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하기 어려운 해군 함정 침몰 사건이 발생했다. 어제 저녁 9시 30분 경 서해 백령도 인근 해역에서 임무를 수행 중이던 우리의 해군함정, 1200톤급 초계함 천안함이 침몰한 것이다. 당시 승선 해군병력은 104명이었던 것으로 알려졌고, 이들 중 약 58명이 구조된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46명은 실종상태다.
 문제는 바로 이번 사건의 사고 경위다. 사건이 발생한 지 13시간이 지난 지금까지도, 군 당국조차도 사고경위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다. 다만 함정 선미에서 큰 폭발이 일어나면서 함정 밑바닥에 큰 구멍이 뚫려 함정에 물이 차면서 침몰되었다는 것이 군당국이 발표한 내용의 전부다.

 아울러 구조된 병사 중 일부는 부상자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앞서 말한 대로 우리 군 당국은 물론이고, 청와대 역시 이번 사건에 대한 경위 설명이 전혀 없다. 이러한 군 당국과 청와대의 태도를 이해하기 어렵다. 만일 육하원칙에 따라 사고 수습행동이 이루어졌다면 보다 신속한 구조활동 및 사고경위 파악이 이루어질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 군이나 정부 당국의 대응방식에 그런 활동이 없어 보인다.

 한편 어제 저녁 청와대는 군으로부터 이 사실을 즉각 보고 받고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안보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사고경위 및 관련사항 파악에 주력하고 있는 모양이다. 하지만 어제 저녁 긴급 소집된 안보관계장관회의에서 어떤 논의가 있었는지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고 있고, 오늘 아침 다시 열린 안보관계장관회의에서도 논의된 내용 또한 전해지지 않고 있다. 다만 오전 7시 30분 경 김은혜 청와대 대변인은 약 1분여 동안 진행된 짤막한 브리핑을 통해 “이 대통령은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면서 철저하고 신속하게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이 대통령은 한 명의 생존자라도 더 구할 수 있도록 군은 총력을 기우려 구조작업을 진행하라”고 지시했으며, “실종자 가족에게도 소상하고 성실하게 상황을 알려주고, 6자 회담 관련국은 물로 여야 각 정당에게도 정확한 진행상황을 설명하라고 당부하기도 했다”는 것이 김은혜 대변인이 전한 내용이다. 이 외에도 김 대변인은 이 대통령은 참석 장관에게 “국민이 불안해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해달라고 지시”했으며, “아직까지 북한의 특이동향은 없는 것으로 보고되었다”고 전했다.

 이 처럼 청와대 대변인 브리핑에서도 이번 사건의 경위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다.

 아무튼 이 같은 내용의 브리핑이라면 제아무리 늦어도 어제 밤 10시경이면 나왔어야 했다. 그러나 이 같은 브리핑이 나온 것도 무려 10시간 만이다. 이 처럼 이번 사건에 대한 우리정부의 대응속도는 느리기도 하지만 정말 무디기도 하다. 이는 곧 우리 군과 정부가 모두 적절한 대응에 나서지 못했다는 것을 뜻한다.

이로 인해 이번 사고에 대한 국민의 궁금증은 시간이 가면서 더 해 지고 있다.

  사실 일반인의 상식으로는 무려 1200톤급에 달하는 초계함이, 그것도 군함이 알 수 없는 사고로 선미바닥에 구멍이 나 침몰한다는 것은 참으로 이해하기 어렵다. 이는 곧 우리 군 당국이나 정부가 사고의 실제상황을 고의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지 않나 하는 의구심을 갖게 하는 대목이다.

 어찌되었든 사고 이후 사고 수습 정황, 특히 이명박 대통령이 긴급안보장관회의를 소집한 사실, 기타 부상병에 대해 외부와의 접촉을 철저히 차단하고 있다는 점, 기타 사고경위에 대한 설명이 전혀 없다는 점 등으로 인해 이번 사고에 대한 국민적 의혹이 점차 커지고 있다. 

 이런 사실에 기초해 이번 사고 경위를 잠정적으로 추론하면 일단 이번 사건이 북한의 대남도발과 연계 되어 있지 않을까한다. 사실 북한 군부는 지난해 11월 발생한 대청해전 이후 늘 반드시 보복하겠다고 다짐해오던 터다. 기타 최근의 남북관계 경색국면 등을 고려하거나 기타 북한의 내부사정 등을 고려할 때에도 이번 사건이 단순 사고사일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사건을 북한의 도발로 볼 수 없다는 견해도 있다. 그 동안의 경험에 비추어 “이번 사건 이후 그 동안 북한 당국이 행했던 통상적 행동이 전혀 나타나지 않고 있고, 당시 북한군의 특이 동향 또한 전혀 없었다”는 것이 군 당국자의 말이다.

 이런 이유에서인지 청와대 역시 사고 경위 및 원인에 대해서는 일체 함구하고 있다. 아무튼 청와대는 “사고원인 파악이 안된다”며, 오늘 오전 두 번째로 연 안보관계장관회의를 오전 10 경 종료했다.

 거듭 말하지만 무려 104명이나 승선하고 있던 초계함이 침몰했는데, 무려 10시간이 지나도록 그 사고 경위조차 파악하지 못한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물론 이 군함에는 함장이 승선해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 함장이 누구인지 알려지지 않고 있고, 관련보고 또한 없다.

 따라서 이번 사건은 의혹만을 남긴 체, 더 짙은 어둠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군 당국이나 청와대 역시 "이번 사고 함정에 대한 인양 등 종합적인 조사가 실시되어야만, 그 때 비로소 함정침몰 사건의 사고경위를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을 뿐이다.  

3. 27(토) 오후 김태영 국방부장관이 백령도 해병부대를 방문하여 해군 천안함 침몰현장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

천안함 실종자 및 구조자 명단
■ 해군 당국이 발표한 실종자, 구조자 명단

[실종자 46명 명단]
◆원사 ▲이창기 ◆상사 ▲최한권 ▲남기훈 ◆중사 ▲김태석 ▲박경수 ▲문규석 ▲강 준 ▲김경수 ▲박석원 ▲안경환 ▲신선준 ▲김종헌 ▲최정환 ▲민평기 ▲정종율◆하사 ▲임재엽 ▲문영욱 ▲손수민 ▲이상준 ▲심영빈 ▲장진선 ▲조정규 ▲서승원 ▲방일민 ▲박성균 ▲조진영 ▲서대호 ▲차균석 ▲김동진 ▲박보람◆병장 ▲이상희 ▲이용상 ▲이재민 ▲강현구 ▲이상민(88년생) ▲이상민(89년생) ◆상병 ▲정범구 ▲김선명 ▲박정훈 ▲안동엽 ◆일병 ▲강태민 ▲김선호 ▲조지훈 ▲나현민◆이병 ▲정태준 ▲장철희
[구조자 58명 명단]
◆중령 ▲최원일 ◆소령 ▲김덕원 ◆대위 ▲이채권 ▲박연수 ◆중위 ▲김광보 ▲정다운 ▲박세준 ◆상사 ▲김병남 ▲김덕수 ▲오성탁 ▲김수길 ▲허순행 ▲김정운 ▲강봉철 ▲오동환 ▲정종욱◆중사 ▲이광희 ▲김현래 ▲조영연 ▲손윤식 ▲송민수 ▲김현용 ▲김광규 ◆하사 ▲홍승현 ▲육현진 ▲공창표 ▲이연규 ▲허향기 ▲진경섭 ▲배성모 ▲전승석 ▲함은혁 ▲박현민 ▲강은강 ▲정재환 ▲김효형 ▲김기택 ▲서보성 ▲정주현 ▲유지욱 ▲정용호 ▲라정수 ▲신은총 ▲김정원 ◆병장 ▲전준영 ▲최광주 ▲김용현 ▲강태양 ▲최성진 ◆상병 ▲안재근 ▲김윤일 ▲정현구 ◆일병 ▲김수철 ▲오예석 ▲황보상준 ◆이병 ▲이태훈 ▲전환수 ▲이은수
2010.3.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