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의원 16명 탈당 강행, 그러나 대통합은 멀어


임종석 우상호 의원 등 열린우리당 초·재선 의원 16명이 8일 탈당함에 따라 범여권 대통합 움직임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임 의원 등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제 세력과 연대해 대통합 추진협의체 구성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들의 탈당으로 2004년 총선에서 152석을 확보했던 우리당은 1, 2차 집단 탈당을 거치면서 91석으로 줄어 들었다. 이들을 포함한 우리당 제3지대 창당파는 단계별 탈당을 통해 늦어도 7월 중순까지 신당의 얼개를 짜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함께할 세력으로는 정동영·김근태 전 의장을 비롯한 기존 대선예비주자군과 천정배 의원의 민생정치모임, 이강래 의원 등 백의종군파 그룹, 민주당 내 대통합파, 미래구상 등 진보성향 시민사회세력를 우선 꼽고 있다. 아울러 손학규 전 경기지사 세력를 포함시킨 뒤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를 실시, 9월 중순까지 범여권 단일 대선후보를 선출하겠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이러한 일정표가 차질 없이 진행되기 위해서는 중도개혁통합신당과 민주당이 당대당 합당을 통해 창당키로 한 통합민주당을 와해시키거나 적어도 통합경쟁에서 우위를 점해야 가능하다. 당장 두 당은 제3지대 대통합은 ‘기획탈당’이라며 격하게 비난하며 각을 세웠다.

통합신당 김한길 대표는 “통합민주당은 2, 3단계 통합을 통해 대통합을 실현해낼 것이며 추석 이전 오픈프라이머리를 완료해 중도개혁세력대표 대선주자를 선정하겠다”고 강조했다.

친노진영이 제3지대를 선택할 지도 관건이다. 대통합신당이 참여정부를 계승하는 것이어야 한다는 전제를 한자락 깔아놓기는 했지만 일단은 동참하자는 기류가 강하다. 김형주 윤호중 이광재 의원 등 친노파 의원 8명은 긴급 모임을 갖고 “당 지도부가 추진하는 대통합신당에 동의하고 추진방식과 일정, 행보를 함께 하겠다”고 입장을 정리했다.

이해찬·한명숙 전 총리와 김혁규 의원 등 친노 대선예비주자들도 당장은 아니지만 대통합 성사 단계에서 합류할 가능성이 높다. 이와는 달리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을 비롯한 강경 친노그룹은 우리당을 사수하겠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열린우리당 대선주자 중 한 명인 김혁규 의원은 이날 "참여정부의 국정실패론을 전제로 한 신당에는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혁규 의원은 김종률 의원을 통해 발표한 '열린우리당의 현 상황에 대한 입장'을 통해 "자신은 지도부가 추진하는 대통합 신당에 동의하며, 추진방식과 일정, 행보를 같이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대통합신당은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의 이르는 민주정부 10년을 계승하는 모든 세력의 대통합이어야 한다"고 강조해 열린우리당과 참여정부의 정책과 정신을 계승하고 친노세력을 모두 아우르는 대통합이 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종률 의원은 "김혁규 의원과 한명숙 前 총리가 어제(7일) 낮에 만나 이같은 입장을 정리했으며, 이해찬 前 총리와도 뜻을 같이 했다"고 전했다.

 최근 김근태 전의장이 '노무현 대통령 그룹 배제론'을 제기한 가운데 친노그룹 대선주자 3명이 대통합 신당의 성격과 범위를 강조하고 나서면서 '범여권' 대통합을 둘러싼 갈등과 신경전이 분열로 이어질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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