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회생프로그램추진위원회 ‘문학나눔사업추진위원회’로 거듭나
문학축제,문학집배원,문학콘서트 등 나누고 공유하는 문학이벤트 풍성
지난 2005년 한국문학의 부흥을 꿈꾸며 탄생한 문학회생프로그램추진위원회가 문학나눔사업추진위원회(추진위원장 도정일, 이하 추진위)로 새롭게 거듭난다. 추진위원으로는 문학평론가 도정일(위원장), 황광수, 시인 신달자, 도종환, 소설가 오정희 씨와 함께 당연직으로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심재찬 사무처장이 참여하게 된다. 추진위에서 집행하게 될 ‘문학나눔’ 사업은 복권기금예술사업인 ‘기초예술과 함께하는 문화나눔’ 문학분야 지원사업으로, 사업명칭에서도 드러나는 바와 같이 ‘나눔’에 초점이 맞춰진다.
추진위는 지난해 사업의 성과를 계승하고 지속시켜나가면서, 2006년에는 문학출판 활성화와 창작 활성화보다는 문학독서 활성화와 문화소외 해소에 많은 노력을 쏟을 예정이다. 따라서 2006년 문학나눔사업은 기존 사업과 더불어 문학향수기회확대사업을 중점적으로 추진하며, 총 52억2천만원 중 우수문학도서선정보급사업에 40억원, 우수문예지구입배포사업에 7억2천만원, 독자와 함께하는 문학향수층확대사업에 5억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독자와 함께하는 문학향수층확대사업에는 지난해 많은 호응을 얻었던 ‘작가와의 만남’과 ‘우수문학도서 독서감상문 대회’를 포함해 문화소외지역의 독자들뿐 아니라 문학과 멀어진 일반 국민들이 우리 문학의 향기를 훨씬 더 가깝게 느낄 수 있는 사업을 풍성하게 마련하고자 한다. 한국문학축제와 함께 문학집배원, 문학콘서트 같은 다양한 문학이벤트들이 문학독서 활성화와 문화소외 해소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규모를 대폭 늘린 한국문학축제는 ‘소외계층과 함께하는 한국문학큰잔캄라는 이름으로 8월 25일부터 한강변에서 사흘 동안 개최된다. <햄릿 프로젝트>로 유명한 연극연출가 김아라 씨가 총연출을 맡는다. 다른 예술가들과 문학가들이 한데 어우러져 문학의 거대한 소통을 보여줄 퍼포먼스 공연이 한강과 서울 하늘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한편, 유람선 안에서는 낭만적이고 서정적인 문학콘서트가 열리고, 문학책나눔행사(북크로싱), 우수문학도서 전시, 젊은 작가들의 시?소설 걸개 전시, 작은 야외문학카페 등이 한강변에 마련될 예정이다. 특히 이 한국문학큰잔치에는 문화소외지역의 주민과 청소년을 무료로 초대할 계획인데, 함께 하는 모든 관객과 독자들이 한여름밤 한강변에서 뿜어져 나오는 문학적 정취에 흠뻑 빠질 수 있을 것이다.
문학창작 활성화에 이어 ‘문학나눔’에 초점
한국문화예술위원회(위원장 김병익)와 추진위는 지난해 복권기금을 지원받아 사업 예산 52억2천만원 중 우수문학도서 보급사업에 43억원, 문예지게재우수작품 지원사업에 3억2천만원, 우수문예지 구입배포사업에 6억원을 투입, 문화소외지역에 우수문학도서를 보급함으로써 작가들의 창작의욕을 고취하고, 문학출판을 활성화하며, 국민들의 문학향수권을 신장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 그 동안 첫 작품집을 출간하기 힘들었던 많은 신진문학인들이 첫 작품집을 발간했고, 시집이나 소설집, 평론집 출판을 꺼리던 출판사들의 문학작품집 출간도 활발해졌다.
문학출판 활성화와 창작 활성화의 물꼬를 텄다는 의미에서 지난해 진행했던 우수문학도서선정보급사업, 문예지게재우수작품지원사업, 우수문예지구입배포사업 등은 어느 정도 성과를 거뒀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문학향수권 측면에서 보면 아직도 문학으로부터 소외된 독자들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문학회생프로그램추진위원회는 지난해 우수문학도서를 선정해 공공도서관, 병영도서관, 소외계층시설 등 1000여 군데에 보급했다. 이와 함께 전남 구례에서 ‘힘내라 한국문학’ 축제를 벌였고, 매분기 우수문학도서 독서감상문대회를 개최했다. 또한 총 11회의 ‘작가와의 만남’ 행사를 전국 각지에서 진행했다. 그러나 아직도 문학이 독자들과 친구가 되는 것은 역부족이었다.
문학독서 활성화는 창조적 에너지 북돋우는 일
인터넷 서점 예스24의 자사회원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10대는 학습참고서를, 20대는 외국어학습서와 자격증 관련 수험서를 가장 많이 구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0대는 비즈니스 서적을, 40대는 자녀교육용 학습서를, 50대는 재테크 등의 실용서를 가장 많이 구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40대와 50대만이 그 다음으로 국내외 문학도서를 읽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 인터넷 서점의 조사결과만으로 문학독서에 관심 정도를 판단할 수는 없겠지만, 문학이 독서의 윗자리를 내준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문학은 다른 예술분야와 문화산업에 파급되는 창조적 상상력과 활동의 동기 및 모태를 형성하며 문화의 뿌리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장르이다. 비단 예술 분야나 문화산업 분야만이 아니라 문학적 상상력은 사회 모든 분야에서 창조적 상상력의 근본을 제공한다. 문학을 독서문화의 중심으로 되돌리는 일은 그러므로 우리 사회에 창조적 에너지를 북돋우는 일이 될 것이다.
갈수록 양극화 현상을 보이고 있는 한국 사회에서 문화 양극화는 더욱더 심각한 수준이다. 통계청의 2005년 2분기 가계수지 동향 조사에서 소득 최상위 10%와 하위 10% 계층간 교양·오락비 지출 격차는 7배로 벌어졌다. 3분기의 경우 소득 상위 10%는 교양ㆍ오락비로 한 달에 28만1600원을 쓰는 데 비해 하위 10%는 2만 9467원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10배 가까이 벌어진 것이다. 지난해 8월 21일 한국레저산업연구소가 발표한 연구 자료에 따르면 월평균 80만∼95만원을 소비 지출하는 가구의 문화 교양비 비중은 지난 98년 3.37%에서 2004년 3.03%로 0.34% 하락했다. 400만원 이상을 소비 지출하는 고소득층 가구의 문화 교양비 비중은 98년 5.94%에서 2004년에는 7.04%로 1.10%나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적 기반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농어촌이나 기타 소외지역의 경우는 더 말할 것도 없을 것이다. 이같은 통계로 미뤄볼 때 문화 양극화는 소득 양극화보다 훨씬 심각한 수준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다양한 문학이벤트 통해 문화 양극화 해소 노력
‘기초예술과 함께하는 문화나눔사업’은 이러한 문화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한 사업이다. ‘문학나눔’ 역시 마찬가지다. 문학으로부터 소외된 이들은 문화소외계층뿐만은 아니다. 앞서 예스24의 조사에서도 살필 수 있었듯이, 일반독자들도 문학으로부터 소외되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른바 자발적 소외다. 문학의 향기가 널리 고르게 퍼지는 나라는 그 문화도 활짝 꽃피우게 된다는 것을 생각할 때 이러한 현상은 반드시 개선되어야 한다. 문학을 소홀히 한다면 다른 문화예술 나아가 사회 전반의 생산적이고 창조적인 상상력의 뿌리를 소홀히 하는 일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문학나눔사업이 문화소외를 직접적으로 해소하리라는 보장은 없다. 그러나 문학은 가장 적은 비용으로 고급문화를 수용하는 최상의 통로이다. 아울러 어떤 예술장르보다 가장 고차원적인 세계를 상상하고 사유하고 논한다. 설사 다른 장르의 문화를 제대로 수용하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문학의 우수성을 수용할 능력이 있다면, 그리고 문학의 향기를 충분히 향유하고 있다면, 그 독자의 문화 수준은 이에 상당한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문학나눔’ 사업은 우리 사회 문화 양극화 해소에 밑거름이 될 것이라 믿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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