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 환하다.”

  산뜻하다. 겨울의 무채색을 암울함을 모두 몰아내버린다. 무겁게 내려 앉아 있는 분위기를 일신시켜버린다. 바라보는 순간 나도 모르게 콧노래가 나온다. 넘치는 흥겨움을 주체하기 어렵다. 둥둥 떠오르는 기분을 억제할 수가 없다. 세상의 모습은 완전히 변화시키는 능력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꽃은 아름답다. 그 것이 어디에 있든 상관없이 빛난다. 물론 시간을 초월하여 만개하는 그 자체만으로 경이로움을 발산하다. 그 것이 무엇이든 마음을 꽉 잡는다. 꽃이 흔할 시기에도 아름다운데, 눈 속에서 피어나고 있으니 더 말해 무엇 하겠는가. 봄기운으로 눈은 없지만 노랗게 피어난 꽃이 그렇게 고울 수가 없다.

  강천사 입구에서 만난 복수초가 황홀하게 만든다. 언덕배기 경사진 곳에 피어난 꽃은 온 세상을 노랑으로 물들어버렸다. 꽃으로 인해 봄이 오고 있다는 것을 분명하게 알 수 있다. 물론 꽃이 아니라도 3월 15이니, 봄의 흥겨움을 느낄 수는 있다. 그러나 활짝 피어난 꽃이 봄이 찾아왔다는 사실을 더욱 선명하게 해준다.

  살아간다는 것은 남의 도움을 받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는 사회적동물이기 때문이다. 더불어 살아가도록 되어 있는 것이다. 사람이 제 아무리 잘나고 똑똑하다고 하여도 홀로는 안 된다. 함께 도울 때 빛을 발휘할 수 있다. 나누며 조화를 이룰 때 무슨 일이든 성취할 수 있게 된다.

  무슨 일을 추구할 때 쉽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어렵고 힘들기 때문에 성취하였을 때의 기쁨이 커지는 것이다. 성공보다는 실패가 많아짐으로 타성이 하나 생긴다. 자신의 잘못으로 잘못된 것이 아니라, 그 원인을 남의 탓으로 돌리는 것이다. 감정을 앞세우다 보면 내 탓이 아니라 남의 탓으로 돌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남의 잘못이라 우기게 되면 순간의 감정은 해소되는 것 같다. 그러나 사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런 감정을 우리는 부정적 시각이라고 한다. 모든 일이 자신과는 관련이 없고 관련 있는 다름 사람들의 잘못의 결과라고 우기게 된다. 이는 소모적인 낭비일 뿐 조금도 창조적이 될 수 없다.

  복수초가 만들어내는 노란 세상은 이런 부정적 시각이 아니라 긍정적 시각이다. 일이 잘못되었을 때 남의 탓으로 돌리는 것이 아니라, 일이 잘되었을 때 남의 덕분으로 돌리는 관점이다. 이는 모두를 위하여 좋다.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게 되어 아름다운 세상을 만드는 결정적인 조건이 되는 것이다.

  노란 세상이 희망으로 다가오는 거도 바로 이런 연유이다. 남의 덕분에 잘되었다고 생각하는 것은 그 영향력이 모두에게 미친다. 그 방향은 시방으로 향한다. 향하지 않는 곳이 없이 동시다발적이다. 이런 힘은 창조성으로 연결이 되어 놀라운 세상을 만드는 밑바탕이 된다. 환하게 피어난 복수초의 아름다움에 취하여 흥겨움에 젖었다.<春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