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니어스타협회 김선 대표(좌)와 장기봉 감독(우)

‘아모르파티’라는 말을 아는가? 한번뿐인 인생을 마음껏 즐기자는 지극히 철학적인 용어지만 지금은 트로트로 나온 흥겨운 구절에 전 국민이 한번쯤은 들어볼 법 한 친숙한 말이 돼 버렸다.

100세를 넘어 120세 시대라는 말이 나오고 있는 요즘, 이‘아모르파티‘를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실천중인 두 사람을 만났다.

현재 한국시니어스타협회에서 시니어들을 위한 제2의 인생을 위해 달리고 있는 김선 대표이사와 장기봉 예술총감독이 그들이다. ’액티브시니어‘를 말하는 두 사람의 눈빛은 누구보다도 빛났다.

한지패션쇼

한국시니어스타협회는 시니어를 위한 쉼터이자 놀이터로 칭하며 이곳에서 시니어들은 모델워킹과 연기, 뮤지컬, 댄스 등을 교육받는다. 총 9개월의 교육과정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초·중급6개월을 마스터 하면 고급코스 3개월을 거쳐 패션쇼에 설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9개월간 울고 웃으며 자연스레 가족 같은 유대감은 물론이다.

한국시니어스타협회가 처음부터 이렇게 활성화 됐던 건 아니다. 처음에는 초등교사로 평탄한 생활을 하던 김선 대표의 인생에 대한 고민에서부터 시작됐다. 남부러울 것 없이 살던 교사직을 돌아보다 김 대표는 교사이자 아내로써 그리고 엄마로써 살아온 인생에 물음표를 던졌다. 오래전부터 억눌러오던 끼를 이제 더 늦기 전에 펼쳐져야겠다는 열정어린 용기가 살아났고 김 대표를 ‘여자 김선’으로 끄집어냈다.

미인대회에 수상 후 모델로써 첫 발걸음을 떼며 그때 만난 인연이 장기봉 감독이다. 장 감독이 우연히 나간 종합 시니어모델 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하며 그 쾌감에 시니어들을 위한 장을 열고 싶단 생각을 하던 차에 김선 대표가 찾아왔고 같은 꿈을 꾸는 두 사람의 계획은 적중했다.

영조의 환생

전문경영인으로 활약하던 장감독은 방송국PD시절 경험을 녹여 시니어만의 감성을 담아냈고 김선 대표의 섬세한 코칭이 더해지며 시니어모델들은 새로운 화제로 거론되었다.

두 사람의 의기투합으로 만들어진 한국시니어스타협회의 스타에는 ‘별을쫓다’ ‘누구든지 스타가 될 수 있다’라는 의미가 담겨있다. 김 대표는 모델일을 시작하고 외모에 자신감이 생기며 가족들과의 사이도 더 돈독하고 일상생활이 즐거워졌다며 더 많은 시니어들에게 이런 기쁨을 주고 싶다고 전했다.

실제로 장기봉 감독의 노력 끝에 최초로 시니어모델이 한국아시아모델대회의 첫 런웨이를 선보인 날, 시니어모델들은 매스컴에서 가장 뜨거운 찬사를 받았다. 장 감독은‘더이상 여자로써 아름다움이 끝이라 생각하던 중 가족들의 응원 속 런웨이에 선 순간이 너무 벅찼다‘고 눈물 흘리던 시니어모델의 모습을 아직도 보람을 넘어선 감동으로 기억한다.

장기봉 감독의 쇼는 단순히 ‘패션쇼’가 아닌 시니어 세대만의 다차원적인 스토리와 테마를 담고 있다. 올해가 3.1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 되는 해를 맞으며 한국시니어스타협회가 국민참여기념사업으로 선정된 것도 그의 이 패션쇼 철학 덕분이다.

장 감독은 올해 3.1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세종대왕이나 정조 등에 가려져 업적에 비해 크게 주목되지 못했던 영조의 업적을 알리는 ‘영조의 환생’패션쇼를 기획했다. 창경궁의 창경원으로의 격하사건, 설렁탕의 유래 등 3.1운동 외에는 몰랐던 사실들 까지 세심하게 쇼에 담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고 마침내 국민참여기념사업 훈장으로 그 예술성을 인정받았다.

또한, 그들은 젊은 세대들이 미처 잡아내지 못한 부분을 시니어세대만의 깊이 있는 고전의식으로 되살려 ‘액티브 시니어’의 반란을 일으켰다.

대세를 입증하듯 작년부터 이어온 해외 진출은 내년에도 큰 기대를 불러 모으고 있다. 작년 2018년 처음 미국 할리우드의 ‘월드와이드스타서치’에 아시아 최초 심사위원으로 초청받은 장기봉 감독과 한국 시니어부문에 최초 참가해 댄스, 워킹, 커머셜 부문의 수상 영광을 누렸던 김선 대표의 활동에 이어 올해는 두 사람이 나란히 심사위원으로 초청받았다.

일본에서는 일본 시니어모델협회에의 합동 패션쇼 제안을 받았고 ‘일본기모노와 한국 한복의 만남’을 주제로 한 화합과 평화의영감을 일으키는 쇼 역시 성공적으로 진행했다.

오팔주점 연극

아울러, 앞으로 한국시니어스타협회의 발걸음은 더욱 바빠질 것으로 예상된다. 시니어 세대의 대표타이틀 ‘58년개띠’를 타이틀로 한 시니어세대의 이야기를 담은 연극 ‘58주점’이 한창 준비 중이며, 그에 따라 뮤지컬과 영화 스크린에서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베이비붐 세대, 국민소득 3만불을 만든 세대’의 애환을 담은 독립영화를 내년 5월 가정의 달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

김선 대표가 관계자를 만나 홍보하고 컨텍하면 장기봉 감독이 기획하며 ‘시니어모델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 할 정도로 대세를 열고 있는 중인 요즘, 유행하는 대세모델을 동경하는 시니어 모델교육생들에게 두 사람은 본인의 캐릭터를 살리라고 조언한다. 최근 부산에서 열린 힙합로드쇼를 통해 세대를 넘나드는 스타일을 선보인 것 또한 시니어 모델의 틀을 깬 캐릭터 찾기의 일환이라 볼 수 있다.

김선 대표와 장기봉 감독은 시니어모델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일단 용기를 내라고 말한다. 또한 각자의 개성과 매력이 다르기에 배울 때도 너무 조급해말고 꾸준히 열정을 지켰으면 한다고 다시 한 번 당부를 전했다. 또한 베이붐 세대는 어디에도 끼기 애매하여 더욱 사회적 외면과 우울감을 느낄 수 있는 세대인 만큼 정부에서도 더욱 따뜻한 관심으로 지켜봐 주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국인은 예능 본연의 끼가 있다. 그리고 억눌려있던 시니어 세대의 끼가 다시 부활할 것이다. 시니어의 신한류의 열풍을 일으키겠다“라며 자신감을 보이는 두 사람의 모습에서 어쩐지 액티브 시니어의 진출이 더욱 궁금해지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