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 일 박계동 신임 국회 사무총장은  "국회가 국민을 위한 서비스, 행정부에 대한 견제.감독 기능을 제대로 하려면 국회 입법조사처가 감사원 같은 수준의 권한을 갖고 자료요구, 조사.분석활동을 할 수 있도록 권한을 강화해야 한다"며 "법 개정 등 제도개선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사무총장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의회의 행정부에 대한 감시.감독 기능중 가장 핵심이 되는 기구인 `의회조사국'(CRS)과 같이 강력한 조사 기능을 하도록 입법조사처 기능의 권한을 강화하는 것이 시급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사무총장은 "CRS를 모델로 하는 국회 입법조사처가 지난해 개청했지만 아직 제대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고 권한이 제약돼 있어 한정적 기능밖에 하지 못하는 것이 문제"라고 덧붙였다.

박 사무총장은 "입법조사처가 준사법권을 갖는 수준으로까지 기능이 대폭 강화돼야 한다"며 "행정부인 감사원의 감사 기능은 중복기능으로, 행정부가 같은 행정부를 감사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 입법조사처의 기능을 강화해 국회가 행정부를 견제하고 감독하는 기능을 제대로 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1월 신설된 국회 입법조사처는 미국 의회의 초당파적 연구기구인 CRS를 모델로 차관급인 처장과 전문조사인력 50여명을 포함해 65명의 인력으로 구성됐으며 국회 위원회와 의원들이 요구하는 사항 및 입법정책에 대한 조사, 분석, 정보 제공, 외국의 입법 동향 분석 등의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그러나 입법조사처는 전문조사분석인력 450명을 포함, 750명의 방대한 인력을 가진 미국 CRS 규모에 비한다면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며, 국회 의원이나 국회 위원회가 요구하는 사항에 대한 조사분석 수요에 부응하는데는 어려움이 많은 실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CRS는 의회가 지나치게 행정부의 정책에 의존하고 정부안에 대해 당리당략적이고 형식적인 대응을 하는 경우가 많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증가하는 입법요구를 충족시킬 필요가 있다는 여론에 따라 1970년 미 의회 도서관내 `입법참조국'을 '의회조사국'(CRS)으로 개칭, 분석.연구 능력을 확대해 행정적 독립성을 부여하면서 탄생했다.

박 사무총장은 "18대 국회는 `87년 체제'를 극복하고 국회가 기존 여야 정파 대립구도를 넘어 행정부를 견제하는 권력분립 민주주의 본연의 기능을 회복해야 하는 중대한 시기"라며 "그런 점에서 18대 국회에서 입법조사처의 기능을 강화하는 것은 굉장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회 의정연수원 건립 부지 선정 문제와 관련, "기존에 유력 후보지로 거론되던 곳은 MOU(양해각서)가 공식체결된 것이 아닌데다, 연수원이 지방의회 연수공간으로 활용되는 등 중요한 기능을 담당하는 만큼 공정한 평가심사위를 구성해 기존 후보지를 포함, 신청을 다시 받아서 여야 의견 수렴절차를 거쳐 결정할 것"이라며 "곧 보완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축 의정연수원 건립지는 17대 국회말인 올해 초 강원도 고성군이 후보지로 잠정 결정됐지만 지난 5월 예정된 양해각서 체결과 기공식이 연기돼 해당 지역이 반발하고 있고, 충청권 일부 의원들이 "18대 국회에서 원점 재검토해야 한다"며 충북 제천으로의 연수원 유치를 주장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국회 사무처 등 인사 원칙과 관련, 박 사무총장은 "제가 총장으로 있는 한 연고.지연.학연에 입각한 인사는 없고 특히 정파를 고려한 인사는 없을 것"이라며 "줄대기를 하려다가는 오히려 불이익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