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폭탄' 맞은 호남지역…. 하늘도 땅도 눈더미에 묻혔다
광주 32cm 기상관측이래 최고, 교통 물류 마비

사상 최악의 폭설사태로 하늘과 땅, 바닷길마저 모두 막아버렸다. ‘폭설테러’를 연상케 할 정도로 내린 눈으로 인해 발생한 피해만도 1900억원대를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호남지역에 기존의 기록을 갈아치우는 역대 최고의 폭설이 쏟아지면서 전무후무한 폭설로 광주·전남지역은 교통·시민 생활·피해복구 작업 등 모든 것이 일순간에 정지되는 등 사상 최악의 기상재앙을 겪었다. 복구 작업중이던 공무원 1명이 철제더미에 깔려 숨지는 사고도 발생했다.

구랍 21일 전남도와 광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현재 광주에 32.3㎝의 눈이 내린 것을 비롯해 장성 38.8㎝, 담양 32.0㎝, 화순 23.0㎝, 곡성 18.0㎝, 함평 15.8㎝ 등 기록적인 폭설이 내렸다.

기상청은 이에 따라 이날 낮 12시를 기해 광주와 전남 일부(나주·담양·화순·해남·영암·무안·목포·신안·진도) 지역에 대설경보를 발령했다. 또 바다와 내륙 지방에는 풍랑·강풍특보가 잇따라 발령됐다. 광주에 이날 하루 내린 적설량은 지난 1938년 기상관측 이래 최고로 관측됐다.

같은 달 4일 29.2㎝가 내려 67년 만에 가장 큰 눈으로 기록됐으나 이날 약 2주 만에 기록을 다시 갈아치운 것이다. 기상청은 또 12월 한달 간 내린 역대 최고 적설량(1980년 12월 94.1㎝) 기록도 곧 경신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오후 6시 현재 광주의 12월 총 적설량은 90㎝를 넘어섰다.

사상유례없는 눈 사태로 육지·하늘·바다길도 마비됐다. 한국도로공사 호남지역본부는 이날 오후 호남고속도로와 서해안고속도로 300여㎞ 구간의 차량 진입을 전면 통제했다. 광주의 시내버스도 대부분 단축되거나 우회 운행돼 시민 불편을 가중시켰다.

광주공항에서는 모든 노선이 결항되고, 여수공항에서도 김포를 오가는 첫 항공기 2편을 제외한 모든 노선의 발이 묶였다. 목포·여수·완도의 여객선 역시 이날 오후 2시를 기해 운행을 전면 중단했다.

/ 전승원 기자
/사진제공:광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