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대통령 만난 박상천, 소통합 재차 주장


범여권 후보를 내세우기 위해 민주당과 중도개혁통합신당, 열린우리당 등은 세력 규합과 대선 인물 만들기에 박차를 가한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 박상천 대표가 소 통합 후 후보를 내세울 계산을 하고 있어 범여권 대통합이 점점 어려워질 전망이다.

이에 민주당 박상천 대표는 29일 동교동 자택으로 김대중 전 대통령(DJ)을 예방해 범여권에 대한 심도있는 논의를 한것 으로 전해졌다. 이날 두 사람의 만남은 DJ가 범여권 대통합을 강조하고, 박 대표는 열린우리당과의 통합을 거부하는 상황에서 이뤄져 논의에 해결점이 쉽지 않았다.

 이에 두 사람은 이날 회동에서 예상대로 통합방법론을 둘러싸고 미묘한 입장차이를 보였다. 김 전 대통령은 “현재 추진 중인 중도개혁통합신당과의 통합이 잘 되더라도 거기서 멈춰선 안 된다”며 “이번 대선에서 잘못하면 내년 국회의원 선거 역시 심판을 받는다.

 내 이익을 앞세우지 말고 국민의 이익을 앞세우라”고 주문했다. 그러나 박 대표는 “중도개혁세력을 통합하고 후보 단일화를 이뤄내면 능히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대통합은 여러 가지로 볼 때 성사되기 어렵고 부작용도 많다”고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특히 박 대표는 50분간의 면담 중 30여분 이상 범여권 대통합은 불가능하다는 논리를 계속 펴 나갔다. 박 대표는 면담이 시작되자마자 "소위 (열린우리당이 요구하는) 대통합을 하면 이번 대선에서 승리가 어렵다. 열린우리당은 국민의 신뢰를 완전히 상실해 대선 때까지 회복할 수 없다"고 계속 주장했다.

이어 "지난 4·25 재보궐선거가 새로운 희망을 보여줬듯이 국정실패로부터 자유로운 세력이 한나라당과 대결하면 정상적인 승부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박 대표는 "중도개혁신당과 열린우리당 잔류세력이 각각 대선후보를 낼 경우 11월쯤 후보단일화를 하겠다"며 "김 전대통령이 조금만 도와주시면 된다.

극소수의 국정실패 책임자만 제외하고 친노파든 민주노동당이든 모두 포용해서 한나라당과 맞서겠다"고 설득했다. 반면 김 전 대통령은 "국민이 바라는 것은 비한나라당, 중도개혁세력, 재야세력까지 포함해 대통합을 하라는 것"이라며 "박 대표가 후보단일화를 하겠다고 해서 희망을 갖지만 잘되겠는가 하는 걱정도 있다.

 감정을 상하게 하지 말고 (특정인물을) 배척하지 말고 나가야 한다"고 충고했다. 김 전 대통령은 또 "뭐니뭐니 해도 후보가 중요하다"고 강조했고, 박 대표는 "지금 새로운 후보를 찾을 수도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