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대선 경선후보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는 30일 인천 합동연설회에 앞서 지역을 찾아 '산업수도의 주인'인 근로자들의 표심을 잡기 위한 차별화된 행보를 펼쳤다.

지역 행보의 의미에 대해 박 전 대표 측은 "최근 검증 국면을 거치면서 인천지역의 대의원이나 당원들 사이에 박 전 대표를 지지 분위기가 확산돼 판세가 역전되고 있다"고 조심스런 관측을 내놓고 "이날 인천 방문과 합동연설회를 통해 역전 굳히기의 발판이 마련된 셈"이라고 말했다.

인천선대위 이경재 총괄본부장은 "인천지역의 당심과 민심이 조금씩 움직이면서 51대 49 정도로 앞서가게 된 만큼 오늘을 계기로 지역 판세를 굳힐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과 관련, 그동안 중립지대에 있는 울산지역 한나라당 인사들이 지난 부산 후보합동연설회를 기점으로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 진영으로 급속하게 빨려들고 있다.

이는 8.19 경선일을 20여일 앞두고 절정에 달하고 있는 양대 후보 진영의 세불리기 공세와 자칫 이 시기를 놓치면 ‘빅2’ 우산 속으로 들어갈 기회가 없을 것이라는 중립지대 인사들의 시기적 선택이 맞아떨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이들이 선택한 한지붕 아래 20일간의 한시적인 별거가 어떤 결과를 낳게 될지 정치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권 위원장은 지지선언 배경에 대해 “한나라당이 잃어버린 10년을 되찾아 국가의 경제를 살리려면 본선 경쟁력과 그 능력이 있어야 하는데 이를 해낼 후보는 이 전 시장뿐”이라면서 “앞으로 당협 조직을 재정비해 이 후보가 당내 경선에서 승리해 본선에서 이길 수 있도록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그는 “누구를 지지하든 자유이나 만약 상대 후보를 흠집내 한나라당이 정권교체에 실패한다면 당원과 국민들의 엄중한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울산여성중앙회 김길자 회장과 의회를 사랑하는 사람들 울산시지부 최윤주 회장 등 지역 여성단체 대표 100인은 합동연설회가 열린 지난 27일 모임을 갖고 박 전 대표에 대한 공식 지지선언을 했다.

여성단체 대표들은 지지선언문에서 “정의가 살아 숨 쉬는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고, 여성의 정치참여 확대와 양성 평등사회를 실현하기 위해 여성들의 마음과 뜻을 모아 여성지도자를 세우기로 했다”면서 “대표 시절 한나라당을 구하고 지난해 5.31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끄는 등 강한 정치지도력을 보여준 박근혜 전 대표가 대통령 후보로 선출돼야 한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이어 “박 전 대표는 불법으로 개인 재산을 증식하거나 정치적 이득을 취한 일이 없는 깨끗한 정치인으로서 높은 도덕성을 갖추고 있으며, 이해에 따라 소신을 바꾸지 않는 원칙을 지키는 지도자다”라고 강조했다.

한나라당 대선후보를 뽑기 위한 8.19 경선의 공식선거전이 지난 21일부터 시작된 가운데 이명박․박근혜 양대 후보 진영은 인천의 표심을 잡기 위한 사활을 건 총력전에 돌입했다.

그동안의 치열한 검증공방 속에서도 뚜렷한 지지율 변화가 나타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 역대 각종 선거에서 전국 평균치에 가장 근접한 표심을 드러내온 울산에서 이길 경우 전국에서도 이긴다는 계산 때문이다.

경선 선거인단 규모로는 전국(23만명)의 5.1%인 9천512명(여론조사 포함)에 불과한 인천이지만 이 지역의 표심이 전국의 바로미터가 된다는 점에서 이번 경선에서 주요 변수지역에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지난 20일 당 선관위로부터 선거인단 명부가 확보한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의 인천캠프는 대의원, 당원, 국민선거인단에 대한 전담반을 구성하고, 명부 분석을 통해 선거인 개개인의 후보지지 성향을 파악하는 등 피아 분류에 주력하고 있다.

양대 캠프 측은 또 인천지역 6개 선거구별로 우세와 열세지역으로 나누고, 개별 선거구 내에서도 각 동별 후보지지 성향까지 분석하는 등 기초자료 작업을 진행중이며, 이를 바탕으로 이번 주초부터 선거인 개별 접촉에 나설 방침이다.
이 전 시장과 박 전 대표의 인천경선대책위는 선거 초반인 이번 주부터 이달 말까지는 상대적 약세로 분류되는 지역을 중심으로, 이어 중반인 다음달 초순은 부동층을, 종반에는 전방위 공략에 나선다는 기본 전략이다.

이를 통해 양대 후보의 인천선대위 측은 이번 주초 캠프내 조직 총동원령을 내리고, 지역 대의원 선거인단 9,512여명(당연직 포함)과 당원 및 국민선거인단 각 5천918명 등 여론조사 선거인단을 제외한 모든 선거인단을 만나 지지를 호소한다는 각오다.

양대 캠프 측은 우선 대의원과 당원 선거인단에 대해서는 직능조직과 지방의원 등을 동원하고 국민선거인단에 대해서는 각 지역별 공조직과 외곽조직을 동원, 개별접촉을 진행해 나갈 계획이다.

이처럼 양측이 선거 초반부터 조직을 총동원하는 세대결 양상으로 나서는 것은 인천지역에서의 양대 후보 지지율이 여론조사 초기부터 줄곧 오차범위를 벗어나지 않는 박빙의 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양대 후보 인천캠프 관계자는 “선거인 명부에 있는 이름과 전화번호를 통해 주소를 파악한 뒤 각 선거구별 조직을 통해 개별접촉을 시도하는 한편, 외곽조직 등 모든 라인을 가동해 측면 지원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