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하반기, ‘세계경제의 큰 흐름’ 뒤 바뀔 것.

최근의 국제원유가격(이하 국제유가)의 하락은 추락(墜落)에 가깝다.

근간 배럴당 40달러대까지 국제유가가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前望)이 힘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국제유가의 추락은 내년 하반기 이후 세계경제의 ‘큰 흐름’을 뒤바꾸어 놓을 것이다.

세계경제가 안고 있는 현재의 저물가 저성장 구조가 고물가 고성장 기조로 바뀌고, 국제금융시장에서의 자금 흐름 역시 신흥시장에서 선진시장으로 옮겨간다. 이 같은 세계경제의 흐름으로 세계경제의 전반적인 경기상태는 개선되는 등 좋아질 것이다. 하지만 일부 신흥국들 중 환율의 움직임에 잘 대처하지 못할 경우 새로운 경제위기에 봉착할 수도 있다.

그 전조현상 중의 하나가 국제유가를 포함한 국제원자재가격의 하락이며, 미 달러화의 강세현상 역시 그 전조현상 중의 하나다. 특히, 미 달러화 강세가 지속되면, 국제자본시장에서 자금의 흐름 역시 뒤 바뀐다.

이렇게 되면 세계경제의 성장을 주도하던 성장의 축이 뒤바뀐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현재에 이르기까지는 신흥국이 세계경제의 성장을 주도했다. 하지만 내년 하반기 이후 세계경제의 흐름이 바뀌면서 미국을 포함한 선진국 경제가 세계경제의 성장을 주도한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지 내년이면 7년째로 접어든다.

그 때로부터 세계경제의 성장은 중국을 포함하여 신흥국 주도했다. 신흥국 주도의 세계경제 성장여력은 미약했고, 자연히 세계경제는 저물가 저성장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발생의 배경에는 신경제로 불리는 IT버블의 붕괴와 함께 미국경제의 성장둔화 곧 경기침체가 자리하고 있었다. 이런 이유로 미국경제는 실업률이 높아지고, 가계의 소득증가율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곤두박질 쳤다.

그 때문에 정부정책에 힘입어 한창 상승 중이던 미국의 주택경기가 추락이라는 급물살에 휩쓸렸다. 더구나 당시 미국의 금융기관은 각종 파생금융상품 제도를 통해 2중 3중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길이 열려있었다.

즉, 주택을 담보로 한 대출채권을 제2,제3의 금융기관에 팔아 자금을 조달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경기의 급락과 함께 소득기반을 잃은 주택담보대출자들이 더 이상 이자조차도 내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이 때문에 주택담보대출에 나섰던 금융기관들이 자금회수에 나섰고, 수많은 주택이 압류 당하면서 주택시장에 매물로 던져졌다.

이런 경로를 거처 결국 미 주택시장에 버블이 붕괴되는 상황이 일어났다. 이 사태가 발생한 것이 바로 지난 2008년 말이다. 소위 모기지 사태로 불리는 이 사태의 여파로 국제금융시장에서 신용경색현상까지 발생했다.

이 같은 국제금융시장에서의 신용경색 현상은 세계주요국 증시에 영향을 끼쳐 주가를 큰 폭으로 끌어내렸다. 이와 함께 세계주요국의 실물경기까지 곤두박질치며, 디플레이션에 빠질 위기에 처했다.

이 때문에 증시에서 이탈한 자금이 실물시장인 세계주요국의 상품시장으로 이동을 시작했다. 그 여파로 국제유가는 다시 급등을 시작했고, 화석연료 고갈 론과 맞물리면서 배럴당 100달러 대를 훌쩍 뛰어넘기도 했다.

이로 인해 발생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현재에 이르기까지 세계주요20국 정상들은 이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해마다 정상회의 개최를 통해 적극적인 경기부양 조치(재정확대 및 통화확장정책)에 나섰다. 하지만 세계경제는 여전히 저물가 저성장의 간난(艱難)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이 같은 세계경제의 흐름을 뒤바꿀 새로운 경제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바로 모두에서 지적한 국제유가의 추락과 함께 세계상품시장에서 주요 원자재 가격의 하락현상이다.

이런 경향 곧 국제유가를 포함한 국제원자재가격이 하락하는 경제현상에는 두 가지 시사점을 내포하고 있다. 하나는 현재의 세계경기 상태를 반영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그것에 기대어 세계경제가 새로운 성장 동력을 얻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 점을 고려하면 세계경제는 내년 하반기 중에 그 흐름이 뒤바뀌는 변곡점에 도달할 것이다. 이는 내년 하반기 이후 세계경제가 새로운 성장의 시기를 맞는다는 의미다. 다만, 한 가지 지적해 둬야 할 점은 내년 하반기 이후의 세계경제의 흐름에 우리경제가 편승하여 순항할 수 있을지의 여부는 최근의 정치 불안을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달렸다고 할 것이다.

2014.1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