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오프(유급 근로시간 면제) 제도가 오늘부터 시행된다. 지난 90년대부터 개정이 논의됐던 '노조 전임자 급여 지급 금지' 가 십여년만에 실현되는 것이다. 이 제도의 시행으로 인해 사측이 노조 전임자에게 임금을 지급하는 것은 불법이다.

그러나 기아차 노조와 GM대우차 노조 등은 타임오프제 무력화를 위한 파업을 선언한 상태다. 일부 야당들도 법 재개정을 요구하고 있다. 노사관계를 선진화하기 위한 10여년의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들고, 철밥통 노조세력에게 힘을 실어주겠다는 망국적 발상이 아닐 수 없다.

노조전임자는 해당 기업을 위해 근무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노동운동’을 위해 종사하는 사람들이다. 노조의 설립과 활동은 보호받아야 할 일이지만 기업을 위해 일을 하지도 않으면서도 ‘노동운동’을 위한 자금을 기업들로부터 수령한다는 것은 언어도단이다.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에 소속된 노동자들은 수십만명이 넘는다. 그들로부터 매월 소액의 조합비만 걷더라도 각 기업들에 포진된 노조전임자들의 임금을 보존해 줄 뿐 아니라 노동운동에 필요한 자금까지도 확보될 수 있는 수준이다.

따라서 노동계가 타임오프를 결사적으로 반대하는 것은 조합비가 제대로 걷히지 않는다는 것을 스스로 고백하는 것이며, 자신들의 노동운동이 일선 노동자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는 현실을 시인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특히 기아자동차 노조의 파업 협박은 파렴치함 그 자체다. 기아차 노조는 지난 17일 한국 vs 아르헨티나 월드컵 경기 때 생산라인을 멈추고 2시간동안 축구경기를 보는 동안 그 공백시간을 '유급'으로 처리해 달라는 뻔뻔한 요구를 한 바 있다. 이들은 애초부터 '무노동 무임금'의 원칙을 깡그리 무시하는 발상의 소유자들이다.

우리는 정부와 사측이 노동계의 부당한 요구와 협박에 절대로 굴복하지 말아야 한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싶다. 그간 노동계가 무리한 요구를 앞세운 극단적인 투쟁으로 일관한 데에는 이런 일이 있을 때마다 미봉책으로 일단 그 순간만을 모면하려고 했던 사측의 경솔함도 한몫 한 것이 사실이다. 부디 이번만큼은 정부도, 사측도 노사관계 선진화라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노동계의 뻔뻔한 협박을 이겨내고 원칙을 지켜내야 할 것이다.

                                                                                                  최진학 자유주의진보연합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