 없는 데도 멋대로 요양급여비명세서를 작성한 후 국민건강보험공단에 거액의 진료비를 부당청구한 사례도 나란히 적발됐다.
검찰과 경찰은 우선 허술한 허가 과정을 첫 손에 꼽고 있다. 인.허가 담당공무원들 사이에 '사업복지사업가= 봉사자'라는 인식이 강해 자격요건에 대한 확인작업이 형식에 그치기 일쑤라는 지적이다.
감독기관인 국민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과 지방자치단체가 인원부족과 조사권한의 한계를 이유로 실질적 관리감독에 소홀한 점도 문제점으로 지목됐다.
요양병원 설립 허가와 보조금 관리.지급부서가 지자체와 심평원으로 이원화된 점도 걸림돌로 제기됐다.
검찰과 경찰은 한 목소리로 요양원 등이 국고보조금을 받는 경우, 회계 처리를 하지 않거나 부실처리한 경우에는 처벌규정을 강화하는 한편 사후 감독을 법제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검찰과 경찰 관계자는 "초고령화 시대를 악용한 무자격자들의 비리 백태를 확인할 수 있는 계기였다"며 "노인전문병원이나 요양병원, 요양원 증가에 따른 유사 사례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지속적인 단속을 통해 엄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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