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성윤의 SK가 김성철의 전자랜드보다 강했다. 돌아온 방성윤은 SK를 6시즌만의 플레이오프 진출 가능성으로 한 발짝 이끌었다.

서울 SK는 4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07~2008 SK 텔레콤 T 프로농구 홈경기에서 방성윤(32점, 3점슛 4개, 6리바운드, 6어시스트)의 맹활약에 힘입어 김성철이 3점슛 7개 포함 31점으로 분전한 인천 전자랜드를 96-93으로 꺾었다. 이 날 승리로 SK는 전자랜드를 반 경기차이로 따돌리고 6위에 올라섰다.

 SK는 전자랜드와의 상대전적에서 4승 2패로 앞서 실질적으론 7위 전자랜드와의 승차를 1.5경기로 벌이는 효과를 가져갔다. SK는 최근 홈경기에서 3연패를 당하는 등 10승 15패로 홈에서 유독 약한 모습을 보였으나, 전자랜드와의 홈 3차전은 모두 이겼다.

자시 클라인허드는 양 팀 내 최다 득점인 33점, 12리바운드로 팀 승리에 기여했고, 김태술은 6점, 10어시스트로 그 뒤를 받쳤다. 김태술은 방성윤이 빠진 18경기 중 3경기에서 두 자리수 어시스트를 기록했으나, 방성윤 복귀전에서 다시 두 자리수 어시스트를 기록하는 모습을 보였다.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을 가리는 경기답게 대접전이었다. 경기 종료 2분여를 남기고 87-85로 앞선 SK는 브랜든 로빈슨의 실책으로 전자랜드에게 동점 또는 역전의 기회를 내줬다. 정선규의 3점슛 실패 이후 김태술이 자유투로 한숨 돌렸고, 이어 테런스 섀넌(31점, 5리바운드)의 실책을 방성윤이 3점슛으로 연결하며 92-85로 앞섰다. 리온 트리밍햄과 이병석의 자유투를 주고 받으며 경기 종료 40.8초를 남기고 94-87로 SK가 앞서 사실상 승부가 결정되는 듯 했다.

전자랜드는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섀넌이 SK 수비가 갖춰지기 전에 3점슛을 터트렸고, 함정수비로 SK의 실책을 유도한 뒤 정병국이 23.4초를 남기고 3점슛을 성공시키며 93-94, 1점차이까지 쫓아갔다.

SK는 이어진 공격에서 전자랜드의 수비에 막혀 실책을 범할 뻔 했으나, 방성윤의 집중력있는 플레이로 정선규의 파울을 유도해 자유투로 2점을 얻었다. 남은 12.6초 동안 전자랜드의 공격을 봉쇄하며 승리에 마침표를 찍었다.

수비에 초점을 맞춘 선발 선수를 기용한 SK는 2쿼터 중반 실책과 공격 리바운드를 내주며 48-57로 뒤졌다. 3쿼터부터 지역 수비로 전자랜드의 공격을 봉쇄하고, 클라인허드가 3쿼터에만 15점을 집중시키는 활약에 힘입어 69-68로 역전에 성공했다. 이를 바탕으로 방성윤이 4쿼터에만 15점을 집중시키는 집중력 높은 플레이로 힘겨운 상대 전자랜드를 따돌렸다.

전자랜드는 김성철이 개인 통산 한 경기 최다 득점 및 최다 3점슛으로 분전해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의 8부 능선을 넘어설 수 있었으나, 3점슛에 발목이 잡혔다. 경기 막판 3점슛 두방으로 끈질긴 추격은 펼쳤으나, 경기 내내 김성철 이외에는 3점슛이 터지지 않아 고전했다. 특히, 역전을 허용한 3쿼터에 14개의 3점슛 중 김성철 혼자 2개의 3점슛을 성공시킨 것이 뼈아팠다. 3쿼터에 이한권만 2점슛 단 하나만 시도했을 뿐, 국내 선수들이 모두 들어가지 않는 3점슛에 의존해 역전을 허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