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억 8천만불의 흥행을 기록하며 전세계 박스오피스를 발칵 뒤집어놓은 초대박 코미디 <웨딩 크래셔>가 “커플 파괴단 1촌 모집’이라는 독특한 이벤트로 네티즌들 사이에 화제가 되고 있다. ‘커플 파괴단’이라니! 발렌타인 데이를 며칠 앞두고 등장한 이 위협적인 단체(?)의 정체는 무얼까. 솔로 예찬을 외치며 ‘커플 파괴로 건전사회 이룩하자’를 웅변하는 ‘커플 파괴단’은 이미 600여명의 단원을 확보하고 급격한 속도로 그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
물론 회원의 구성원은 대부분 싱글이며, 싱글을 가장한 커플 몇몇이 잠입해 있는 정도.
얼마 전 오픈한 <웨딩 크래셔> 미니홈피에서 시작한 ‘커플 파괴단 1촌 모집 이벤트’가 싱글들의 열렬한 참여로 기대 이상의 호응을 만들어내고 있다. 그들이 남겨놓은 ‘커플 파괴단 1촌평’에는 솔로들의 비애와 한이 절절히 묻어나, 발렌타인 데이라는 커플만의 잔치에 가려진 솔로의 일상을 들여다보게 한다. ‘싱글 규칙서 10’ ‘싱글 맞춤시대’ ‘염장커플은 NO!~~’ 등의 코너에는 그동안 소외 받았던 솔로들의 입담이 거침없이 쏟아지고 있다.
'싱글 규칙서 10', '싱글이어서 좋은 점'에는 덤덤한 듯 하지만 일면 처절한 내용들이 올라와 많은 공감을 얻고 있다. ‘언제나 의리있는 녀석이라고, 친구들에게 인기가 엄청나다. 주말에 돈 쓸 일이 없다. 핸폰은 게임할 때나 쓰기 때문에 전자파의 유해로부터 안전하다.’등 위로해야 할지 부러워해야 할지 아리송한 내용들이 계속해서 올라오고 있다.
<웨딩 크래셔>는 남의 결혼 피로연에 참석해 먹고 마시는 걸로 모자라 작업에 열을 올리는 두 싱글남의 신나고 통쾌한 결혼식 난장기이다. 자기 작업에 열중하느라 남의 커플까지 위태롭게 만드는 ‘웨딩 크래셔’들의 이야기는 기발하고 신선한 소재와 예상치 못한 이야기 전개로 시종 폭소를 자아낸다. ‘커플 파괴단’은 <웨딩 크래셔>의 주인공인 ‘존과 제레미’를 지칭하는 우리말 버전. 잘 되어 가는 커플을 보면 깨놓고 싶은 솔로들의 속마음을 제대로 짚어낸 말이라 할만하다. 미니 홈피에 몰려들어 ‘커플 파괴단’임을 자처하고 나서는 열혈 싱글들이 줄을 잇는 것을 보면, 그 동안 참고 참았던 염장질 커플에 대한 한이 얼마나 절절했는지 능히 짐작이 가능하다.
‘화려한 싱글’을 자부하지만 왠지 때만 되면 옆구리가 얼어 붙는 한기를 실감하는 싱글에게 ‘커플파괴단’은 더할 나위 없이 통쾌한 농담이자 선언이다. 그래서였을까. 이 세상은 남자와 여자로 갈리는 게 아니라 커플과 싱글로 구분된다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웨딩 크래셔>는 ‘2005년 전미 박스오피스 흥행 베스트 10’에서 <찰리와 초콜릿 공장>을 누르고 5위를 차지했을 뿐만 아니라 ‘2005년 피플 초이스 어워드’에서 관객들이 가장 좋아하는 영화(코미디 부분)로 선정되는 기쁨을 누렸다.
국경도 초월하는 싱글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전세계적인 히트를 기록한 <웨딩 크래셔>는 3월 1일 ‘독립의 날’에 의미심장한 개봉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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