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콩회황’과 조용한 분노

  나라 안팎이 대한항공 부사장 조현아(40)씨의 ‘땅콩회황’으로 시끌벅적하다.

  이를 빗댄 풍자물이 인터넷 공간에 넘친다. 그리고 그것을 대하는 이들마다의 가슴에 분노를 켜켜이 쌓으며, 논란의 확대재생산과 함께 인터넷 공간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항공기 기내에서 행한 조현아(40, 대한항공 부사장)의 행동은 실수가 아니라 특권의식(特權意識)의 발로다. 따라서 우리는 그녀를 결코 용서(容恕)할 수 없다. 급기야 그녀에 대한 공분(公憤)은 벽을 넘어 대한항공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이처럼 이번 사태의 파장이 시간이 지나도 수그러들기는커녕 매우 심각한 수준에까지 이르자 부녀(父女)가 함께 나서 국민을 향해 머리를 조아리며 사과까지 했다.

그러나 그 사과의 진정성을 국민이 아예 믿지 않는다. 사태발생 초기 취한 대한항공 측의 ‘엇나간 행동들’ 때문이다. 대한항공 측은 당시 기내서비스 사무장에게 압박을 가하는 등의 방법으로 이번 땅콩회항 사건의 진실을 호도하는 등 아예 덮으려 했다. 이 점에 그들의 더 큰 잘 못이 있다.

  이 때문에 조현아씨 및 대한항공에 대한 사회적 공분(公憤)이 확장일로에 있다.

그녀는 분명 대한민국 국민 중 0.001%에 해당하는 재벌가의 장녀로서 ‘초 특권층’이다. 잠재되어 있던 (초)특권층에 대한 사회적 분노가 때마침 분풀이할 대상과 맞닥뜨렸다.

  이 사건에 대해 검찰과 국토교통부가 따로 조사를 시작했다.

  그 결과를 많은 국민이 실눈을 하고 지켜보고 있다.

  조양호(65) 한진그룹 회장의 맏딸인 조현아(40, 대한항공 부사장)씨는, 이미 변한 세상 풍조에 대한 이해가 매우 부족했다. 세상에는 (초)특권층을 향한 조용한 분노가 켜켜이 쌓여 있다. 많은 이들이 세상이 불공정하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사회적 분노(公憤)는 언제든지 폭발할 수 있다.

  기내에서 취한 그녀의 태도는 이미 사회적 공분의 대상이 되기에 충분하다.

  그녀의 태도에서 우리는 그녀의 인격과 품성을 엿볼 수 있다. 그녀의 가슴 속에는 재벌가 맏딸이라는 우월의식에 기초한 권위의식까지 껄떡였다. 그냐의 그 마음이 소위 ‘땅콩회황’이라는 초대형 사고를 쳤다.

  사실 이번 사건은 권위주의 시대였다면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여질 일이었다. 부사장이 업무와 관련하여 부하 직원에게 그 정도의 직접처벌을 가하는 것쯤이야 한 순간의 이야기 거리도 아니었다.

  그러나 앞서 지적했듯이 세상(世上)의 풍조가 변했다. 그 때문에 이번 사건은 사회적 공분을 불러일으키고 있고, 이후에도 이 공분은 오래도록 나라 안과 바깥에서 살아 움직일 것이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조현아씨의 행위에 대한 국토교통부 조사와 검찰의 수사가 끝이 나더라도 소위 ‘땅콩회항 사건’은 사회적 공분을 잠재우지 못할 것이다.

  우리나라를 포함해 지금 세계는 ‘가진 자’의 횡포 곧 소위 ‘갑 질’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할 뿐만 아니라 적대적이기까지 하다.

  지금 우리는 언제든지 폭발할 수 있는 ‘조용한 분노’의 세상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이제 가진 자 곧 (초)특권층은 조용하고도 신중하게 처신해야 한다.

  소위 (초)특권층(特權層) 사람들은 그들의 특권(特權)이 어디로부터 온 것인지를 제대로 알아야 한다. 즉, 그들에게 내려진 특권이라는 그 축복(祝福)이라는 것이 신(神)의 선택에 의해 내려진 것이 아니다. 그들에게 내려진 바로 그 특권(特權)의 축복(祝福)은 바로 동시대를 살아가는 이 땅의 국민이 내린 것이다.

  이 같은 사실을 조현아(40)씨를 포함해 소위 기득권을 지켜가는 우리사회의 특권층은 올곧게 인식하고 또한 직시해야 한다. 그래야만 소위 우리사회 내부의 특권층으로소 국민으로부터 사랑과 존경을 받는다.

 참고: '땅콩회황 사건'이란?

 지난 5일 대한항공 부사장인 조현아(40)씨가 뉴욕발 대한항공 1등석에 탑승해 승무원의 견과류 제공 서비스를 문제삼아 사무장을 질책하며 이륙 준비중인 항공기를 되돌려 사무장을 내리게 해 항공보안법 등을 위반한 혐의로 국토부 조사와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는 사건을 통칭한다.

2014.1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