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지주변에 20여 톤의 토석을 함부로 적치한 건설업체와 관리감독을 소홀이 한 해남군이 묘지 주인에 발각돼 원성을 사고 있다.

묘지 관계자 A씨는 최근 해남읍 해리 금강저수지 상류에 모셔져 있는 가족 묘지를 보려고 이곳을 찾았다가 묘지가 본래 모습이 아닌 채 흙더미로 높여진 분봉과 주변에 7~80cm크기의 바위와 토사가 무더기로 쌓여 있는 것을 발견, 해남군에 건설업체를 행정조치 할 것을 요구했다.

A씨는 이곳에서 굴착한 토석의 적취장소로 지정했으면 가장 먼저 묘지여부를 확인하고 묘지주인과 협의 후 물건을 적치해야 하나 건설업체와 해남군은 눈으로 식별 가능한 묘지가 버젓이 있는데도 이를 무시하고 군의 묵인 속에 건설업체는 토석을 함부로 버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A씨는 해남군 관계자에게 민원을 제기했지만 수일이 지나도 담당직원은 건설업체에 대한 행정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어 지난 1일 군관계자에게 분묘기지권이 침해 됐다며 항의에 나섰다.

이와 관련해 지난 2일 군 관계자는 시민일보와 인터뷰에서 공사현장의 관리감독 소홀로 인한 민원인에게 책임을 통감하는 사과와 함께 묘지주변을 잘 정리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건설회사는 현재까지 A씨에게 묘지훼손에 대한 사과와 후속처리를 하지 않고 있어 민원인의 불만을 더 커지고 있다.

토목공사 현장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큰 공사현장은 공사 중 파낸 토석 량을 예측해 설계 및 토석 적치 장소 등을 지정해 물건을 적치 한다.

소규모 공사현장은 굴착된 토석의 설계반영은 하지 않지만 토석적치장의 위해 유무는 확인이 필요하며 모두 개발행위 운영 지침을 따라야 민원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다.

개발행위 지침이란 당해 지역 및 그 주변지역에 대기, 수질, 토질오염 및 소음, 진동, 분진 등에 의한 환경오염, 생태계파괴, 위해 발생 등의 여부 확인이다.

따라서 A씨는 소규모 교량(길이50m, 폭2m)공사가 진행 중인 해남읍 해리 산14번지 일원 현장은 묘지훼손도 있지만 개발행위 지침의 제7절 물건 적치 기준의 하나인 위해 방지를 위한 차폐설치도 하지 않고 배짱공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묘지주인의 허락도 없이 봉분에 흙더미를 무단으로 쌓아 놓고 굴착한 토석을 적치한 것은 관습을 무시한 분묘의 위해 정도가 심하다고 주장하며 법적대응도 불사할 것을 내비쳐 해남군과 시공사의 무책임 행정이 법정으로 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