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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익균형 맞춘 추가협의, 실익까지 챙겼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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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익균형 맞춘 추가협의, 실익까지 챙겼다
비자쿼터 확대, 복제약 특허연계 유예…미측 요구 제한적 수용
한국과 미국 두나라는 자유무역협정(FTA) 추가협의에서 미측이 제시한 7개 수정내용을 한미FTA 협정문에 반영하되, 우리가 역제안한 비자 문제, 복제약 시판허가·특허연계 이행의무 유예 등에 대해서도 함께 수용키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한미 양측은 추가협의 일정을 모두 마치고 30일 오전 10시(워싱턴D.C. 현지시간)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과 수전 슈워브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한미FTA 체결 서명을 할 예정이다.
정부는 29일 열린 대외경제장관회의와 국무회의에서 1주일간 진행된 한미 FTA 추가협의 결과가 우리측 실리를 챙기면서 양국 이익의 균형을 깨뜨리지 않는다는 판단을 내리고 추가협의에 합의키로 했다.
정부는 이번 FTA추가협의가 조기 마무리됨에 따라 미국의 무역촉진권한(TPA) 시한만료 후 추가협의 결과에 대한 법적 효력 시비를 차단하고 양국 의회의 비준 가능성을 높였으며, 미 의회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자동차, 개성공단, 쌀 등에 대한 재협상 요구를 차단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특히 이번 추가협의는 FTA 전체에 대한 이익의 균형을 잘 맞춘 것으로 평가된다. 무역보복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일부 우려를 낳았던 노동ㆍ환경분야 일반 분쟁해결절차 도입과 관련해 소송 남용을 막을 수 있는 제한 규정을 도입한 데다 전문직 비자쿼터와 의약품 분야에서 우리 측의 역제안을 관철한 덕분이다. 신통상정책과 관련해 미국이 제시한 다른 요구사항들은 이미 큰 부담이 없는 것으로 파악된 상태였다.
29일 노무현 대통령이 주재한 청와대 임시국무회의에서 정부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수정 협정문안을 의결했다.
■ 노동·환경 일반분쟁해결절차-실질적 피해 입증돼야 발동
한미FTA 추가협의 결과에 따르면 한미 양측은 노동, 환경분야에서 일반분쟁해결절차를 적용키로 했다. 기존 협정문에는 타 분야와는 달리 노동, 환경분야에는 특별분쟁해결절차를 적용키로 했던 것을 일반절차로 수정한 것.
특별분쟁해결절차는 보상액 상한선이 1500만달러이며 보상액을 패소국의 제도개선에 쓴다는 것이 주요골자였으나 일반분쟁해결절차는 보상액 상한선이 없고 승소국 피해에 대한 보상에 쓴다는 점에서 서로 차이가 있다.
정부는 노동, 환경분야에서 일반분쟁해결절차를 수용하되, 제소를 위한 의무위반 조건에 양국간 무역·투자 부분에서 실질적인 피해가 발생했을 경우로 한정키로 했다. 이는 분쟁으로 가기 위한 제소 요건을 한층 까다롭게 한 것으로 그만큼 분쟁해결절차를 발동하기가 쉽지 않게 된다.
이를 명확히 하기 위해 수전 슈와브 미 무역대표부 대표의 명의로 서한을 송부키로 했다.
또 일반분쟁해결절차의 남용을 방지하기 위해 △양국 정부가 분쟁당사자이며 △정부의 노동·환경 관련 법제도가 분쟁대상이고 △분쟁절차에 앞서 노동협의회, 환경협의회, FTA공동위원회 등 정부간 협의를 선행하며 △무역보복은 피해에 상응하는 규모로 제한하는 것을 명확히 했다.
■ 허가-특허 연계 18개월 유보, 국내 제네릭사 시간 벌어
의약품의 경우 복제약 시판 때 특허와 연계토록 해 복제약을 중심으로 국내 업체가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었는데 이번 협의에서 미국이 복제약 시판허가와 특허연계 의무이행을 18개월간 유예키로 했다.
그동안 복제약 시판허가와 특허연계 의무이행 조항은 국내 제약업계가 우려했던 부분으로, 이번 추가협의에서 우리의 요구가 받아들여짐으로써 복제약의 발매 지연으로 예상됐던 매출손실이 당초 추정보다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 조항은 오리지널 의약품 특허기간이 채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국내 제약사가 제네릭 의약품을 제조해 의약품허가당국에 시판허가를 신청할 경우 당국은 특허기간 안에 제네릭 의약품이 시장에 출시되지 않도록 시판을 금지하는 방법을 강구하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추가협의에서 복제약 시판허가와 특허연계 의무이행 조항을 협정 발효 후 18개월 동안 이행하지 않아도 한미 FTA 분쟁조정위원회에 회부되지 않는 등 시간을 벌 수 있게 된 것이다.
■ 비자 문제, 미 행정부 '협조' 약속
우리측은 또 오랜 숙원사업이었지만 한미FTA 본협상에서 미 의회 권한이라는 이유로 관철되지 않은 전문직 비자쿼터 확대 문제, 비자면제프로그램 대상국 포함 등 비자문제에 대해 미 행정부와 긴밀한 협의를 계속해 나가기로 했다.
이와 관련, 미 행정부는 이달 30일 또는 내달 1일에 미국의 비자면제프로그램(VWP) 가입국에 한국을 포함시키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하기로 했다.
또 한미 양측은 미측이 제시한 노동, 환경, 의약품, 정부조달(노동관련), 필수적 안보, 항만안전, 투자 등 7개 수정안을 협정문에 반영키로 했다.
노동 분야는 ILO(국제노동기구) 선언에 표명된 권리(결사의 자유, 단체교섭권의 효과적 인정, 강제 노동의 제거, 아동노동의 효과적 철폐 및 가혹한 형태의 아동노동 금지, 고용과 직업에 있어 차별 제거)를 국내 법령 또는 관행으로 채택.유지하고 집행해야 한다. 집행자원의 배분을 이유로 노동챕터 내용을 준수하지 않을 수 없다.
환경 분야는 양국이 오존층 파괴물질에 관한 몬트리올 의정서, 해양오염 협약 등 7개 다자환경협약의 의무 이행을 위한 국내 법령과 조치를 채택하고 집행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 미측 제안, 우리에 실질적으로 크게 부담 안돼
양국간 무역·투자에 영향을 주면서 환경법상 보호를 약화하는 방법으로 환경법 적용을 면제할 수 없다. 다만 면제·이탈을 허용하는 국내 환경법 규정이 관련 다자환경협약상 의무와 불합치되지 않는 경우 이 조항에 따른 조치는 허용된다.
이와 관련, 한덕수 국무총리는 “신통상정책과 관련한 미국의 제안이 우리측에 실질적으로 크게 부담되지 않는 수준”이라며 “노동·환경분야의 경우 우리가 이미 잘 이행하고 있으며 국내 노동.환경 정책 방향과도 부합한다”고 말했다.
의약품 분야에서 한미 양국은 국제무역기구(WTO)의 '지적재산권협정과 공중보건 선언'상 의무를 확인하고 FTA의 의약품 협정 조항이 각 당사국이 이 선언에 따른 공중보건 보호조치를 취하는 것을 방해하지 않는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이는 에이즈(AIDS) 등 전염병이 창궐하면 의약품의 지적재산권에 구애받지 않고 전염병 치료를 위한 복제약을 생산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미 양측은 이와 함께 FTA 협정 당사국이 필수적 안보 예외조항을 원용할 경우 투자자대 국가간(ISD) 및 국가대 국가간 분쟁해결 패널 또는 중재판정부는 이 예외 적용을 수용해야 한다고 명확하게 규정했다.
■ 서명후 협정문 7월3일 공개
아울러 항만안전은 양국 해운서비스 관련 유보안에 항만활동 관련 조치들이 필수적 안보 예외의 적용 대상임을 확인했다.
정부조달과 관련 당사국이 정부조달 참여 기업에 WTO 정부조달협정에 따라 근본적인 노동권, 산업안전 보장, 근로시간, 최저임금과 관련해 수용 가능한 근로조건의 충족을 요구할 수 있도록 했다.
투자는 서문(preamble)에서 미국은 외국인 투자자와 내국인 투자자가 동등한 수준의 투자보호를 제공받음을 선언적으로 규정했다.
한편, 한미 양측이 FTA추가협의를 최종 마무리함에 따라 30일 오전 10시(한국시간 30일 오후 11시)로 예정돼 있는 한미FTA 협정문 체결 서명은 예정대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서명 후 전체 협정문은 7월3일 공개될 예정이다.
이혜민 한미FTA기획단장은 "서명이 끝나면 국회 비준 절차에 들어갈 것"이라며 "한미 양국 모두 국회 비준 동의가 조속히 진행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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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hak@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