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로 보는 챔프 3차전
최고의 자리를 놓고 울산 모비스와 부산 KTF가 2006~2007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챔피언 결정전(이하 챔프전)을 펼치고 있다. KTF가 3쿼터에 역전승을 거두며 반격을 시작한 3차전을 숫자로 들여다보자.
KTF, 4차전도 승리?
10번의 챔프전에서 1,2차전을 모두 승리한 경우는 5차례 있었다. 그 중 4차례는 3차전에서 2연패팀이 승리를 챙겼다. 그뿐만 아니라 3차전 승리 팀은 4차전마저 승리하며 시리즈 전적을 2승 2패로 동률을 이룬 뒤 5차전에서 패했다. 그 중 챔피언에 오른 팀은 2연승팀이 세 차례, 2연패의 열세에도 불구하고 챔피언에 오른 경우는 한 차례 있었다.
이번 챔프전을 2연패 후 1승 상황만으로 제한해 모비스와 KTF의 우승 확률을 따지면 각각 75%와 25%이다. 1차전과 2차전 승리로 우승 확률이 80%였던 모비스는 5% 감소한 반면, 3차전 승리로 KTF는 5% 우승 확률이 증가했다.
승부의 열세는 국내 선수의 리바운드!
모비스와 KTF의 정규경기 여섯 차례 맞대결에서 5번은 모두 리바운드가 우세한 팀이 승리했다. “백보드는 장악하는 팀이 승리한다”는 농구 격언이 양 팀의 경기에 그대로 적용되었다. 한 번은 양 팀의 리바운드 수가 동일했다. 챔프 1차전까지는 “리바운드 우세=승리” 방정식이 적용되었으나, 2차전부터 어긋나기 시작했다. 2차전에서는 KTF가 25-23으로 우세했으나 모비스 승리, 3차전에서는 모비스가 35-30으로 우세했으나 KTF 승리로 끝났다.
팀 전체 리바운드 수 우세=승리 방정식은 어긋났지만, 국내 선수 리바운드 수와 승리팀 연관관계는 정규경기부터 챔프전까지 계속 적용된다. “외국 선수를 제외한 국내 선수 중 최다 리바운더를 배출한 팀이 승리한다”는 공식이다. 챔프 1차전에서는 양동근이, 2차전에서는 김동우가 5개의 리바운드를 잡으며 최다 리바운더에 이름을 올렸고, 모비스는 2연승을 거뒀다. 챔프 3차전에서 조성민이 5개의 리바운드를 잡으며 KTF는 1승을 챙겼다.
정규경기에서도 마찬가지다. 1차전은 신기성이 6개, 2차전은 우지원이 6개, 3차전은 양동근이 7개, 4차전은 김도수가 6개, 5차전은 양동근이 6개, 6차전은 송영진이 4개로 각 경기에서 국내 선수 최고 리바운더에 이름을 올렸고, 경기는 해당 선수의 소속팀이 승리를 거뒀다.
챔프 3차전에서 모비스의 크리스 윌리엄스와 크리스 버지스는 각각 15개와 14개의 리바운드를 기록했다. KTF 애런 맥기와 필립 리치의 두 선수 리바운드 합계는 13개로 모비스 한 외국 선수가 잡은 리바운드보다 적은 수치였으며, KTF 전체 리바운드 수가 30개로 모비스 두 외국선수 합계보다 한 개 많았다. 그럼에도 승리는 KTF에게 돌아갔다. 리바운드를 외국 선수에게 의존하지 않고 국내 선수들이 적극적으로 리바운드에 가담할 때 승리를 거둘 수 있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모비스가 19점차 열세를 뒤집고 역전승을 거둔 챔프 2차전에서 분위기 반전은 2쿼터 중반 윌리엄스에서 버지스로 교체하는 시점이었다. 이 시점에 경기의 분위기를 바꾸는 눈에 드러나지 않는 부분이 또 하나 있었다. 국내선수들의 리바운드 가담이 좋았던 KTF는 그 적극성이 적어지고, 오히려 모비스의 국내 선수들의 리바운드 가담이 좋아졌던 것.
4차전에서도 국내 선수 최다 리바운더가 승리의 기쁨을 만끽할 수 있을까?
3차전에서 나온 챔프전 관련 기록
애런 맥기가 4개의 블록을 기록하는 등 모비스의 슛을 9차례나 블록으로 막아냈다. KTF가기록한 9블록은 챔프전 통산 한 경기 최다 블록 공동 2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1위는 2001~2002시즌 챔프전에서 오리온스가 SK를 상대로 기록한 13개이다.
모비스는 3차전에서 기록한 7개의 3점슛 중 6개를 2쿼터에 집중시켰다. 이는 챔프전 통산 한 쿼터 최다 3점슛 동률 1위 기록이다. 이 날 기록으로 한 쿼터에서 6개의 3점슛을 성공한 경우는 총 5회가 있는데 이 중 모비스가 2회 기록했다. 모비스는 지난 챔프전 2차전 1쿼터에 삼성을 상대로 1쿼터에 6개를 성공한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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