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과 디스크를 앓고 있는 구모 할아버지(81·서울 가락동)는 2001년부터 치매를 앓아온 아내 권모 할머니(79)를 간병하느라 운동이나 외부활동을 전혀 하지 못했다. 권 할머니는 현재 인지기능이 현저히 저하된 상태라 누군가의 보살핌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태다. 아들 내외와 함께 살고 있긴 하지만 맞벌이를 하고 있는 터라 할머니 간병은 구 할아버지의 몫이었다.
이제는 구 할아버지도 자신의 몸을 추스릴 수 있게 됐다. 정부가 지원하는 노인돌보미 서비스를 이용하기 때문이다. 원래 월 9회 27시간 제공되는데 구 할아버지는 추가로 65만원을 더 부담해 하루 5시간 주 4회를 이용할 계획이다. 구 할아버지는 남는 시간을 치료와 운동에 활용할 생각이다.
구 할아버지는 노인돌보미 서비스에 거는 기대가 크다. 구 할아버지는 중증 치매인 권 할머니를 단기요양시설에 의탁할 계획이었지만, 노인돌보미 서비스를 이용해보고 좋으면 시설에 보내지 않고 집에서 함께 살 생각이다.
이번 어버이날 거동이 불편한 부모님에게 노인돌보미 서비스를 선물하면 어떨까. 보건복지부가 실시하고 있는 노인돌보미 서비스는 120시간의 전문교육을 받은 믿을 수 있는 돌보미가 거동이 불편해 일상생활을 혼자 하기 힘든 노인을 돌봐주는 사업이다.
전통적인 사회복지서비스와 달리 일부 저소득층에게만 지원이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가구 소득이 전국 평균소득 이하(4인가구 기준 353만원)이고 치매나 중풍, 노환이 걸린 노인이 있지만 가족이 보살피기 힘든 경우라면 누구나 신청해 이용할 수 있다.
지원되는 서비스는 식사와 세면, 화장실 이용 보조, 생필품 구매 대행, 외출 동행, 청소나 세탁 도움 등이다. 한달에 9번 총 27시간 동안 이용하는데 드는 비용은 월 3만6000원(정부 지원 20만원)인데 구씨 할아버지처럼 원하는 경우 추가비용만 부담하면 더 많은 시간 동안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지난달 2일부터 시작된 노인돌보미 사업은 올해 2만5000명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4월 말 현재 신청건수는 총 1800건으로 전체의 7.2% 정도에 불과해 아직 신청 기회가 많이 남아 있다. 자세한 문의와 신청은 거주지 읍·면·동사무소에서 하면 된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하루 1000원 가량의 부담으로 서비스를 이용하면 몸이 불편한 부모님의 생활이 보다 편해지고 자녀들도 안심하고 직장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가정의 달인 5월을 맞아 노부모님을 위해 할 수 있는 가장 큰 효도 선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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