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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경부 조원동 경제정책국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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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위기론이 또다시 언론지면을 달구고 있다. 위기론에 대응하여 긍정적 시각의 중요성을 얘기했던 김영주 산자부장관의 글에 대해서도 언론의 비판이 거세게 몰아친다. 필자도 모 방송국과의 전화인터뷰가 본의와는 무관하게 언론의 정부 공격(?)의 소재로 탈바꿈되는 것을 경험한 바 있다.
물론 이번 위기론은 4~6년 앞을 내다보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가 주기적으로 경험했던 종래의 ‘○월 위기설’과는 분명히 차이가 있다. 또한 최근 우리 경제의 성장속도가 둔화되고 있고 세계적으로 가장 빠르게 진전되고 있는 고령화·저출산 추세 속에서 잠재성장률의 감퇴를 걱정해야 한다는 점에서 공감되는 측면도 많다.
그러나 걱정이 도를 넘어 위기감으로 증폭되고 패배감으로까지 발전한다면, 그리고 사회적 중지를 모아야 할 자리가 서로를 비판하고 공격하는 자리로 변질된다면, 과연 우리 경제에 도움이 될 수 있을까? 지금의 경제위기론 공방이 우리 경제의 산적한 문제를 하나 하나 풀어나가는 보다 건설적이고 미래지향적인 토론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하며, 최근 언론이 지적하고 있는 몇가지 사안에 대해 의견을 제시해 본다.
◆ 재계원로의 경제위기론
언론은 최근 경제위기론의 시발점을 이건희 회장의 발언에서 찾고 있는 듯하다. 이 회장의 발언에 이어 정몽구 현대차 그룹 회장의 발언도 소개되었다. 이러한 재계원로의 발언 진의는 분명히 경청되어야 한다고 본다. 그러나 발언의 진의를 넘는 과장된 해석은 문제가 있다.
이 회장의 위기 발언은 비단 이번뿐이 아니다. 삼성그룹의 경영권을 처음 승계받아 신경영론을 주창할 때도, 삼성전자가 순이익 최고기록을 이어나가던 95년에도 위기론은 이어졌다. 회사가 당장 잘 나간다고 방심하지 말고, 항상 경계심을 늦추지 말라는 최고경영자로서의 당연한 당부였다고 볼 수 있다.
뒤집어서 얘기하면 회사 내 건전한 위기감을 불러일으킴으로써, 회사의 보다 나은 미래를 확보할 수 있다는 자신감의 표현이라고도 볼 수 있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60%가 넘는 외국인 주주가 주시하는 상황에서 자칫하면 경영권 상실로까지 이어질지도 모르는 회사위기론을 기업총수가 공개적으로 토로할 수 있었을까?
◆ 중국 추격론
중국경제의 추격은 비단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KDI는 우리 기업의 양극화 현상의 상당부분을 중국 요인이 설명하고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그러나 이는 또한 중국의 저가 공세에 대응하여 보다 고품질, 다양한 디자인을 가지고 승부하는 우리 기업들도 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파이낸셜 타임스 기사를 인용한 조선일보 3월 20일자 보도에서 소개된 효성의 스판텍스 섬유 개발이 그 한 예이다. 지난해 IMD 평가에 나타난 바와 같이, 우리의 내국인 특허획득수 세계 4위, 해외특허 획득수 세계 12위, 기술경쟁력 부문 세계 6위의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도 매우 고무적이다. 어려운 재정여건 하에서도 기업은 물론, 정부도 R&D 예산을 매년 10%씩 올려나가고 있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추격이 매우 거세다는 점을 부인할 수는 없다. 그렇기에 우리도 더욱 분발해야 한다. 다만, 위기론을 지나치게 강조한 나머지, 우리 스스로를 폄하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예컨대, 지난 1~2월 중국의 선박수주량이 우리를 추월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그 배경에는 우리의 조선 4사의 선박 수주량이 선박건조능력을 초과했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무역물동량이 늘어나고 있는 현 세계경제 여건 속에서 선주 입장에서는 주문 후 3년 이상을 기다려야 하는 우리 조선업계보다는 이제 막 설비를 갖춰 잉여생산능력이 있는 중국업체를 택하는 것이 타당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우리 조선업계가 당장 중국업체에 추월당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건전한 위기의식은 우리 경제의 산적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데 분명히 도움이 된다. 지금의 경제위기론이 보다 건설적으로 사회적 중지를 모아나가는데 보탬이 될 수 있도록 다시 한번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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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un121212@daum.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