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해남고등학교(교장 김춘곤)는 지난 8일 어버이날을 맞이해 해남고 창·예관에서 북 뮤지션이자 작곡가인 제갈인철 강사를 초청해 학생과 학부모, 교직원을 위한 북 콘서트를 개최했다.

그동안 생업과 학업으로 조금씩 멀어진 부모와 자식 관계를 바로하고 조금이나마 관계 회복에 도움을 드리고자 개최된 이날 콘서트에서, 제갈인철 강사는‘문학은 노래다’를 주제로 문학작품과 노래를 통해 자칫 방향성을 잃고 살아가는‘부모와 자식 간’의 바람직한 관계 맺기를 일깨워주며 가족이 행복한 삶의 주인공으로 성장하는 비법을 안내하고 함께 책을 읽고 노래하면서 참가자에게 재미와 감동을 선물했다.

대한민국 1호 북 뮤지션인 제갈인철 강사는 경북대 국제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네이버 문화예술분야 파워블로거로 활동하다 2007년부터 국내에서 처음으로 소설을 노래로 만들어 지금까지 약 150여 곡을 창작하고 2017년 한 해 동안 300회 강연회를 여는 등 다수의 TV와 방송매체에도 출연하고 있다.‘문학은 노래다’를 저술해 2015년에는‘한국출판 평론상’을 수상한 우리나라 대표 독서지도 강사이다.

총 여섯 꼭지로 구성된 이날 콘서트에서 시종일관 열정과 위트가 넘치는 진행으로 자칫 지루하기 쉬운 책읽기를 누구나 따라 하기 쉬운 노래하기로 바꾸어 재미를 주었는데, 공선옥 작가의‘자운영 꽃밭에서 나는 울었네’와 고정욱 작가의‘엄마의 등 학교’꼭지에서는 참가자의 모두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어 모두에게‘어버이 은혜’에 감사는 마음을 되새기게 했다.

특히 이날 행사의 정점은 학교를 대표해 선생님과 학생이 참여한 콜라보 무대와 학생들이 직접 참여한 스피드퀴즈, 북퀴즈, 시 읽기 등이었다. 해남고 재직 중인 고성주 미술 교사는 세월호 유가족의 아픔을 노래한‘너를 보내고’를 열창해 감동의 물결을 일으켰고, 해남고 밴드 ‘알바’의 보컬 박지연 학생은 독특한 음색으로‘덜 완벽한 아이’를 불러 중간고사 후 낙담한 학우들을 위로했다.

‘문학이 인생을 구원한다’라는 믿음으로 문학을 노래로 표현하는 이날 콘서트에 참여한 김미경 선생님은“독서는 음악이다. 귀와 눈과 입 그리고 온몸의 전율감이 내 안에 울려 퍼지는 공명과 힐링의 메아리였다”며 강평했다.

최해순 학부모는“틀을 깨는 새로운 방식으로 독서하는 것이 흥미로웠으며 책을 넘어선 노래, 노래 안에 책의 내용을 녹여 절로 책을 읽고 싶게 만든 하루였다”며 즐거워했다.

이하늘 학생(1학년)은“책만 읽으면 재미가 없는데, 노래를 부르며 책을 읽으니 더 기억에 남고 흥미로웠다. 중간에 관객이 참가할 수 있어서 좋았고 고정욱 작가의 일화는 감동적이었다. 저절로 부모님 은혜에 감사하는 마음이 생겼고 오늘 무대는 학부모님을 위해 많이 준비한 것 같다. 앞으로 문․이과 진로 결정 시 쌍방향 토크 콘서트도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이날 참가자들은‘북 뮤지션’라는 낯선 직업에 매력을 느낄 수 있었고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것을 찾아서 노력한다면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확인하는 시간이었다. 또한‘북 콘서트’를 통해 노래로 들은 책을 바로 읽고 싶어지게 만들었고, 한 권만 재미있게 읽으면 평생 독서로 이어질 수 있는 효과도 참가자들에게 각인시켜 주었다.

이날 콘서트는, 지난해부터 해남고에서 주최하는‘함께 하는 교육공동체 아카데미’행사의 일환으로 실시됐는데 학생은 물론 학부모, 지역민도 행사에 함께 참여 하고 있어서 해남고가 지역 사회 속의 학교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목요 아카데미는 오는 15일 정승기 정형외과 원장을 초대해‘의술은 인술이다’를 주제로 강연회를 여는 것을 비롯해 명리학 이야기와 해부학, 독서 여행, 젠더 문제를 주제로 10월까지 다양한 강연이 이어질 예정이다.

한편, 1946년 설립된 해남고는 학력 신장과 대학 입시 측면에서 이미 전남 서남권 지역의 명문고로서 뿌리를 내렸을 뿐 아니라 지역 문화의 보금자리로서의 위상도 굳혀가고 있다. 매년 각계 명사를 초청, 강연회 및 특강을 여는가 하면, 전국고교 중에서는 최대 규모인‘창예 갤러리’를 개관해 유명 화가의 작품 전시회를 개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