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희재 의장은 스스로를 민주주의자라고 했다. 인터뷰 내내 의회 본연의 역할과 민주주의를 역설했다. 시민들의 뜻을 따르고 시민들과 소통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고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코로나, 공공의대, 지방분권 등 대외적 환경의 급격한 변화와 다른 지방의회를 둘러싼 잡음들 속에서 초심을 회복해야 한다는 다짐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또 그는 ‘소통하고 지원하는 의장’을 약속했다. “시민과 소통하고 의원을 지원하는 게 의장의 역할이다. 의회의 역량을 제고하여 의회다운 의회를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후반기 의회운영에 대한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남원신문이 양희재 남원시의회 의장의 취임포부와 현안 등을 들어봤다.

○ 8대 후반기 의장 취임을 축하한다. 소감 한 말씀 부탁한다. 
먼저 제8대 후반기에 많은 관심을 보여주신 시민들과, 선출해주신 동료의원들에게 감사드린다. 원 구성 과정에서 보인 의원들의 모습들도 결국 시민들의 의견을 반영한 것이고, 차이와 경쟁은 의회정치의 정상적인 모습이다. 앞으로 시민행복이라는 공통 목표를 향해 동료의원들과 활발하게 대화할 생각이다. 의회를 대표하는 의장이라는 지위에 시민들의 기대가 크다는 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막중한 책임감도 느낀다. 항상 시민들의 의사를 대변하여, 내실있는 의정활동을 펼치겠다는 다짐으로 소감을 정리하겠다.

○ 바람직한 의회상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주권자인 시민들의 뜻에 따르는 의회가 우리가 지향해야 할 의회라고 생각한다. 구체적으로 어떤 모습일까에 대해서는, 지방자치법 개정안에서 추구하는 지방의회의 모습을 참고할 수 있겠다. 그에 따르면, 지방의회는 의정활동을 투명하게 공개해서 소통의 길을 열고, 주민조례발안 등 시민들의 참여를 보장하면서, 또한 정책 역량을 높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이러한 내용대로 실천한다면, 남원시의회는 말 그대로 의회다운 의회, 자치분권시대에 걸맞는 의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 남원시의회 후반기 운영 방향을 피력한다면?
후반기에는 지방자치법 개정안이 통과되고 획기적인 수준의 지방분권이 예상된다. 우리도 준비해야 한다. 가장 필요한 것은, 정책 역량을 확실히 제고하여 시민들의 신뢰를 확보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의원들의 연구 활동을 지원하고, 외부 강사를 초빙·교육하는 방안이나 정책전문인력의 도입 등을 검토하고 있다. 이런 방향으로 의원을 지원하는 게 의장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시민들과의 소통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겠다. 누구라도 편하게 접근할 수 있고, 언제라도 다가갈 수 있는 친구와 같은 의회로 운영하겠다. 의정활동을 투명하고 적극적으로 알리는 한편, 그에 대한 의견을 적극 수렴하여 언제나 시민과 함께 하는 의회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 남원지역발전을 위해 가장 시급한 현안은 무엇이고, 어떻게 대응할 계획인가. 
공공의대법 설립이 가장 시급하다. 서남대 폐교로 큰 타격을 입은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면서, 남원을 공공보건의료의 중심지로 만들 수 있는 중요한 사안이다. 의대정원확대 논란을 비껴가면서 입법으로 이어지도록 하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공공의대의 남원설립을 흔들리지 않게 진행상황을 점검하는 한편, 중앙 정치권이나 다른 지방의회와도 연대하여 법률안 통과를 측면 지원할 생각이다.

일반산업단지가 준공을 앞두고 있는데, 성공적인 분양 및 입주 기업의 안착은 산업적 토대가 취약한 남원시에 큰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이 또한 의회 차원에서 분양 및 투자 유치가 활발히 추진되도록 점검하고 지원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우리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코로나19의 방역을 넘어 포스트-코로나를 준비해야 하는 과제에도 직면해 있다. 앞서 긴급재난지원금 관련 조례를 통과시키고 예산을 편성하기도 하였지만, 앞으로 코로나 사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 취약계층을 비롯한 시민들의 살림살이를 지원할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 집행부와 의원 전체가 같은 당이다. 또 최근 지역정가의 움직임을 보면 견제가 약해질 것이라는 우려도 있는데?
도내 대부분의 기초 지자체가 비슷한 상황이다. 양면이 있는 문제다. 같은 당 소속이라 집행부와 의회간 동조화현상이 있을 수는 있다. 그러나 코로나 또는 공공의대법과 같은 외부의 변화에는 공동 대응할 수 있다. 또 중앙 정치의 상임위 배정문제 같은 정당정치의 폐해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또한 모두 같은 당 소속이기 때문에 서로 자유롭게 토론하여 안건을 처리할 수 있을 텐데, 이는 대의민주주의의 이상적인 모습이기도 하다.

​첨언하자면, 견제와 균형은 삼권분립에 기초하고 있고 즉 민주주의의 문제이다. 이를 소홀히 하는 것은 의회의 존재이유를 망각하는 것이다. 아무리 같은 당이라고 하더라도 지적할 것은 지적하고 감시할 것은 감시해야 시민들이 행복하고 집행부와 의회 모두에 바람직한 정치가 가능하다.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

○ 최근 언론에 보도된 지방의회의 여러 문제들을 보면서 실망하는 국민들이 많다. 일각에서는 지방의회무용론까지 대두되는데, 이를 극복할 방법은?
일단 타 시군의회와 같은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 반면교사로 삼아 행동강령 준수 등 현행 제도의 범위에서 최대한 자정 노력을 기울이겠다.

그리고 지방의회무용론에 대해서는, 의회 스스로 존재 필요성을 증명하는 수밖에 없다. 기초의회는 생활밀착형 정치를 보여주어야 한다는 게 지론이다. 그래서 말보다 실천으로, 즉 시민들의 삶을 실질적으로 개선시키는 조례, 시민들의 속을 긁어주는 지적, 세금 낸 보람이 느껴지는 예산안 등으로 보여줘야 한다. 이렇게 의정활동 밖으로 잡음이 없고, 의회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다면, 언젠가 지방의회 필요론의 근거로 남원시의회가 거론될 거라 본다.

○ 지방자치의 역사는 지방의회의 역사이기도 하다. 30년에 걸친 남원시의회 역사에 대해 아쉬운 점이 있다면? 
그간 남원시의회는 다양한 시민들의 목소리가 반영되고, 행정과 대화하는 창구 역할을 훌륭히 해왔다. 시민 의사를 정확히 수렴해서 날카롭게 표현했던 선배의원들의 능력은 여전히 현역의원들의 귀감이다.

​아쉬운 점은, 우리 시의 비전을 그려내고, 시민들의 관심을 환기시킬 의제 설정에 조금 약했던 점이다. 집행부가 각종 정책으로 방향을 제시하면 의회가 의견을 개진하는 데 그친 한계가 있었다. 현행 제도상 불가피한 점도 있으나, 지방분권의 시대에는 정책역량을 바탕으로 시정을 선도하는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고 본다.

○ 집중호우 등 기후변화, 코로나 등 감염증 확산, 4차 산업혁명 등 시민들의 삶과 행정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증대하는 현실이다. 행정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요새 날씨처럼 한치 앞을 보기 힘든 불확실성을 이제는 예외가 아니라 일상으로 받아들여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이런 시대에는 행정도 일사불란함의 강조나 정태적 기준에서 벗어나, 보다 유연하게 움직여야 한다. 공무원들이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현장에 권한을 이전하여 공무원들의 자율성과 능동성을 살리며 행정의 현장대응력을 높여야 한다. 현장 공무원들의 전문성 향상, 고충 해소를 염두에 두고 행정을 지켜볼 생각이다.

○ 정치입문 30년이고, 의정 활동 10년으로 알고 있다. 의장 취임이 개인적으로는 어떤 의미가 있나?
나는 민주주의의 가치를 믿는다. 민주주의자로서, 중앙에 대해 자율성을 확보하고 자기통치를 실현한다는 점에서 지방자치는 큰 의미가 있었다. 그래서 운명처럼 지방자치의 재개와 함께 정치인생을 시작한 것 같다. 시민들의 위임으로 가능했던 지난 10년간은 결국 시민들의 시간이라고 생각해왔다. 이제 보답하는 마음으로 의장직을 충실히 수행하려고 다짐한다.

○ 마지막으로 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
코로나와 뒤따른 경제위기, 남원시 굵직한 현안사업들의 결산 등 후반기 의장으로서 현재 마주한 환경이 엄중하다. 부담도 되지만, 항상 시민들의 성원을 기억하고 책임감 있게 의장직을 수행하겠다. 시민들의 관심과 성원을 다시 한번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