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공정한 사회는 어디로부터 오는가. 바로 사회를 유지하는 비합리적인 제도에서 온다. 비합리적인 제도란 특정 단체 혹은 특정계층의 국민적 이익을 대변하는 불공정한 제도를 일컫는다.

최근 검찰수사를 받고 있는 ‘입법로비 의혹자’의 존재는 아직도 우리사회에 권위주의의 짙은 그림자가 걷히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는 예다. 정치권에 사람들이 모여드는 것 역시 우리사회에 아직도 권위주의가 기능한다는 점을 보여 준다.

그런데 우리사회는 이미 권위주의 완력은 사라졌다. 운이 지독하게 좋은 경우 권위주의가 짓는 완력의 특혜를 맛 볼 수는 있다. 그러나 이제 그것은 아주 특수한 예가 되었다. 그 특수한 예를 제외하면 권위주의가 짓는 특혜를 맛보기란 정말 어렵다. 더구나 지난 4월16일 발생한 ‘세월호 사건’은 그 동안 우리사회에 남아있던 ‘권위주의의 적폐’를 해소하는 계기가 되었고, 이제 더는 그 같은 적폐가 살아 기능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국민들 중 다수는 아직도 권위주의가 살아있고, 정권 혹은 힘이 센 정치가와 결탁하면 한 건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아직도 많은 국민은 권위주의의 허황한 그림자를 지금까지도 살아있는 권력쯤으로 이해하고 있다는 뜻이다.

“나는 새도 떨어뜨린다.”는 과거의 권력은 나는 새에게조차 비웃음의 대상이 되었다. 우리사회에서 이제 더는 권위주의가 발을 붙이기 어렵다. 그런데 문제는 앞서 지적한대로 많은 국민이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이 때문에 우리사회에서는 죽은 권위주의의 그림자가 마치 살아 있는 것처럼 기능한다. 안타까운 일이다.

국가권력의 상징인 제주지검 김수창 지검장이 음란행위 혐의로 경찰에 긴급체포 되어 조사를 받는 어이없는 사태가 발생했다. 정말 어처구니없는 일처럼 뵈지만 이 사건은 우리사회 내부에 기능하고 있는 권위주의의 현주소를 보여준다. 즉, 이제 더는 이 땅에 권위주의가 발붙일 수 없음을 보여 준 것이다.

그렇지만 과거 권위주의가 짓던 행태가 일부 우리국민의 뇌리 속에 그대로 박혀 여전히 지워지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많은 국민이 우리사회에 드리워진 권위주의의 그림자를 더 짙게 하고, 그 짙은 그림자에 기대고자 한다. 그게 허망한 일임을 깨달았을 때는 이미 금전적 손실이 발생한 상태다.

이 점과 우리사회에 고소고발사건이 난무하는 것과는 깊은 상관계가 있다. 우리사회가 정상사회로 나아가자면, 허황된 권위주의의 짙은 그림자가 우리국민의 뇌리에서 지워져야 한다. 그런데 그게 말처럼 쉽질 않다. 모든 일은 사람이 하고, 정권의 요직은 정권이 존재하는 살아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것은 아주 특수한 경우에 국한된다는 점을 우리 국민은 깨달아야 한다. 그 때 비로소 우리사회가 공정한 경쟁이 지배하는 정상사회로 나아간다.

2014.8.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