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4 월 17:47
 
 기사/사진검색
> 뉴스 > 행안부
     
이제 공무원도 성과로 말한다
공무원사회 확 바꾼 직무성과계약제 도입
2007년 02월 16일 (금) 18:06:33 코리아뉴스 phy3623 @ korea.com

   
 
  ▲ 보건복지부는 지난 2005년 3월 직무성과계약를 도입, 본격적인 성과관리를 시작했다. 김근태 당시 장관(왼쪽)과 송재성 당시 차관이 직무성과계약서에 서명하고 있다.  
 
성과관리시스템

빨강, 노랑, 초록, 파랑. 보건복지부 ‘상황판’에는 매월 4개의 신호등이 켜진다. '균형성과기록표(BSC·Balanced Scored Card)'라는 이름의 업무 추진 상황표다. 복지부가 추진하는 모든 정책을 정리하고, 이행 상황을 점검한다. 계획대로 잘 진행되고 있다면 정책 이름 앞에 파란불(이행점수 100점), 잘 안되고 있다면 빨간불(70점 미만)이 켜지는 시스템이다. 노랑은 70~90점, 초록은 90~100점 미만을 뜻한다.
정책담당자는 “맡은 과제에 빨간불이 들어오면 그 날로 해당 본부장의 불호령이 떨어진다”고 귀띔했다.

안양세무서 황모 과장(5급)은 지난해 모두 5곳의 대형 마트를 돌며 현금영수증 발급에 관한 안내장을 돌렸다. 계산대 점원에게 발급 요령을 알려주고, 소비자들에게 계산시 반드시 영수증을 요구하라고 권고했다. 현장에서 얻은 홍보 노하우는 보고서로 정리해 다른 직원들과 돌려봤다. 현금영수증 발급이 늘어난다는 것은 그만큼 세금 탈루가 적어지고, 소비자들은 연말정산에서 돌려받는 세금이 더 많아진다는 의미이다.
지난해 말 황과장은 현금영수증 발급 실적에서 전국 1위를 했다. 희망했던 보직으로 자리를 옮기고, 성과금도 받았다. 황과장은 “사실 예전에는 일을 찾아 하기보다 위에서 지시하는 업무 위주로 일을 처리했다”며 “그러나 평가가 정확해진 다음부터 성과를 통해 인정받기로 다짐했다”고 말했다.

민간의 경영기법으로 여겨졌던 성과관리가 정부 안으로 깊숙이 들어왔다. 일을 ‘열심히’ 하는 것보다 ‘잘하는’ 게 더 중요해진 것이다. 이제껏 정부는 측정이 어렵다는 이유로 정책 성과관리를 소홀히 해왔다. 나타나는 결과보다 계획된 예산이 제대로 쓰였는지, 과정은 적절했는지를 주로 따졌다. 이것이 정부의 효율성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았다. 1990년대부터 서구 선진국이 앞다퉈 성과관리를 도입해온 까닭이다.
성과관리의 핵심은 개인이나 조직이 이뤄낸 결과물의 가치를 객관적으로 측정하고, 이를 향후 인사나 보수, 정책에 반영하는 일. 참여정부 출범 이후 성과관리에 기초한 혁신이 정부 곳곳에서 눈에 띄게 진전되고 있다.

지난 2005년 정부는 직무성과계약제를 도입했다. 4급 이상 공무원을 대상으로 직속상관과 성과목표 및 지표를 합의, 계약을 맺고 그 결과를 성과급과 승진에 반영하는 시스템이다.

이전에는 ‘목표관리제’를 통해 관리직 공무원들의 성과를 관리했다. 과장과 직원이 협의해 개인과 조직이 1년간 추진할 목표를 설정하고, 목표달성도를 평가토록 한 것이다. 하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 달성 여부만을 평가하다보니 대다수가 이루기 쉬운 과제들만 나열했다. 평가자들 역시 연공이나 직제 등을 감안해 미리 서열을 정해놓고 점수를 역산하는 방식으로 평가를 진행하는 등 요식행위로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

직무성과계약제 도입은 공무원 사회를 근본적으로 변화시켰다. 장관부터 단계적으로 계약을 체결, 조직의 목표 체계 속에서 개인의 할 일을 정하도록 했다. 업무의 방향성과 책임성을 강화하기 위함이다. 목표가 정해지면 구체적 이행계획과 성과의 측정방법도 함께 제시토록 했다. 예컨대 개방을 통해 공직사회 경쟁력을 높이기로 했다면 해당부처 담당자는 O월까지 전문가 채용 비율을 몇 % 높이겠다고 계약서에 명시토록 한 것이다.

중앙인사위 이영환 과장은 “직무성과계약제를 통해 연중 목표와 구체적 추진일정 등을 명확히 정해놓고 일을 하다보니 짜임새 있는 업무관리가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특허청 혁신인사과 심상희 사무관도 “지금까지는 무조건 열심히 일하는 것이 최선으로 여겨졌지만, 직무성과계약제가 도입되고 난 후 방향을 정해 일하는 ‘전략지향적’ 조직문화가 형성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더불어 5급 이하 공무원들에 대한 성과관리도 강화했다. ‘근무성적 평정제’와 ‘다면평가’ 등을 통해 개인별 성과를 측정, 그 결과를 승진 및 성과급에 반영토록 한 것이다. 예컨대 국정홍보처는 지난해 모두 3등급으로 직원들의 근무 성적을 매겼다. 가장 높은 등급에는 기본급의 100%를, 나머지 등급에는 각각 70%와 50%의 성과급을 지급했다.

   
 
   
 
엄격한 성과관리를 위해 보수체계도 달리했다. 성과급 비중을 늘려 일 잘하는 공무원에게 더 많이 보상하는 방식이다. 올해 정부는 공무원 보수에서 성과급이 차지하는 비중을 지난해 2%에서 3%로 늘렸다. 과거 1~3급에 해당하던 고위공무원단은 최대 710만원, 5급 사무관은 최대 449만원까지 개인간 차이가 벌어지게 한 것이다. 전년보다 2~3배 폭이 넓어졌다. 정부는 일반 공무원은 오는 2010년까지 6%, 고위공무원단은 2008년까지 10%로 성과급 비중을 확대할 계획이다.

■ 계획 단계부터 정책의 성과를 생각하라

그러나 정부 성과관리의 본질은 개인에 대한 실적 평가가 아닌 조직 목표의 체계적 관리에 있다. 정책이 당초 국민과 약속한 대로 잘 진행되고 있는지를 수시로 점검, 성공적으로 집행되도록 하는 것이다.

정부가 성과관리를 시작한 것은 지난 1997년이었다. IMF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정부의 효율성과 책임성을 높일 방안으로 민간의 성과관리 기법을 들여온 것이다. 목표관리제, 근무성적 평정제를 비롯해 국무조정실의 ‘정부업무평가’, 기획예산처의 ‘재정사업 성과목표관리제도’ 등이 이 무렵 도입된 제도들이다.

하지만 이같은 노력에도 불구, 실제 성과관리의 효과는 미약했다. 체계적 관리 틀이 없어 ‘일 따로 성과 따로’ 문제가 발생했다. 다수 기관이 앞다퉈 성과평가제를 도입·시행하면서 평가의 중복 문제도 일어났다. 가장 큰 걸림돌은 각 기관마다 본래 업무보다 평가 자체에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이게 됐다는 점. 정부의 효율성을 높이고자 시행한 제도들이 오히려 역효과를 낳는 셈이었다.

참여정부는 출범 이후 성과관리 체계를 바로 잡는데 주력했다. 기존 제도를 분석하고, 이를 토대로 체계적·종합적 평가 틀을 마련하는 작업이었다. 시작은 ‘대통령 연두업무보고’였다.

매년 초 각 부처는 한 해 동안 할 일을 대통령에게 보고한다. 1년간 추진할 각종 사업들을 정리하는 자리다. 보고대상은 대통령 한 사람이나, 실제 ‘올 한 해 어떤 일을 하겠다’는 ‘대국민 약속의 장’인 셈이다.

하지만 이같은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연두업무보고는 단순히 정책 과제를 나열하는 수준에 머물렀다. 어떤 사업을 진행하겠다는 언급만 있었지 언제까지 얼마의 성과를 내겠다는 구체적 약속이 없었다. 정책 목표 역시 추상적이고 관념적이었다. 예컨대 ‘교통환경 개선으로 시민 안전 제고’, ‘쾌적하고 안전한 생활환경 조성’, ‘국력에 걸맞은 선진외교’ 등의 표현이다. 정책의 성과는커녕 목표의 달성 여부조차 파악하기 힘들었다.

2005년 정부는 연두업무보고 방식을 대폭 개선했다. 핵심은 ‘성과지표의 제시’였다. 먼저 정책목표를 분명하게 설정하고, 각 이행과제별 성과지표를 제시하도록 했다. 정책의 성과를 객관적으로 측정케 할 근거 기준을 마련하라는 주문이었다.
예컨대 보건복지부는 2006년 정책 목표의 하나로 ‘소득 양극화 개선을 위한 사회안전망 확충’을 내걸었다. 그리고 이행과제로 △근로빈곤층 중 모두 8만3,000명에게 근로기회를 제공하고 △ 중증장애인 보호고용 증가율을 전년대비 5% 증가시키며 △ 노인일자리를 모두 8만개 창출하겠다고 구체적인 계획을 제시했다. 언제까지 얼마만큼의 일을 하겠다고 ‘수치’로서 약속한 것이다. 또한 해당 수치는 지방자치단체의 분기별 보고자료 등을 근거로 하겠다고 측정 자료의 출처도 분명히 했다. 누구라도 구체적인 실적, 목표 달성 여부를 판별해 볼 수 있게 한 것이다.

국무조정실의 이성도 사무관은 “지금까지는 정부가 정책을 내놓아도 언제까지 어떤 모습으로 실현될지 불명확했다”며 “연두업무보고를 통한 성과관리는 정부의 책임성을 한층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처의 연두업무보고 내용에 미치지 못할 경우 해당 부처는 조직 개편 및 예산 삭감 등의 조치를 받게 된다. 담당 공무원 역시 직무성과계약제에 따라 인사 및 성과급 등에서의 불이익을 감수해야 한다.

변화의 효과는 빠르게 나타났다. 법체처의 경우 ‘법령해석 안건 처리기간’을 성과지표로 선정한 이후 처리 기간이 2005년 평균 86일에서 2006년 56.6일로 당겨졌다. 최신 법령 정보 갱신 기간도 평균 43일에서 25일로 빨라졌다.
국세청의 ‘자금 출처 추징비율’도 2003년 57.4%에서 2005년 72.7%로 높아졌다. 환경부의 장애인 생산품 우선 구매실적 역시 2003년 514억 원에서 2005년 729억 원으로 늘어났다.

■ “측정할 수 없다면 관리할 수 없다”

현대 경영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피터 드러커 교수는 지식경제시대에 기업의 성공은 무형자산의 성과를 측정하는 능력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또 그 무형자산에 조직 구성원이 기여한 정도를 정확히 산정해 그와 관련된 새로운 보상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측정을 통한 성과관리만이 성공을 담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2007년 정부는 모든 중앙행정기관에 성과관리전략계획 및 시행계획을 수립토록 했다. 5년 시계의 중·장기 전략목표와 정책방향을 설정하고, 각 연도별 세부 실행 계획을 적도록 한 것이다. 이밖에도 전자통합평가시스템(e-IPSES)을 구축, 평가 과정 및 결과를 투명하게 기록·공개하고 성과관리 효율성을 높일 계획이다.

하지만 이것으로 성과관리가 완성됐다고 하기는 이르다. 부서 이기주의와 연공서열, 자기 부처 근무경력만을 중시하는 문화 등은 여전히 넘어야할 장애물로 남아있다. 성과관리 체계를 보다 정교하게 구성하고 평가 결과를 정확하게 보상 및 처벌로 연결시키는 것 또한 남은 과제이다.

성과에 대한 정확한 측정과 이에 따른 환류는 보다 높은 기준의 효율성·책임성을 가져온다. 성과중심·결과지향적 정부의 최종 지향점은 국민이다.

코리아뉴스의 다른기사 보기  

     
전체기사의견(0)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전체기사의견(0)
회사소개  |  회사연혁  |  제휴안내  |  광고문의  |  불편신고  |  회원약관  |  저작권정책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서울시 용산구 한강로1가 216-2 | [발행/편집인 朴勳映]
TEL:02.6397-6001  | FAX:02-6396-6001   | 등록일자2006년1/18
보도자료: phyy3623@naver.com| 기사제보: phy3623@ikoreanews.com, 010-8957-3998
웹하드: koreanews/ikn1472
Copyright   2003-2005 일간코리아뉴스(서울 아 00166). all right reserved. mail to webmaster@ikore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