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동남권 신공항 재검토 시사 발언에 대해 대구시는 '정치 쟁점화는 어불성설이며, 절대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면서 대구국제공항을 경북으로 이전해 동남권 관문공항으로 건설하려는 시의 계획에 차질을 빚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크다.

시 관계자는 "수년간 갈등 끝에 5개 광역지자체가 합의해 결론을 내린 사안을 다시 끄집어내 정치 쟁점 화하는 것은 크게 잘못된 것"이라며 "대구통합신공항 건설은 '군공항이전특별법'에 따라 추진되는 만큼 추호의 흔들림 없이 계획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13일 부산지역 경제인들과 만난 자리에서 "동남권 신공항 문제에 대한 영남권 광역단체의 생각이 다르다면 공항 사업 검증 주체를 총리실 산하로 승격해 검증 논의를 결정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부산시는 대통령의 발언을 두고 백지화됐던 동남권 신공항을 총리실 검증을 거쳐 사실상 부산 가덕도로 재추진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미로 해석하고, "대통령께서 큰 선물을 주셨다"는 취지로 기자간담회까지 가졌다.

이에 대구시는 "과대 해석"이라며 문 대통령 발언의 정확한 의중 파악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하지만 동남권 신공항 건설을 백지화하고 김해 신공항 건설(확장)로 결론 난 국책사업이 뒤집힐 경우 이를 둘러싼 TK(대구·경북)와 PK(부산·경남)의 갈등이 다시 점화될 것임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김해 신공항 건설은 박근혜 정부 때인 지난 2016년 6월 영남권 5개 광역지자체장이 정부 결정을 수용하면서 확정됐다.

이후 시는 대구시 동구에 있는 대구국제공항과 K-2 군 공항을 경북 군위군 또는 의성군 중 한곳으로 통합 이전해 동남권 관문공항으로 건설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계획대로라면 지난 연말께 최종 이전 후보지가 결정되고 사업이 탄력을 받아야 하지만, 문 정부 출범 이후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