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대구지법에서 선거무효가 확정됨에 따라 대구경북능금농협 조합장 재선거가 열릴 것인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피고(능금농협과 조합장)가 항소를 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항소에 대한 판결은 요건을 갖추지 못한 때에는 각하, 1심 판결에 문제가 없는 때에는 기각, 이유가 있다고 인정되면 인용을 하며, 인용의 경우에는 원심법원으로 환송하거나 항소심에서 스스로 판결을 내리게 되어 있어 재선거로 가느냐 아니냐 설왕설래 중이다.

능금농협은 2019년 조합장 선거에서 무자격 조합원들을 투표에 참여케 하여 선거의 자유와 공정이 현저히 침해됐고 결과에 영향을 미쳤기 때문에 1심 패소와 함께 조합장 직무 정지 가처분이 받아들여져 파행 운영이 불가피한 상태다.

그러나 능금농협의 문제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농협의 경제사업은 영농자재의 일시적인 공급부족과 가격상승을 방지하고 공동구매를 통해 농민과 조합원에게 양질의 제품을 최적의 가격으로 공급하는 데 목적이 있는 만큼, 능금농협이 운영하는 음료 가공공장과 음료 판매 자회사, 골판지공장, 육묘장, 공판장, 농산물 유통센터 등 경제사업이 제구실을 다 하고 있는지 되돌아봐야 한다.

또 대출 업무 쪽에서 정책자금 혜택을 받는 신용사업의 경우에는 그 영토 확장이 비교적 쉬운 편이나 채권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2019년 대손상각비가 12억8,200만 원에 이르며 2020년도 그 규모가 늘어날 전망이다.

농협 부실 운영의 가장 큰 피해자는 바로 농민이고 조합원이다. 만일 피고가 최종심에서 패소한다면 원고와 피고의 변호사 비용만 합하여 억대가 넘는 조합장 선거의 무효와 재선거로 인한 부담은 고스란히 조합원에게 전가될 것이 자명하며, 본연의 업무인 농업진흥과 농민복지가 뒷전으로 밀려날 수밖에 없다.  

때문에 일반 조합원들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내부 견제 관리 시스템이 더 촘촘하게 구축되기를 희구하며, 26일 예정된 임기만료 조합 이사진 선출에 큰 기대를 걸고 있는 것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