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을 기해 김무성 의원이 지난 7.4전당대회를 통해 여당인 새누리당의 당 대표직에 오른 지 100일째를 맞았다. 비주류인 김무성 의원이 친박계의 좌장으로 불리던 서청원 의원을 제치고 당 대표에 선출된 것 자체가 정치역학관계를 생각할 때, 이변이었다.

김무성 대표는 “(당 내에) 친이 친박은 없다.”며, 당 대표직에 올라 (주위의 권고에도 불구하고) “(청와대를 행해)할 말은 한다.”며, 집권당 대표로서 당청관계 설정에 대한 자신의 의지를 표명하기도 했다. 그 점을 반영하듯 김무성 대표는 간헐적이기는 하지만 집권여당의 대표로서 청와대와 정부를 향해 비교적 강한 행동을 해왔다.

특히 중국 방문 도중에 김무성 대표가 행한 ‘개헌관련 발언’은 청와대 특히 박근혜 대통령의 개헌에 대한 생각과 정면 배치되는 것이 이어서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더구나 관련 발언이 있었을 때, 박근혜 대통령이 아셈 정상회담 참여로 인해 해외에 체류 중이었다. 이런 점 때문에 김 대표의 개헌 봇물 발언은 작심발언으로 비쳐졌다.

그러나 김 대표는 개헌 발언 하루 뒤에 전격적으로 자신의 발언이 잘 못됐다며,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사과발언까지 하는 촌극을 벌렸다. 이로 인해 김 대표는 스스로 자신의 정치리더십에 생채기를 냈다는 것이 일반 국민의 평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 대표 사과발언 나흘 뒤 나흘 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김무성 대표의 방중 도중의 개헌관련 발언을 놓고, “실수로 언급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 같은 청와대의 반응에 대해 김 대표는 “(이미 사과를 한 마당에) 더 이상 반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긴 했다.

하지만 위의 사실을 고려할 때 박근혜 대통령과 김무성 대표 사이에는 넘어설 수 없는 간극이 있으며, 서로 마주할 때 짓는 미소 뒤에 각기 다른 생각들을 숨기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문제는 ‘정권의 칼’은 여전히 박근혜 대통령 손에 들려 있다. 이 때문에 박과 김의 전쟁이 노골화 되면, 상처를 입는 것은 김 대표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 과정을 거치지 않는 채 김 대표가 차기 대권의 주자로서 정치적 입지를 굳히기는 어렵다. 이후 김 대표가 청와대를 향해 비록 고개를 숙이는 등의 유화적인 정치적 태도를 상당 기간 견지하겠지만 김 대표의 청와대를 향한 강경기조는 이후 날로 강화될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김무성 당 대표를 향한 새누리당 내 의원들의 결집현상이 강화되고 있고, 친박의원들 중 상당수도 이미 김무성 대표 쪽으로 걸음을 옮기며, “(나를) 친박으로 부르지 말라.”고들 하고 있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이후 당청관계는 매우 복잡해지며, 개헌을 놓고 새로운 단계의 갈등으로 나아갈 것으로 보인다. 국회 내에서의 개헌논의 또한 김 대표의 방중 도중 발언처럼 정기국회가 끝나면 봇물 터지듯 일어날 개연성이 매우 크다. 야당의원들과 함께 상당수 여당의원조차도 87년 체제 청산에 대해 공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이후 당청관계는 국회에서 촉발될 개헌 대세론에 대해 청와대가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달린 셈이다. 하지만 개헌에 대한 당과 청와대의 생각이 분명히 다른 만큼 이후 당청갈등은 보다 강화될 것이다. 이와 함께 김무성 대표의 정치리더십의 성장여부 또한 이 갈등을 어떻게 푸느냐에 달려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