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고기 파문으로 급속히 이반된 민심 수습을 위해 청와대가 내각과 청와대 핵심 인사들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인적 쇄신과 함께 국정 시스템 보완 등 특단의 대책 발표가 임박해온 것으로 관측된다.

7일 정치권 소식통들에 따르면 오는 13일께로 예측되는 이 대통령의 '특단의 대책'에는 중폭 이상의 개각과 함께 청와대 '상당수' 수석비서관 교체로 가닥을 잡아가는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관측은 한때 이대통령의 인사 스타일로 보아 '한번 쓴 사람을 쉽게 버리지 않는다'는 인식아래 소폭개편론이 우세했었으나, 현 시국 사태가 소폭 또는 중폭쇄신만으로 잠재울 성질이 아니라는 인식을 이 대통령 스스로가 하기 시작했다는 징후가 곳곳에서 목도된다는 데 따른 것이다.

이러한 분석은 지난 6일 한 통신사와의 통화에서도 "이명박 대통령이 성난 민심을 되돌리고 국정 시스템의 효율적 가동을 위해 `큰 결심'을 하는 쪽으로 심중을 굳혀가는 것 같다"면서 "당초 예상보다 인적쇄신의 폭이 클 가능성이 높다"고 말한 대목에서도 일치한다.

하지만 이 대통령은 현 시국이 지난달 2일 첫 촛불문화제 이후 끝없이 이들에게 밀려온터라 더 이상 밀리거나 했다가는 지지율 한자릿수 추락은 물론 '정권안위'까지도 위협받을 수 있다는 판단아래 '줄것은 주면서도 강수로 응수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결국 이 대통령의 특단의 대책 속에 핵심은 몇몇 비서관과 장관 교체로 해결될 사안이 아니라는 판단아래 청와대 비서진중에는 류우익 대통령실장의 경질과 함께 난국을 헤쳐가기에는 과거 경선캠프에서 박근혜 캠프와 치열한 싸움을 할 때 '전투력'과 '기지'를 입증한 바있는 정치권의 인사들이 대거 기용될 것이란 분석이다. 새로운 진용은 정면돌파용인 셈이다.

지난 4.9 총선에서 공천잡음으로 불거진 친박연대 등장으로 낙선한 박형준 전 의원과 정두언 의원 등에게 정무와 홍보기능을 복원시켜 헤쳐나갈 공산이 크다.

이에 앞서 청와대 류우익 대통령실장을 포함한 핵심 수석비서관 7명과 및 대변인 등 8명은 이날 쇠고기파문의 책임 등을 들어 사의를 표명한 상태다.

이 대통령은 인적 쇄신에 앞서 각종 루트를 통해 장관.수석들에 대한 전방위 평가에 들어갔으며, 그 결과를 토대로 교체 범위를 최종 확정지을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 가운데 한나라당이 전면 쇄신의 불가피성을 촉구하며 압박 강도를 높여가고 있어 그 결과가 주목된다.

여권은 쇠고기 파문에 직.간접적으로 연루되거나 업무 능력 및 부처 장악력이 미흡한 것으로 판단되는 경우, 또는 국정 난맥상의 요인을 제공한 인사 등을 1차 교체 대상으로 잡고 있으며, 정치인 및 관료 중용 등의 원칙을 세운 것으로 청와대 관계자가 전했다.

이와 함께 박재완 정무수석이 공석중인 사회정책수석비서관으로 자리를 옮기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 것을 비롯, 김중수 경제수석, 이종찬 민정수석, 김병국 외교안보수석의 교체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정부측 인사로는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장관, 김성이 보건복지가족부장관, 김도연 교육과학기술부장관과 함께 일부 경제부처 장관 등이 교체 대상으로 지목되고 있으며, 한승수 총리의 포함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청와대는 아울러 국정운영 시스템 보완을 위해 정무.홍보특보 신설, 대통령실장 직속의 홍보기획비서관(가칭) 신설, 비서실 업무 보완 및 재조정 방안 등을 추진하고 있으나 정.청의 인적 쇄신 강도에 따라 총리의 권한과 역할을 대폭 확대하고 당.정 간 유기적 협조 관계가 강화되는 등 국정운영의 기본 틀이 바뀔 가능성도 있다.

청와대 이동관 대변인은 "현재의 상황을 더 이상 지켜만 보는 것은 문제가 있다"면서 "이 상황에 대해 책임을 느끼지 않을 수 없고 국민 여론을 들어 알고 있기 때문에 수석 7명과 대변인 등 8명이 전원 사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한국불교종단협의회 대표단과의 오찬간담회에서 "(지금 하고 있는 것이) 사실상 재협상과 다름없는 데 지금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재협상 얘기를 해서 경제에 충격이 오면 더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면서 "문제의 핵심은 30개월령 이상 쇠고기가 수입되지 않도록 보장하는 것이고 아마 그렇게 될 것"이라고 말해 논란을 빚고 있다.

야권은 "이 대통령의 발언은 대국민 선전포고"라고 간주하고 "'재협상 불가 입장'을 철회하지 않을 경우 엄청난 대국민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며 대규모 장외 집회를 추진키로 하는 등 강력 반발하고 나서 이래 저래 '쇠고기국민대책회의'측이 예고한 6.10 100만 촛불집회까지는 격한 반정부시위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