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천 ‘중도개혁세력 통합추진협의회’ 제안


‘민주당 중심론’에서 반발 물러나 통합 본격적 추진
범여권 대통합의 한 축을 이루고 있는 민주당의 박상천 대표가 9일 오전 기자회견을 갖고, 중도통합정당 결성을 위한 ‘중도개혁 세력 통합진협의회’ 구성을 제안하고 나섰다.

그동안 ‘민주당 중심’의 입장을 견지해온 박 대표가 통합논의에 한발 다가가며 半발 물러선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 또한 박 대표는 “국정실패에 책임을 져야할 주요 인사와의 통합을 전제로 하지 않는다면, 정세균 의장 등 열린우리당 내 책임 있는 인사들과 열린우리당 내 중도개혁세력들을 적극적으로 만나 중도개혁세력 대통합 방안과 강력한 중도개혁정당 건설에 대해 진지하게 머리를 맞대고 논의 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범여권의 통합논의는 급물살을 타게 될 전망이다. 그러나 박 대표는 이 날 기자회견에서 “열린우리당 의원이 대다수가 될 ‘제 3지대론’은 열린우리당 유사정당으로 보이지 않게 하려는 고육책에 불과하다”며 ‘제 3지대에서의 헤쳐모여식 통합’ 방식에는 명백한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제 3지대론’이 아닌, ‘중도개혁 세력 통합진협의회’를 통한 후보단일화로 한나라당과의 경쟁구도를 만들어야 한다는 게 박 대표의 주장이다. 박 대표의 주장은 언뜻보면 열린우리당에서 주장하는 ‘제 3지대론’과 큰 차이가 없어 보인다.

그러나 ▲민주당을 해체하지 않겠다는 점 (헤쳐모여식이 아닌 민주당 중심의 통합논의를 이어가겠다는 점) ▲열린우리당 일부 세력에게 국정실패 주도의 책임을 묻는다는 점 등에서 열린우리당측이 주도하는 통합논의와는 거리가 있다. 한편 박 대표는 ‘중도개혁 세력 통합진협의회’가 결성되면, 금년 가을~12월 초에 반 한나라당 후보들이 연대해 후보단일화를 이룩할 것이라 전망했다.

“‘중도개혁 세력 통합추진협의회’ 구성해 통합논의에 앞장설 것”
박상천 대표는 “결론부터 말하면, 민주당은 중도개혁세력을 통합해 강력한 중도정당을 건설하고, 중도개혁주의에 입각한 새로운 정책을 내세워 한나라당에 맞서 대선승리를 하겠다”며 기자회견을 시작했다.

이를 위해 박 대표는 가칭 ‘중도개혁 세력 통합추진협의회’의 구성을 제안하고 나섰다. 박 대표는 “원칙과 대의에 맞는 중도개혁 통합정당만이 대선에서 한나라당에 맞설 수 있는 유일한 대안”며 “중도통합정당 결성을 앞당기기 위해 이에 찬성하는 중도개혁주의 제정파와 다각적인 통합협상에 앞장설 것이며, 그 방안을 도출하기 위한 ‘중도개혁 세력 통합추진협의회’를 구성할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열린우리당과의 당대당 통합이나 중도개혁주의 세력이 아닌 세력, 국정실패에 책임을 져야할 주요 인사와의 통합을 전제로 하지 않는다면”이라는 전제 하에 “정세균 의장 등 열린우리당 내 책임 있는 인사들과 열린우리당 내 중도개혁세력들을 적극적으로 만나 중도개혁세력 대통합 방안과 강력한 중도개혁정당 건설에 대해 진지하게 머리를 맞대고 논의 할 용의가 있음을 밝힌다”고 말했다. 또한 박 대표는 “이러한 협의체가 결성 될 경우, 금년 가을 또는 12월 초에 반 한나라당 후보들이 연대해 당시의 지지도를 기준으로 후보단일화를 이룩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 3지대론’은 열린우리당 유사정당으로 안 보이려는 고육책”
열린우리당과의 대화 재개 의사를 밝힌 박 대표는 그러나 열린우리당과의 당대당 통합 및 열린우리당이 주장하는 대통합을 위한 ‘제 3지대론’에 대해서는 강력한 반대 의사를 표명하고 나섰다.

박 대표는 “열린우리당 지도부는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이 ‘당대당 통합’을 하는 등 양당이 모두 합치는 통합을 주장하면서 본인과 민주당이 이에 응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연일 공격하고 있다”며 “민주당은 두 가지 이유로 원칙에 어긋나는 (열린우리당과의) 통합에 응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념과 정책을 달리하는 두 개의 정당이 통합하는 것은 정당구성의 기본원칙에 어긋난다는 점 ▲대선을 앞둔 현 시점에서 민주당이 국정실패에 책임을 지고 대선에서 심판받아야 할 정당의 일원이 되면 대선에서 승리할 수가 없다는 점이 박 대표가 밝힌 열린우리당과의 당대당 통합에 응할 수 없는 이유다.

 박 대표는 “열린우리당은 평등 우선의 진보노선을 기본이념으로 하는 정당이고, 민주당은 중도개혁주의를 기본이념으로 하는 정당”이라며 “(두 정당의 통합은) ‘잡탕식 통합’이 될 것이고 곧 내분상황에 빠질 것”이라고 일축했다.

“이 방안은 통합된 정당의 의원 숫자가 많아진다는 점에서 ‘대통합’이라고 할지 모르나, 그 효과는 한나라당에 정권을 헌납하는 결과를 가져오는 ‘하책 중 하책’ 이라 아니 할 수 없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어 박 대표는 열린우리당 일부에서 제기하는 ‘제 3지대론’과 후보중심 신당론에 대해서도 날카로운 비판을 가했다.

박 대표는 “열린우리당 일부에서는,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을 해체하거나 양쪽 의원들이 탈당해 밖에서 만나 신당을 결성하고 대선주자들 경선으로 인기를 얻자는 소위 ‘제 3지대론’을 주장하고 있는데, 이는 의원들과 대선주자들의 이념과 국정실패를 주도했는지의 여부를 묻지 않는다는 점에서 ‘잡탕식 정당’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며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박 대표는 “‘제 3지대론’은 실지 구성원은 열린우리당이 대다수인데 열린우리당 유사정당으로 보이지 않게 하려는 고육책에 불과하다”며 “열린우리당의 ‘당대당’ 합당론의 변형에 불과하며 그에 대한 비판이 그대로 적용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박 대표는 “열린우리당의 경우 정당해체가 가능할지 모르겠으나 민주당은 대의원들의 거의 전원이 민주당을 지키는 데 앞장서왔다. 50년을 이어온 중도개혁주의 민주정당을 소멸시키는 일이 과연 옳은 일인지 묻고 싶다”며 민주당 해체를 일축했다.

“민주당이 중도개혁 통합정당 건설하면 한나라당 이긴다”
한편 박 대표는 “민주당이 원칙과 대의에 입각한 중도개혁통합정당을 건설하면 대선에서 한나라당을 이길 수 있다”고 자신했다. 박 대표는 “지금 한나라당을 이길 수 있는 정당은 민주당밖에 없다”며 “민주당은 헌신적 당원들로 구성된 전국조직과 수십 년간 민주당을 지지해온 전통 지지층, 그리고 강력한 지지기반이 있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또한 박 대표는 “민주당은 중도개혁주의라는 당의 기본이념과 열린우리당의 국정실패에 무관하다는 강점이 있다”며 “지금 한나라당이 경제를 살린다는 정책노선으로 평등을 최우선가치로 삼는 열린우리당에 완승하고 있으나, 민주당의 중도개혁주의 노선은 경제를 살리면서 서민과 중산층을 보호하기 때문에 한나라당을 이길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박 대표는 “국정실패에 책임이 없는 민주당을 비롯한 새로운 세력과의 대결에서는 한나라당이 무력하다는 사실을 4.25 재보궐선거는 보여주었다”며 “노무현 정권 실정의 책임에서 자유로운 중도개혁세력이 올바른 명분하에 통합을 이루어내면 국민들은 연말 대선에서 기꺼이 지지를 보내줄 수 있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다만 민주당은 현역의원이 12명에 불과하다는 등의 약점이 있어서 중도개혁주의를 신봉하는 현역의원 등을 보강할 필요가 절실해 중도개혁 세력 통합이라는 정계개편에 나선 것”이라고 통합 협의체 구성을 제안한 배경을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