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자장면 해단식' 열어
'고생한 것 위로 자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박근혜 전 대표는 27일 서울 시내 한 중식당에서 전국 243개 당협 위원장ㆍ선대위원장들, 시도별 선대위 실무진 등 지지자 2000여명과 함께 눈물의 '자장면 해단식'을 가졌다.

자장면 한 그릇, '그동안 마음고생 털어버리자'

인산인해였다. 모르는 이였다면 '대선출정식'으로 착각했을 정도.

27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캠프의 해단식이 열린 서울 부암동의 한 중식집. '패자'의 해단식이 아니라

'승자'의 자축연이라도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몰려들었다.

행사 장소는 식당 2층. 1000여석의 자리가 마련됐다. 그러나 꽉 들어차 수백명의 인파가 서성였다.

부랴부랴 아래층에 500여석의 좌석을 만들었지만 그것도 모자라 행사장 복도까지 테이블을 놨다.

중앙 및 시도 선대위 인사들 외에 외곽조직 및 지지자들이 대거 몰린 탓이다.

'박근혜의 힘'이 여전함을 느낄 수 있는 순간. 특히 박 전 대표가 행사장에 도착했을 때 지지자들은 일렬종대로 서서

박 전 대표를 연호하며 끊임없는 박수를 쏟아냈다.

경선 패배 후 일주일만에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박 전 대표는 연신 웃는 얼굴로 지지자들을 대했다.

연호하며 따라붙는 지지자들에게도 악수를 건넸다.

"여러분 그동안 안녕하셨습니까. 별로 안녕하시지 않으셨을 것 같습니다"라고 말문을 연 박 전 대표는

"여러분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서 죄송하다"고 했다.

이어진 연설에서도 박 전 대표는 "여러분이 대의명분으로 순수하게 저를 도와주셨기 때문에 여러분의 마음을 생각하면 제 마음이

아프기 그지없다"면서 "여러분을 대신해서 그 뜻을 이뤄드리고 싶었는데 그렇게 되지 못해서 죄스러울 뿐"이라고 거듭 사죄했다.

그러면서 "여러분이 보내주신 큰 사랑은 잊지 않겠다. 큰 사랑과 신뢰를 받았다는 것만으로도 과분하고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이날 행사는 지난 21일 캠프 사무실에서 열린 마지막 회의에 박 전 대표가 참석하지 않은 데 따른 '2차' 해단식이다.

애초 80여명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지지자들의 잇따른 참가신청으로 1000여명이 넘는 인파가 몰렸다.

선거법 위반에 대비, 참석자들로부터 자장면 값 만원씩을 갹출하기 위한 모금함도 식장 앞에 마련됐다.

이번주 박 전 대표의 공식 행사는 이날 열린 해단식이 마지막이 될 것으로 보인다.

30일부터 1박2일간 지리산에서 열릴 당 연찬회에도 박 전 대표가 참석하지 않을 것이란 게 중론.

이명박 후보와의 만남도 조만간 성사되기 어렵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지난 24일 이 후보가 "다음주쯤 박 전 대표를 만날 것"이라고 말한 바 있지만 실현 가능성은 미지수다.

다음달로 넘어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반면 오는 30일과 31일 1박2일 일정으로 열리는 한나라당 국회의원-당원협의회장 연찬회에 모습을 드러낼 것이란 시각도 있다.

또다른 박 전 대표 측근 의원은 "박 전 대표가 원칙을 중시하는 분이니만큼 한나라당 연찬회에 잠깐이라도 모습을 보이지 않겠냐"고 조심스레 관측했다.

● 박근혜 : “저를 신뢰해준 그 뜻 어렵고 힘든 결정 해주신 데 대해 저는 꼭 보답해 드리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여러분들을 대신해 여러분들의 꿈을 이뤄드려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에 대해 죄송스러울 따름입니다.”

박 전 대표는 "힘을 합쳐 좋은 나라를 만들겠다"고 강조했지만, 정권교체를 위한 구체적인 역할은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이명박 후보와의 회동 일정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도 "생각해보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말을 아낀 박 전대표와는 달리 캠프 지도부는 이 후보측, 특히 반성을 요구한 이재오 최고위원에 대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습니다.

● 서청원 (박근혜 전 대표측 고문) : "무슨 반성을 해야 됩니까, 자원봉사한 것을반성해야 합니까, 선거인단에서 승리한 것을 반성해야 합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