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는 19일 BBK 실소유 의혹과 관련해 "(김경준과 사이에) 이면계약이 있다 없다 하는데 그런 것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한국방송기자클럽의 '제17대 대통령 후보 초청 토론회'에서 "대한민국 법이 살아 있다면 (검찰이 진실을) 제대로 가릴 것"이라며 "진실은 가려질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 후보는 이날 BBK 실소유 및 옵셔널벤처스 주가조작 가담 의혹, 도곡동땅 실소유 의혹 등 BBK와 연관된 각종 의혹들에 대해 입장을 확실하게 밝혔다. 이 후보는 BBK의 핵심 의혹인물인 김경준씨와의 관계도 상세히 공개했다. 이 후보는 김씨와 만난 시점과 장소, 배경을 묻는 질문에 대해 "미국에서 귀국한 2000년초 직접 찾아온 김씨와 만나게 됐다"고 말했다.

당시 김씨는 미국에서 다니던 회사에서 퇴사해 한국에서 BBK투자자문을 설립한 상태였다. 이 후보는 "귀국하니 언론에서 김씨의 능력과 실적을 높이 평가하고 있었다"며 "김씨가 당시에는 낯설었던 소위 이뱅킹(E-Banking)에 대해 브리핑을 하더라. 그래서 흥미를 가졌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김씨 외에 김씨 부모님과 친누나인 에리카 김의 부탁도 동업 관계를 맺는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김씨 부모님들이 저를 방문해서 도와달라고 부탁했다. 에리카 김도 (동생과 사업을 같이 해보라고) 얘기했다"고 했다. 김씨와 사업 파트너 관계를 정리하게 된 이유에 대해서도 "BBK가 문제 되는 것을 보고 안 되겠다고 생각해 e뱅크중개회사를 창립하다 포기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씨와 함께 사업을 한 게 아니다. 사업단계에서 같이 할 수 없다고 보고 파기한 것이고 그 이후 문제가 발생한 것"이라며 "그래서 (제가 BBK, 김경준과는) 관련없다고 주장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런 가운데 이 후보는 BBK 관련 각종 의혹들에 대해 강하게 부인했다. BBK 실소유 의혹의 핵심 열쇠인 '이면계약' 여부와 관련 "이면계약(김경준)이 있다 없다 하는데 그런 것은 없다"고 강조했다. BBK의 후신인 옵셔널벤처스 주가조작 가담 의혹도 "상식 이하의 주장"이라고 잘라 말했다.

 이 후보는 또 "한 나라의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은 어떤 이유를 불문하고 주가조작하는 수준이면 대통령이 될 수 없다"며 "분명히 말씀 드린다. 주가조작할 전문지식도 없고 그렇게 할 생각도 없다.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했다. 도곡동땅의 매각대금이 (주)다스를 통해 BBK에 흘러들어갔다는 의혹이 있는 것에 대해서도 "검찰 조사에서 분명히 (도곡동땅이 제 땅이) 아니라고 나와 있기 때문에 답변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정치권에서 말을 만들고 국민을 호도해서 마치 제가 관련 있는 것처럼 만들려는 계획적 음모"라는 말도 했다. 자신의 검찰 소환 가능성과 관련해서는 "BBK 주식, 주가조작 문제는 검찰이 조사해보면 부를(자신을) 이유가 전혀 없다"며 "검찰이 정치의 편견에서 벗어나 법이 살아있다는 것을 보여주길 믿고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