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선진당이 이명박 정부의 인적 쇄신을 앞두고 난데없는 입각설로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당초 한나라당 안팎에서 무성했던 '박근혜 총리카드'가 일반 여론과는 달리 정작 박전 대표 본인이 고려하지 않고 있는 점을 간파한 청와대측이 새로운 카드를 찾아 나서면서 본인들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선진당 인사들의 입각설이 여의도 정가에 무성하게 흘러다니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선진당의 이념적 성향이 이명박 정부와 같은 보수인데다 이회창 총재가 지난 11일 기자회견에서 "총리 인선은 국민대통합의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며 거국내각 구성 제안으로 이해될 만한 언급을 한데도 원인이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친이(친 이명박)측 인사가 최근 선진당 인사를 만나 입각 아이디어를 제시했다는 얘기가 나오는가 하면, 당 주변에서는 심대평 대표의 총리 기용설마저 거론되고 있다.

한승수 총리가 사의를 표명한 상태서 후임총리인선에 물밑작업을 펴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이 인수위 시절부터 충청권을 아우르기 위한 카드로 고려됐던 것이 '심대평 총리 카드'였기 때문이다.

심 대표의 경우 이명박 대통령이 인수위 시절이던 지난 1월 총리 카드로 검토했다는 점에서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의 총리 기용이 무산되면 보수 대연합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대안으로 활용할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취지에서 입각설이 나돌고 있다.

심 대표는 "제의를 받은 게 없다"며 "지금은 그런 얘기를 할 단계가 전혀 아니다"고 부인하고 있는 입장. 내심 불쾌감도 적지않다. 인수위 시절에도 언론을 통해 설을 흘리는 식으로 선진당 흔들기를 했던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선진당 내부에서는 입각설 유포 자체에 대해 불쾌해하는 반응이 주류를 이룬다. '보수의 견제'라는 당 기조에 전혀 맞지 않은 데다 선진당의 입지를 위축시키는 부정적 효과만 가져온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