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전셋집이 경매로 넘어가더라도 세입자가 우선변제 받을 수 있는 전세보증금이 수도권의 경우 1,600만원에서 최고 1,920만원으로 늘어나고 그 보호대상도 4,000만원 미만 세입자에서 최대 6,000만원 미만까지 확대된다.
정부는 6월10일 한승수 국무총리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국민 생활불편 해소를 위한 94개 과제를 선정해 추진하기로 했다.
한승수 국무총리가 10일 오전 정부중앙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사진=홍보지원총괄과 변성주>
여기에는 저소득층, 노약자 등 취약계층 보호를 위한 과제가 10건,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에 대한 규제 완화 17건, 농어민 불편해소 및 소득기반 확충 13건, 교육기회 확충을 위한 제도개선 및 지원 9건이 포함됐다.
정부가 발굴한 과제에는 이외에도 한계농지에 대한 규제완화 등 농어민의 소득기반 확충을 위한 과제, 군 미필자 국외여행 허가자의 출국신고제도 폐지 등 해외여행 불편 해소를 위한 과제, 병원에서의 양·한방 협진 허용 등 의료 서비스 개선 과제 등이 포함돼 있다.
정부는 필요한 법률개정안을 조속히 국회에 제출하고, 법률개정 없이 정부 자체적으로 시행 가능한 과제 58건(62%)은 시행령 개정 등 필요한 조치를 하루 빨리 완료함으로써 국민들의 불편을 조기에 덜어주는 데 역점을 둘 방침이다.
다음은 국민 생활불편 해소를 위해 정부가 추진할 주요과제들이다.
■ 서민 및 취약계층 보호 지원
주택 전세보증금 우선변제 금액을 상향 조정함으로써 서민 주거 안정을 지원한다. 이를 위해 수도권의 경우 소액임차인 범위가 4,000만원에서 6,000만원으로 확대되며, 우선변제 받을 수 있는 보증금도 1,600만원에서 1,920만원까지로 늘린다. 최소 341만 가구가 우선변제금액 상향의 혜택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결혼 이민자의 외국인등록증에 국민의 배우자임을 표시함으로써 결혼 이민자의 생활 불편을 해소해 줄 계획이다.
■ 자영업·중소기업 등에 대한 영업 규제 완화
정부에 대한 소액납품자(5,000만원 미만)의 대금 청구를 온라인화 해 대금청구 및 지급에 소요되는 기간을 1주일에서 3일 이내로 단축한다. 이에 따른 비용절감액은 연간 약 6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또 일정 자산규모 이하의 비상장 중소기업의 경우 내부회계관리 시스템 도입 의무를 면제해 경영부담을 완화해 주기로 했다.
■ 농어민 불편 해소 및 소득기반 확충
한계농지에 대해 비농업인이 영농목적이 아니라도 소유 가능하도록 하고, 농지전용절차를 허가제에서 신고제로 전환키로 했다.
한계농지란 영농여건이 불리한 농지로서, 농업진흥지역 밖의 평균 경사율이 15%이상이거나 집단화된 농지규모가 2ha미만인 농지를 말한다.
또 양식어업면허를 세분화된 품종별 면허에서 양식어업별 통합면허로 개선함으로써 시장수요 변화에 기민하게 대처할 수 있게 한다. 예를 들어 현행 ‘가리비 양식 면허’를 가리비·새조개·홍합 등을 포함한 ‘패류 양식 면허’로 바꾸거나 ‘김 양식면허’를 김·다시마·미역 등 ‘해조류 양식면허’로 통합하는 식이다.
■ 교육기회 확충을 위한 지원
정부의 대학생 학자금에 대한 무이자 및 이차지원 대상자를 대폭 확대함으로써 실제 학생들이 부담하는 금리수준을 하향 안정시킨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무이자 지원 대상을 소득 2분위까지로 확대 8만4,000명의 대학생이 무이자 혜택을 볼 수 있게 된다. 또 소득 3분위~5분위까지에 속하는 8만3,000명은 2%포인트 이차보전 혜택을 받게 되며, 이와는 별도로 중산서민층 부담완화를 위해 소득 3~7분위에 대해서는 한시적으로 1%포인트 추가 이차지원키로 했다.
이로 인해 학생들의 실제 평균 부담 금리는 5.1% 수준으로(한시적으로는 4.78% 수준) 낮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또 저소득층 중·고등학생에 대해 학교운영지원비를 확대 지원함으로써 저소득 가정 교육비 부담을 줄여줄 방침이다. 지원대상은 중학생이 기존 2만명에서 17만1,000명으로 15만1,000명이 늘어나고 고등학생은 2만5,000명에서 17만3,000명으로 14만8,000명으로 증가한다.
아울러 전문계고 졸업자 중 취업확정자는 군입대 연기를 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전문계고 학생들이 지속적으로 경력을 개발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 토지이용·건축 관련 불편 해소
군사시설 보호구역을 합리적으로 조정해 접경지역 주민 불편을 해소하고 개발을 지원한다. 민간인 통제선을 군사분계선으로부터 15㎞에서 10㎞로 축소하고 군사분계선으로부터 25㎞ 이외의 군시설 최외곽 경계선 거리도 1㎞에서 500m로 축소된다.
소방시설 완공검사를 받은 신축 건축물에 대해서는 1년 동안 자체 소방검사를 면제해 중복점검으로 인한 건축주 부담을 완화해 줄 방침이다. 이에 따라 연면적 5,000㎡ 이상 규모 건물 점검수수료 160억원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여행 관련 불편 해소
군미필자 등 국외여행 허가대상자의 출국신고의무를 폐지하고, 행정정보시스템으로 행정기관이 직접 확인토록 개선한다.
또 환전 취급 금융기관을 여신 금융기관, 새마을 금고, 신협 등 제2금융권으로 확대함으로써 국외여행시 환전 편의를 제고한다. 현재 외환거래는 은행을 중심으로 운용되고 있다.
■ 의료 및 복지서비스 개선
병원급 의료기관에서 양·한방 협진이 가능하도록 복수면허 소지자의 복수 의료기관 개설을 허용하고, 군 병원간 자료 송부를 통해 거주지와 가까운 군 병원에서 의무기록 사본을 발급할 수 있도록 개선한다.
아울러 장애인, 노인 등 거동이 불편한 환자는 본인이 아니더라도 처방전을 대리수령할 수 있도록 허용키로 했다.
■ 자동차 운전 및 관리제도 개선
운전면허 취득절차를 간소화하고 안전교육 위주로 문항수를 50개에서 30~40개로 줄이는 등 학과시험을 개편해 운전면허 취득에 필요한 시간적, 경제적 부담을 줄인다.
전수조사 방식의 자동차 배출가스 검사제도를 집중관리제도로 전환해 전수조사에 따른 국민 부담을 줄이고, 경유자동차 배출가스 이중검사 제도도 폐지한다. 장애인의 운전면허 취득요건을 대폭 완화한다.
■ 민원처리 간소화
행정정보시스템으로 확인 가능한 민원 구비서류 제출을 대폭 줄여 민원인의 시간적·경제적 부담을 경감한다. 이를 위해 행정정보 공동이용 대상정보를 현행 42종에서 66종으로 늘리고 공동이용 대상기관도 공공기관의 경우 43곳에서 50곳, 금융기관은 2곳에서 12곳으로 확대키로 했다.
지방세 세무조사 제출서류를 5종에서 3종으로 간소화하고, 230개 시군구 단위 세무조사를 시도 단위로 통합·실시해 기업부담은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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