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리가 앉아 있다. 뾰족한 끝에 딛고 쉬고 있는 모습이 경이롭다. 잠자리의 모습이 묘기로 보인다. 어떻게 꼭 맞게 다리를 딛고 앉을 수 있으며, 또 그 위에서 지친 날개를 쉴 수 있는 것인지 놀랍기만 하다. 앉아 있는 자리보다 훨씬 더 안전하고 편리한 곳은 많다. 그래도 잠자리는 그 곳을 선택하였고 쉬고 있는 것이었다.

  잠자리가 그 곳을 정한 것은 선택이다. 그곳을 선택하기 위하여 수많은 시행착오를 하였을 것이 분명하다. 잠자리 나름대로의 기준을 세웠을 것이 분명하고 예행연습도 많이 하였을 것이다. 그렇게 다양한 요건을 모두 다 고려한 뒤에 선택을 하였기에 저리도 편하게 쉴 수가 있는 것이 아닌가.

  옥정호(전북 정읍시)가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에는 여러 가지 꽃들이 화려하게 피어 있다. 원추리며 칸나 그리고 이름 모를 꽃들이 저 마다 화려함을 자랑하고 있었다. 고운 향을 뿜어내면서 유혹하고 있다. 그 곳을 살의 터전으로 삶고 살아가기 위하여 열심히 비행하고 있는 잠자리가 아름답다. 그의 일과 중에 선택을 위한 연습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으리라.

  잠자리의 삶과 우리 인생도 다를 것이 없다. 잠자리도 편하게 쉴 수 있는 곳을 선택하듯이 우리의 삶도 선택의 연속이다. 태어나서 줄을 때까지 선택하지 않으면 안 된다. 준비 없는 선택을 하게 되면 시행착오를 하게 되고 낭패를 볼 수도 있다. 선택은 필연이지만 언제나 성공할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옛날 군주는 사냥을 하였다. 그 것은 즐기기 위한 목적보다는 의무에 가까웠다고 한다. 사냥을 통해서 군주 자신의 체력을 향상시키는 것은 물론이고 사냥을 통해서 국토에 대하서 자세하게 관찰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는 것이다. 이렇게 습득한 정보는 나라를 지키는데 활용되고 다른 나라의 지형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군주의 사냥도 준비된 선택이라고 말할 수 있다. 나라를 통치한다는 것은 말처럼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사람들의 관계를 조정하는 위치에 있기 위해서는 더 많은 정보가 필요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기준을 설정해 놓아야 한다. 공평하지 않으면 언제든지 잘못된 선택을 할 수밖에 없다. 그렇게 되면 난감한 결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현대도 다르지 않다. 아니 오히려 더욱 더 준비된 선택이 중요해졌다. 과거에는 한번 습득한 지식과 정보를 가지고 평생 동안 활용할 수 있었다. 그래서 한결 어렵지 않게 선택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달라졌다. 평생 준비하지 않으면 안 되게 되어 있다. 그만큼 정보의 유효기간이 짧아지고 있는 것이다.

  어제 유용하였던 지식이 오늘은 무용지물이 되는 것이 허다하다. 준비된 선택을 위해서 지속적으로 학습하고 배우지 않으면 안 되게 된 것이다. 시대가 달라졌으니, 그에 상응한 노력을 해야 한다. 무슨 일이든 노력하지 않고는 아무 것도 얻을 수 없다. 현명한 선택을 하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노력이 전제되어야 한다.

  잠자리가 그렇게 뾰족한 곳에 안전하게 앉아서 편안하게 쉴 수 있는 것도 바로 준비된 선택이었기 때문이다. 비행을 통해 지친 날개를 쉬지 못하면 잠자리의 미래는 불투명할 수밖에 없다. 준비된 선택을 통해 안전하게 쉴 수 있어야 내일의 희망을 가질 수 있다. 잠자리가 앉아 있는 모습이 아름답게 보이는 까닭이다.

  잠자리처럼 준비된 선택을 하고 있는가? 아무리 생각하여도 고개가 옆으로 흔들어진다. 즉흥적인 선택이 대부분이었으니, 그 결과는 낭패가 될 수밖에 없었다. 물론 간혹 운 좋게 기분 좋은 결과를 보기도 하였지만 그 것은 소수이고 대부분이 시행착오가 된 것 허다하였다. 그것은 모두가 준비를 하지 않은 탓이었다.

  앞으로라도 잘 해야 한다. 준비된 선택의 중요성을 알게 되었으니, 충분히 준비하는 것이 현명한 태도다. 알고 실천하지 않으면 더욱 더 나쁜 일이다. 잠자리가 안전하게 쉬고 있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내일은 다른 모습으로 살아야겠다고 다짐해본다. 현명한 선택을 위해 철저한 준비를 해야겠다. 잠자리의 모습이 돋보인다.<春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