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 - 붕-”

  벌들의 비행 소리가 요란하다. 시선을 붙잡고 놓아주지 않는 것은 사랑의 하모니이기 때문이다. 사랑에 빠져 부르는 노래가 세상에 울리고 있다. 벌들의 모습은 그 어떤 것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아름답다. 눈부시게 아름다운 매화에 풀 빠져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다. 사랑만큼 위대한 것이 없다는 것을 새삼 실감하게 된다.

  전라남도 장성 백양사 들어가는 도로 옆은 꽃이 만발해 있다. 활짝 피어난 매화가 다른 세상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바라만 보아도 가슴이 두근거리는데, 은은한 향으로 유혹하고 있으니 더 말해 무엇 하겠는가. 어찌 여기에 젖어들지 않을 수가 있단 말인가. 사랑하기 위해 태어난 생명들의 열기가 그대로 발산되고 있었다.

  3월의 봄이 사랑으로 우뚝하다. 사랑에 빠진 매화와 벌들의 앙상블이 설레게 한다. 벌들의 열중하는 모습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사랑의 마법은 할 수 없는 것이 없다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꽃에게 마음을 주고 그 것으로 신바람을 내고 있는 벌들이야 말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존재가 아닌가.

  모두가 사랑을 원한다. 사랑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싶어 하고 사랑이라는 것을 확실하게 표현하고 싶어 한다. 그러나 사랑이란 그 실체를 잘 드러내지 않는 속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문제가 생긴다. 마음은 간절하지만 그 것을 제대로 나타낼 수가 없으니, 답답하고 고통스러운 것이다. 그래서 방황하게 되고 한숨을 내쉬게 된다.

  사랑을 눈에 보이도록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자신의 일에 충실 하는 방법이다. 사랑과 아무런 관계가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가장 사랑을 잘 하는 사람이다. 사랑은 그런 속성을 가지고 있다. 내면을 꽉 채우게 되면 진실한 마음이 그대로 겉으로 드러나는 것이다. 입으로 말하는 사랑은 가볍지만, 깊은 곳에서 발산하는 멋은 그 자체가 바로 사랑인 것이다.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긍지를 가지고 열심히 노력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사랑이 발산하게 되는 것이다. 하얗게 피어난 매화가 그 것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겨울의 혹독함을 온 몸으로 극복해냈기에 꽃을 피워낼 수 있었다. 벌들에게 사랑한다고 말하지 않았어도 그대로 사랑이 전해진 것이다. 사랑은 우연이 아니라 필연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매화와 벌의 사랑.

  사랑은 그 어떤 것이든지 모두가 숭고하다. 사랑에 차별이 있을 수 없다. 매화의 벌의 사랑이든 사람과 사랑이든 하등 다를 것이 없다. 사랑의 본질은 모두 다 일치하기 때문이다. 받으려 하지 않고 주는 것만으로 즐거워지고 행복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랑은 언제나 선물로 전해지는 것이다.

  사랑의 숭고함은 준다는데 있다. 선물은 뇌물과는 달리 그 대가를 바라지 않는다. 주는 것 자체만으로 마음이 흡족하고 행복하다. 매화의 사랑도 그렇다. 사랑하는 벌에게 꿀을 마음껏 주는 것이다. 봄의 한 가운데에서(07년 3월 22일) 매화와 벌들의 사랑을 보고, 사랑하고 싶은 충동을 억제하지 못한다. 아 ! 아름다운 봄이다.<春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