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리적 의심

- 김정은 국방위원장 신상에 중대한 문제 발생한 것 아닌가.

4일 오전 10시, 북한 내 서열 2위인 ‘황병서 북한 군 총정치국장’이 최룡해 노동당 비서, 김양건 대남담당 비서 등을 포함한 북한 최고위직 인사 11명이 ‘인천 아시안게임 폐막식 참석’을 위해 전용기를 타고 ‘돌발적’으로 ‘방남’했다(북한 당국은 3일 오후 이들의 남측 방문을 우리 측에 통보했고, 우리 측은 이를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비록 일부이긴 하지만 우리국민들 사이에 혹시 근간 ‘김정은 국방위원장 신상에 심각한 수준의 문제’가 발생한 것이 아닌가하는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유엔총회에서의 기조연설을 놓고 최근까지 ‘막말’ 수준의 비난을 마다하지 않았던 북한 당국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서 밝힌 북한의 당⦁정⦁군의 최고 실세 3인방이 인천 아시안 게임 폐막식 참석을 이유로 하루 만에 남측 방문을 요청하고, 실제로 남측을 방문한 것은 매우 의례적이다.

거듭 말하지만 ‘최근의 남북관계 경색 상황’이나 김정은 국방위원장의 동태 등 북한 내부 사정을 고려할 때 위에서 제기한 우리국민의 의구심은 ‘충분히 합리적’이다. 그도 그럴 것이 ‘인천 아시안 게임 폐막식 참석’을 명분 삼아 북한 당⦁정⦁군의 최고지도자인 김정은 제1비서(제1국방위원장 및 최고사령관 겸직)를 제외한 북한 내 서열 2위인 황병서 군 정치총국장을 포함하여 북한 내 실세로서 최고위직 인사가 모두 남측을 방문했기 때문이다.

황병서(65) 북한 인민군 총정치국장은 지난 9월 25일 열린 최고인민회의에서 국방위 부위원장에 임명됨으로써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 이어 북한 내 권력서열 제 2인자로서 입지를 이미 굳혔다. 이 같은 그의 북한 내에서의 정치군사적 위상을 고려할 때, 그의 이번 인천 아시안 게임 폐막식 참석은 의외로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다.

이 외에도 비록 군복을 벗긴 했지만 최룡해(64) 노동당 비서(국가체육지도위원장)의 경우 최근 김정은 위원장과의 불화설이 제기되었던 인물로 북한군부에서 사라졌던 인물이다. 그런 그가 북한 노동당 비서(국가 체육지도위원장)로서 방남한 것 역시 예삿일은 아니다.

아무튼 북한 고위직 인사들이 ‘돌발적’으로 남측을 방문한 데는 또 다른 ‘특별한 이유’가 있지 않나한다. 단순히 아시안 게임 폐막식 참석만을 위한 것이라면, 김양건 담당 비서(대남선전부장)만의 참석만으로도 충분하다. 이런 점에서 앞서 지칭한 북한 고위인사들의 남측 방문은 이례적이다.

물론 북한 내부에 ‘중대한 사정’이 발생했는데 북한 내 서열 2위인 황병서 정치총국장을 비롯하여 북한 고위직 인사가 대거 남측 방문에 나서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따라서 위에서 제기한 북한 내부에 김정은의 사망 혹은 중병 등과 같은 사건은 발생하지 않는 것으로 보는 것이 맞다. 더구나 이들이 방남과 함께 박근혜 대통령과의 특별회담을 요구하지 않은 사실 등도 우리 국민의 합리적 의심에 대한 답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정부로서는 모든 것을 열어놓고 이번 저들의 방문 배경 및 목적 등에 대해서 다각도로 살펴서 그 점들에 대한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2014.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