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파주에서 추락한 채로 발견된 무인비행체의 실체를 밝히는 데 걸린 시간을 생각하면, 국민은 정말 어찔하다. 더군다나 백령도에서 추락한 무인비행체가 추가로 발견되지 않았다면, 파주에서 발견된 무인 비행체의 실체는 우리의 관심에서 아예 사라졌을 수도 있다. 우리 군 수사기관의 태도가 그 만큼 불명확했다. 그런데 이런 와 중에 강원도 삼척의 한 산간에 추락한 제 3의 무인 비행체가 한 심마니에 의해 또 발견되었다.

무인 비행체가 발견 된 지점을 살필 때, 북한은 이미 우리 국토의 동서의 양극단과 함께 중앙까지 모두 정찰한 셈이다. 더구나 파주에 추락한 무인비행체의 경우 청와대 상공에 20초 이상 머무르면서 사진을 촬영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더구나 그 무인 비행체를 정밀 조사한 결과 이미 여러 차례 정찰임무를 수행했을 것으로 여겨지는 사용 흔적까지 드러났다. 그 무인비행체에 달린 낙하산이 여러 차례 접혔다 펴진 흔적을 찾아낸 것이다.

이렇고 보면, 북한은 이미 무기체계를 탑재할 수 있는 개량된 무인비행체를 운영할 수 있는 전술체제를 갖췄다는 말이다. 만일 북한이 이 무인 비행체를 이용해 생화학전에 나섰다면, 우리로서는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 북한군의 생화학전 수행능력은 세계 최강이다. 여기에다가 그것을 싫어 나를 수 있는 무인 항공기에 대한 운용 능력마저 배양되었다면, 북은 가공할만한 생화학전 수행능력을 충분히 갖춘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런 사실은 우리 군의 전력이 얼마나 부실한가를 보여준다. 사실 북한은 굶주리면서까지 한반도 전쟁에 대비해왔다. 무인 비행체를 이용한 전술은 최근에 개발된 전력이다. 북은 전술 무인비행기 운용에도 발 빠르게 준비해왔던 사실이 이번 무인 비행체의 발견으로 비로소 드러난 셈이다. 이 점은 우리의 대북한 정보능력이 얼마나 허술한가를 보여 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사실 우리 군은 북의 무인기를 이용한 전술 내용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으며, 그저 북의 핵실험과 함께 핵무기 개발에만 관심을 집중시켜 왔다. 그러는 사이 북한은 또 다른 전력을 개발해 전술현장에 활용을 하고 있는 셈이다.

다시 말해서 북은 미래적 전술운용 체제를 준비하고 실행해 나가고 있는 반면에 우리는 현재에 집중한 채 미래의 군 전력 및 전술 운용에 대해서는 아예 생각도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하게 된다. 한 때, 우리 군은 휴전선 일대에 로봇 병사를 배치할 것이라는 기사를 내 보낸 적이 있다. 우리 군의 미래를 보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하지만 그 이후 후속 기사를 본지 못했다. 우리는 땅을 기는 전술을 구사하는데, 북은 하늘을 날아 우리 땅의 모든 것을 정찰하고 있다. 북은 이미 우리의 전략적 요충시설의 위치를 모두 파악하고 유사시 직접 타격에 나설 수 있는 전술 체계를 다 갖춰 놓았을 가능성이 크다.

이번 추락한 무인비행체 사건으로 우리 군의 전략 혹은 전술은 북한을 능가하지 못하고 있는 게 아닌가라는 의구심이 국민들 사이에 매우 커졌다. 못 믿을 것이 우리 군의 전력과 전술이다. 북은 우리 국민 수천수만 명을 일거에 타격할 수 있는 전력을 갖추고, 그것을 운용할 수 있는 전술체제를 또한 갖춘 것으로 보인다. “그 점을 생각하면, 잠이 오지 않는다.”는 어느 노병의 말이 뇌리에서 떠나지 않는다.

 우리 군은 북의 무인 비행체에 의해 국토가 정찰당하고 있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그것은 곧 우리 군이 우리 국민의 생명을 지키지 못했다는 뜻이다. ‘노병의 우려’는 결코 기우(杞憂)가 아니다. 그렇다면, 이번 무인 비행체 침투에 대해 예방은 커녕 그 사실조차 모른 우리 군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은 반드시 지휘책임을 물어야 한다. 그래야만 국민불안이 해소되고, 신뢰를 잃은 우리 군의 전투태세에 대한 대국민 신뢰 또한 회복할 수 있다.

 2014.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