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대 국회의원 다수가 입영기피 등의 방법을 사용해 병역 면제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병무청이 9일 홈페이지와 관보게재를 통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58명의 남성 국회의원 중 47명이 질병, 수형, 장기대기, 고령, 신장체중, 생계곤란 등의 사유로 병역을 면제받았다.

이중 '장기대기'와 '고령' 판정을 받아 병역 면제를 받은 의원들은 모두 11명으로 일부는 '시간끌기 식'의 방법으로 감면 또는 면제 조치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병무청은 신체검사에서 방위소집 대상자로 확정된 사람 가운데 3~5년간 해당 지역의 입영 대상자가 많아 입대를 하지 못할 경우 '장기대기자'로 분류해 소집면제 처분을 내릴 수 있다.

이날 발표된 병역면제 의원들 가운데 장기대기 사유로 군대를 면제받은 의원은 김효석 백재현(이상 민주) 이한구(한나라) 김노식(친박연대) 이한정(창조한국) 강운태(무소속) 의원 등 6명이다.

김노식 의원은 1956년~1968년 행방불명돼 병무청으로부터 징병검사기피 대상으로 지목된 뒤 1969년 2을종 보충역으로 판정받았다. 김 의원은 1974년 장기대기로 분류돼 소집이 면제된 뒤 병역 면제를 받았다.

이한정 의원은 1971년 징병검사기피 판정을 받은 뒤 1972년 재신체검사에서 3을종 판정을 받아 이듬해 보충역을 통보받았고, 1977년 장기대기자로서 소집이 면제됐다.

강봉균 김충조(이상 민주) 안상수(한나라) 박대해(친박연대) 김일윤(무소속) 의원 등 5명은 '고령' 사유로 병역이 면제됐다. 이들가운데 대부분은 입영통지서를 받고 입대하지 않아 병무청으로부터 입영기피를 이유로 고발조치된 뒤 버티다 결국 고령으로 병역을 면제받은 경우가 대부분인 것으로 드러났다.

국외 이주 후 만 30세까지 해외에 거주하거나, 입영기피 행방불명 이민 입영연기 끝에 고령(현재 만 35세 이상)이 돼 병무청이 보충역 처리 지침 등에 따라 일괄적으로 병역을 면제하는 경우가 고령 사유에 해당한다.

김일윤 의원은 1958년 1을종 통보를 받은 뒤 1959년을 시작으로 3차례에 걸쳐 병무청으로부터 입영기피 판정을 받았으며, 1971년 보충역 판정을 받고 2년 뒤인 1973년 고령을 이유로 소집면제 됐다.

강봉균 의원 역시 1963년 1을종 통보를 받았지만 입영을 기피해 1964년 고발조치된 뒤 같은 해 입영했지만 귀가조치 됐다. 이듬해에 재신체검사 대상자에 포함돼 1을종으로 판정받았지만 1967년 질병을 이유로 입영기일을 연기한 뒤 1969년 보충역 판정을 받고 1974년 고령을 이유로 제2국민역(고령)에 편입, 군대를 면제받았다.

병무청 관계자에 따르면 강 의원은 1974년 방위소집병의 총기난동과 관련해 저자질자가 입대하는 사례를 막기 위해 병무청이 내린 입영 억제 방침에 의해 고령으로 억제 대상자 중에 포함됐다.

안상수 김충조 의원은 현역판정을 받은 뒤 병무청으로부터 입영기피자로 지목된 후 시간을 끌다 면제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이날 공개 대상에 포함된 한나라당 강성천 의원의 장남과 차남은 고령과 국적상실을 이유로 병역의무를 면제받았고, 김태환 의원의 장남과 3남은 국적상실과 질병을 이유로 각각 군대에 가지 않았다. 이용희 의원의 3남과 손자는 각각 수핵탈출증및후종인대골화증과 시력장애로 군대를 면제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